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MICE 이야기

김기태의 MICE이야기 제3장 회의의 또 다른 이름'컨벤션' <21>모임 → 회의 → 컨벤션의 변천

입력 2017.10.10. 00:00 박석호 기자
단순 모임서 회의·컨벤션 거쳐 'MICE복합산업'
각 나라별로 '회의로 잘 먹고 잘사는 전략' 경쟁 중
국가·도시 브랜드 가치 높여줘 '高부가' 계획 필요
2016년 한국 국제회의 세계1위…광주 DJ센터 32건
일반적으로 국제회의는 일정기간 국가나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해당 단체나 도시들은 3~4년 전, 길게는 5~6년 전부터 유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JCI 아시아·태평양 연례회의' 참가자들이 환호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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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대체로 함께 모이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이러다 보니 혈연, 학연, 지연, 취미, 같은 민족 등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자주 만나게 된다. 혈연을 따지면 애경사 모임이 생기고, 학연은 주로 동창회, 지연은 향우회와 같은 모임으로 이어진다.

학문이나 직업에 따라 정기적으로 모이는 모임이 학술대회, 세미나, 컨퍼런스, 포럼, 콩그레스로 다양해진다. 이처럼 사람들의 다양한 모임들이 격식을 갖추고 진화하면서 '회의(會議)'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어떤 안건을 의논하고 교섭하는 것을 '회의'라 한다. 개인이나 기업, 단체, 국가 등이 모여 뜻을 합치는 것이 회의. 이런 회의들이 마침내 산업의 장르로 분류됐다. 산업으로서 회의는 20세기 후반 '컨벤션(convention)' 또는 '회의산업'으로 발전했다.

특히, '컨벤션'은 전시회?박람회?국제회의를 총칭하다 최근에는 관광 또는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추가, 보다 확장된 뜻으로 'MICE 복합산업'으로 사용 중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컨벤션도 회의에 전시회가 따라오거나, 반대로 전시회에 회의가 붙는 등 융합 추세다. 두 행사를 동시에 개최할 경우 방문객을 늘리거나 신기술 정보 등을 유기적으로 교환,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컨벤션의 핵심인'국제회의'는 무엇인가? '국제회의 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에는 "국제기구 또는 국제기구에 가입한 기관 또는 법인·단체와 국제기구에 가입하지 않은 기관 또는 법인?단체가 주최하는 세미나, 토론회, 학술대회, 심포지움, 전시회, 박람회 회의"로 정의하고 있다.

더 자세히 보면, 국제기구 또는 국제기구에 가입한 기관 또는 법인·단체가 개최하는 국제회의의 경우 ▲1개 회의 당 5개국 이상의 외국인이 참가하고 ▲회의 참가자가 300인 이상이고 그 중 외국인이 100인 이상 이며 ▲3일 이상 진행되는 회의일 때 국제회의로 인정하고 있다. 국제기구에 가입하지 않은 기관 또는 법인?단체가 개최하는 회의 경우 ▲회의 참가가 중 외국인이 150인 이상이고 ▲2일 이상 진행되는 회의면 국제회의로 인정하고 있다.

여기다 일정 요건을 갖춘 도시를 '국제회의도시'로 지정해 국제회의 산업을 차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되면 해당도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제기구 또는 국제기구에 가입한 기관 또는 법인·단체와 국제기구에 가입하지 않은 기관 또는 법인·단체가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관한 정보제공 ▲국내에 있는 국제회의시설 및 관광자원에 대한 홍보물의 제공 ▲국제회의 개최자의 국제박람회 참가지원 ▲국제회의에 관한 해외홍보 ▲국제회의 개최를 위한 각종 준비 및 회의 진행에 관한 자문 제공 ▲국제회의 개최자의 연수 및 전문교육 참가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정부가 직접 해당도시의 국제회의 육성을 챙기고 있다.

국제회의도시가 되면 ▲국제회의산업 육성을 위해 기반조성 ▲국제회의도시에 대한 재정지원 ▲국제회의 유치 및 개최 등 3개 분야를 지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를 포함 총 11개 도시가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됐다. 이처럼 세계적으로나 국내 도시별로 회의 개최 효과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매년 세계회의 개최 건수를 발표하는 국제협회연합(UIA)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국제회의를 가장 많이 개최한 나라는 1년 동안 992건을 기록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2위이던 우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회의 개최 1위 나라'가 된 셈이다. 2위는 벨기에 953건, 싱가포르 888건으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도시별로는 906건을 개최한 브뢰셀이 1위, 싱가포로 888건 2위, 서울이 526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광주의 경우,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만 32건의 국제회의를 비롯, 학술회의 44건과 기타 기업회의 등을 합쳐 모두 1천385건의 회의를 개최했다.

규모 있는 회의는 국가와 개최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부가가치 높은 경제, 사회발전을 견인하므로 각국은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제 우리도 국내 도시 간 경쟁을 넘어 크고 작은 회의들을 끌어 들여 회의로 돈 버는 나라가 돼야 할 것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변변히 내세울 만한 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이 돈을 벌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도 매우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수단으로서 '회의로 잘 먹고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할 때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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