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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영화관 살리기,'지역의 힘으로' <14·끝> 광주극장 살리기와 지자체의 역할
지역 소중한 문화유산 지키기 지자체가 나서야
입력시간 : 2017. 10.11. 00:00


83년 역사 품은 광주극장 산소같은 공간

전국 전용관들 네트워크 결실 한 목소리

지역 영상문화진흥 방안 마련 구체화

지자체 적극적인 예산·사업 유치 절실



극장은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민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있는 공간이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셈이다. 광주에도 그런 공간이 있다. 바로 광주극장이다.

광주극장은 단순히 광주시민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정서적인 공감대를 넘어 한국영화사에서도 의미있는 공간이다. 올해로 문을 연지 83년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단관극장이다. 862석의 객석에 대형 스크린도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쉽게 만나기 힘든 규모다.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극장이 내거는 주옥같은 영화들은 멀티플렉스에 잠식당한 국내 영화계에서 그나마 관객들에게 산소같은 휴식을 선사한다.

쉽게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품고 있는 광주극장이지만 언제부턴가 시장경제 논리에 휘둘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역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해야 할 지자체는 '민간영화관'이라는 이유로 한걸음 물러서 있으며 영화진흥위원회는 자율성을 침해하며 영화관의 정체성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그나마 지역의 관객들이 나서 광주극장의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유기적으로 협조해 멀티플렉스와 대기업 중심이 아닌 지역의 영화·영상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

한없이 벼랑끝에 내몰렸던 지역 영화관과 영화·영상인들도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역 예술영화관 힘 모은다

국내 영화관은 멀티플렉스가 아니면 예술영화 혹은 독립영화전용관으로 분류된다. 이미 92%의 스크린이 멀티플렉스에 점령당하면서 사실상 민간영화관들이 거의 소멸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가 아닌 경우 수익은 커녕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전용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영진위의 지원사업들이었다.

하지만 몇해전부터 영진위가 각종 지원사업을 사전검열식으로 변칙 운영하거나 때로는 일부 영화관을 사업에서 배제시키는 '블랙리스트' 논란 등을 야기시키며 홀로서기에 나서거나 폐관 또는 휴관위기에 몰린 영화관들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전용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에 나선다.

지난달 서울 아트나인에서 광주극장을 포함해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 15곳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예술영화전용관협의회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 날 강민구 대전아트시네마 대표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등 집행부도 구성했다.

이들은 민간영역의 전용관들이 공식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영진위 등 관련 기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보다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할 방침이다.

각 지역별로 진행했던 관객 개발을 위한 경험과 사례들을 공유하고 보다 양질의 프로그램들을 발굴하는 데 뜻을 모으기로 했다.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 영진위를 중심으로 정책에 반영이 되고 예산이나 사업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영상문화진흥을 위한 첫걸음

광주에서도 지역 영화·영상문화 진흥을 위한 활동이 구체화되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광주시 영상문화진흥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지역 영상문화진흥을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먼저 조례를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또 조례를 근거로 별도의 기구를 구성해 정책을 발굴하고 관련 분야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그동안 산업 혹은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평가됐던 영화나 영상분야를 이제는 지역 영상문화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식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광주에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지난해 출범해 활동중이다.

이곳에는 지역의 독립영화협회 소속 감독과 스텝들, 광주여성영화제나 독립영화제, 광주극장 등지에서 영화 관람을 계기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영화제작업체 등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거 참여했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 관계자는 "광주국제영화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히 행사를 위한 기구 보다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현장의 전문 인력들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구심점 돼야

올해 광주시는 영진위의 지역독립영화전용관 공모를 준비중이다.

지난해 영진위와 지역 영화·영상인들이 최적지로 꼽은 광주영상테마파크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사전에 유치한 사업들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광주시가 신청을 포기하면서 물거품이 됐던 사업이다.

영진위의 지원으로 광주시의 부담이 크지 않았던데다 적합한 공간이 있었음에도 광주시의 미온적인 태도로 전용관 건립이 무산되자 지역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는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며 광주영상테마파크에 독립영화전용관 건립이 건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지역에서 관련 사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앞서 살펴봤던 프랑스 파리의 룩소극장 역시 파리시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극장을 대규모 예산을 들여 매입하면서 다시 시민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며 프랑스 라시오타의 에덴극장도 마르세이유주정부에서 영화관 재개관을 결정하면서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서울시도 얼마 남지 않은 민간영화관과 전용관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으며 강릉시도 조례를 폭넓게 해석해 독립예술극장신영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의 영화관을 되살리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러한 정부시책에는 반드시 지자체의 적극적인 유치와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광주극장은 영진위의 전용관 지원사업은 물론 노후된 시설 개선 등 비교적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 광주시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광주가 품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시민들의 역사와 추억이 새겨질 공간이며 앞으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공간이기 때문이다.

위경혜 순천향대 교수는 "광주극장은 더이상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임에도 시민들이 문화다양성을 향유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자 문화유산"이라며 "노후화된 시설과 극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례 제정 등 지원 근거를 우선적으로 마련한 후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 교수는 "광주극장이 공공재로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윤주기자 storyoard@hanmail.net

서충섭기자 zorba85@naver.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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