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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의 MICE이야기 제3장 회의의 또 다른 이름'컨벤션' <24>MICE 밥상
맛·품위 물론 서빙 시간에 장식품까지… '생존 상차림'
참석자 지위·입맛·가격 등에 맞춰서 음식 제공
특산품 식자재 이용한 한식 … '전라도식' 인기
지역색 살린 '비즈니스형 밥상 차림' 개발 필요
입력시간 : 2017. 11.21. 00:00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공동 주최하는 신재생에너지 전문전시회인'SWEET'개막 환영오찬 은 광주와 전남지역 특산품인 전복, 한우, 바지락, 김치가 어우러진 '빛·가람 한상차림'이라는 MICE 전라도 한식 밥상을 선보였다. 사진은 2016년 SWEET 환영오찬 당시 참석자들이 식사에 앞서 건배하고 있는 모습.
밥상은 먹는 것 이상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것 같다. 사람이 생존을 위해 먹는 밥상은 전시와 이벤트 현장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거나 그 자체가 비즈니스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식음료를 제공하는 것을 '캐이터링(catering)'이라 부른다. '현장성' 측면에서 국제선 항공기 기내식도 '캐이터링'에 속한다.

밥상을 차릴 때 맛·품위·세련미와 가격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 MICE 현장의 고민이기도 하다. 메뉴, 식자재, 서빙은 물론 데코레이션까지 치밀하게 플래닝 된다. 참석자 규모도 규모지만 참석 인사들의 지위에 따라 차리는 밥상에 쏟는 땀과 정성은 달라진다.

실제로 김대중컨벤션터가 주관하는 신·재생에너지 전문전시회인 'SWEET 2016' 개막환영 오찬을 평소와는 다르게 준비한 기억이다.

이 전시회 환영오찬은 뭔가 전라도다운 음식을 제공하자는 생각으로 내·외국인이 함께 먹을 수 있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공동주최라는 점, 100명 이상의 고위급 인사들이 먹어야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전라도 밥상'을 구상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전시회'SWEET 2016' 개막 환영오찬 때 제공된 광주와 전남의 맛을 하께 빚은'빛·가람 한상차림'이라는 타이틀의 차림표. 차림표에는 광주·전남에서 식자재와 효능이 국·영문으로 소개돼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광주와 전남의 맛을 함께 빚은 '빛가람 한상차림'이라는 '캐이터링 한식'을 선보였다.

'전복구이를 곁들인 샐러드'를 에피타이저로 시작, '광주김치 칠전판과 어우러진 영암 매력한우찜'과 '바지락 아욱된장국을 곁들인 기장밥'을 메인요리로 즐긴 뒤 '담양한과와 함께하는 무등산 춘설차'로 마무리하는 차림표였다. 건배주는 영광산 찰보리 전통주를 곁들였다.

테이블마다 각각의 식재료 생산지와 효능까지 곁들인 국·영문 메뉴판을 올리는 등 꼼꼼하게 대접한 결과, 참석자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던 것 같다.

MICE 현장에서 각별히 신경 쓰는 대목은 메뉴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 특히 정상회담의 경우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005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 메뉴는 가리비, 수삼샐러드, 밤죽, 대하구이, 자연송이와 신선로, 영양밥에 쇠고기 안심으로 구성된 한식 요리였다.

반찬 중에 김치는 외국 정상들을 고려해 백김치를 올리려던 계획을 바꿔 본래 김치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매운



김치가 정상들의 밥상 위에 올려졌다.

당시 부산시와 청와대 관계자들이 시식 등을 거치며 메뉴를 결정했다. 만찬 건배주는 부산의 상황버섯 발효주인 '천년약속', 후식주는 목포의 '복분자주'가 제공됐다. 당초 만찬에는 '천년약속'만 올릴 계획이었으나 '우리 술을 하나라도 더 홍보하자'는 차원에서 '복분자주'를 추가해 지역화합의 의미까지 더했다고 한다.

각국 정상과 부인, 각료, CEO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대통령 주재 공식만찬은 부산 개항 후 최대의 연회로 기록됐다. 벡스코 제1전시장 1천330여 평을 사용하는 만찬을 위해 부산의 특급호텔 요리사 100여명이 동원됐다.

준비한 음식을 짧은 시간 내 참가자들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 서빙 인력만 300여명. 호텔 자체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부산의 3개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어 호텔관광경영학과 학생 200여명을 도우미로 채용했다.

섬세한 서비스를 위해 한 달 정도 현장교육과 리허설을 반복했다고 전해진다.

대형 국제회의 밥상은 밥만 먹고 끝나는 자리가 아니다. 품격 있는 식사와 문화·예술공연이 함께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여성평화포럼'의 경우, 환영 리셉션, 공식 오찬·만찬·환송오찬을 포함 모두 네 끼의 음식을 제공했다. 이희호 여사 등 세계 인권 여성 지도자를 포함한 국내외 참가자 700여명이 한꺼번에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

그러나 6개월 전부터 준비한 식사문제는 개막 하루 전까지도 결정되지 못했다. 당시 '여성다운 음식을 제공하자'는 논란이 뒤엉켜 메뉴는 쉽게 결정되지 못했다. 결국 남도의 맛과 서양식이 함께하는 '웰빙 음식'이라는 섞음 메뉴가 탄생했다.

이른바 남도의 신선하고 깔끔한 '사찰 음식'과 서양의 '고기요리'가 한 접시 위에 동시에 올려졌다. 이처럼 국제회의 때마다 '어떤 밥상'을 차릴지는 묵직한 고민거리임에 틀림없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vegeterian), 할랄 푸드 등 '특이한 입맛들'까지 신경을 써야할 판이다.

음식 테이블 세팅부터 서빙요원 식탁 테이블 색깔과 생김새까지 국제회의의 세련된 식사 자리 뒤에는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고민과 수고로움이 베여 있다.

MICE 현장의 케이터링은 주로 유명호텔 조리 사업부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기계적인 메뉴에 식상해 하고, 특히 맛의 고장 광주는 뭔가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최근에는 이른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지역 캐이터링 업체가 고전하고 있다.

지역색을 살리면서도 불편 없이 맛과 질 좋은 '비즈니스로서의 밥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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