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정부 수매 폐지 …'역발상' 보리 재배 장려
웰빙 열풍과 혈관질환 예방 효과 등으로 수요 증가
생산-가공-판매-체험관광 등 6차 융복합산업 육성
'굴비의 고장'으로 알려진 영광은 일찍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보리수매 폐지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영광군은 역발상으로 보리 재배를 장려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웰빙 바람을 타고 보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정부 수매대상에서 제외된 보리를 버리지 않고 블루오션산업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영광군은 보리산업특구 지정을 계기로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을 기존의 생산기반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2차와 3차 산업을 융복합한 6차산업으로 대안을 모색해 가고 있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
영광 보리는 500여년을 이어온 조선왕조실록에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의 군량미에 쓰였고 옛날 보릿고개 등 배고프던 시절에 굶주림을 해결해 주었던 효자식량이었다.
조선시대 명의인 허준은 '동의보감'에 '보리를 오래 먹으면 풍기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기록했고 심장과 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운동과 소화를 촉진하고 칼로리가 낮아 비만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곡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2008년부터 보리수매 물량을 줄이기 시작해 2012년 수매를 전면 중단했다. 결국 대부분 지자체들도 보리 재배를 포기했다.
하지만 영광군은 달랐다.보리를 웰빙산업의 대표적인 작물로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후 지난 2010년 보리산업특구로 지정된 후 보리 재배면적을 늘리고 보리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보리가 건강에 좋은 식품이고 추운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병해충에 강해 농약을 할 필요가 없다"며 "최근 웰빙시대를 맞아 친환경재배가 가능해 '돈'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을 했다"고 말했다.#그림1중앙#
◆'블루오션산업'으로 탄생
최근 들어 주식으로서 곡물 섭취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공 형태의 식품 섭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영광군은 보리를 먹기 좋은 가공식품으로 개발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보리가공업체를 유치하고 청보리사업단을 구성했고 서영광농협을 원료곡인 보리 연관업체로 지정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으로 원료곡 저장시설을 확충했다.
전국 최초로 GAP인증(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을 받은 보리전문 도정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영광보리 제분공장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보릿가루를 생산, 전국에 공급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그 결과, 지난해 3천738㏊ 면적에 보리를 재배해 이중 2천226㏊는 알곡으로 생산하고 1천512㏊는 청보리(조사료)로 활용하는 등 보리 재배로 농업인 소득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5천㏊까지 재배면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대한민국 산업특구 대상 수상
영광보리산업특구는 2014년 특구 만료를 앞두고 특구 연장을 신청해 2019년까지 5년간 연장이 승인됐다.
특구 지정 면적도 109㏊로 확대돼 10개 읍면 모두 특구로 지정받는 등 영광군은 보리산업의 선두주자로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군은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특구 지정과 지리적표시제 등록, 찰보리 제분공장 및 보리가공 생산시설 확충 등 향토산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다양한 고품질 보리제품을 개발·유통하는 등 산·학·연·관의 네트워킹을 구축해 미래 웰빙 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2015년도 전국 166개 지역특구가 추진한 사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희망박람회에서 영광보리산업특구는 지역특화발전 대한민국 '대상'을 수상해 명실상부 보리산업의 메카로 인정받았다.
영광보리산업특구 지정 이후 보리 생산 증가, 지역축제 등 매출액 증가와 각종 규제 특례 등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농촌융복합 6차산업 꿈꾼다
영광찰보리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 3년간 30억원 규모의 6차산업화지구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농업인, 생산자 단체, 제조가공업체, 체험관광마을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영광찰보 리6차산업화추진단을 구성해 최근 부각되고 있는 농촌융복합 6차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 보리로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고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영광찰보리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축제는 보리가공식품과 찰보리 생활요리를 선보이고 맥간공예 등 보리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쳐 전국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축제를 찾는 관광객 수도 해마다 늘어 영광의 보리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역발상으로 보리를 미래 웰빙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영광은 보리를 이용한 기능성제품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농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또 보리산업의 6차산업화를 통해 생산-가공-판매-체험관광 등 융복합화된 특화마을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주현정기자 doit850@gmail.com
"융복합화 미래 웰빙산업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 필요"
김용태 영광군 농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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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영광군 농정과장은 "최근 들어 곡물 섭취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공형태의 음식 섭취는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 군은 보리를 먹기 좋은 가공식품으로 개발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2012년 정부가 보리수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보리 재배를 포기했지만 우리는 이것이 바로 기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보리재배 면적을 오히려 늘리고 보리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앞으로도 보리 주산지로 영광보리의 식품화 가공사업, 보리 생산 및 자원화 사업, 보리를 이용한 관광 및 마케팅사업, 보리를 이용한 축산물 브랜드화 사업 등 특화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영광보리의 부가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체계적이고 중·장기적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등 보리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전통적인 농업군으로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피해갈 수 없는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특히 최근 WTO체제하에 각 국과의 FTA체결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수입 농산물 급증 등 농업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과장은 "기존의 생산기반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한 2,3,4차 융복합 6차산업 등 새로운 대안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보리를 이용한 기능성제품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보리산업의 6차산업화를 통해 생산-가공-판매-체험관광 등 융복합화된 미래 웰빙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과장은 "영광 보리산업 활성화를 위해 강소농식품 경쟁력 강화, 찰보리 온라인 유통, 공동브랜드 포장재 지원 등 6차산업화를 가속화하고, 융복합산업 지구 조성, 중소기업청 연계 등으로 영광 보리산업특구를 대한민국 보리산업의 6차 산업화 중심지로 만들어 지역의 경제 활동 다각화와 소득·고용기회 증대를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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