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준 23만여톤 생산 전국 생산량 70% 이상 차지
소비자 저염식 선호 현상·값싼 수입염 범람 등으로 어려움
산지집하장 지원 시급… 군 "세계적 명품 소금으로 도약"
지난 26일 찾은 신안. 전남의 소중한 자산인 청정해역과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광활한 갯벌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우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 국내 최고 품질과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천일염 생산시설이다. 신안군은 과거에 광물로 취급받던 천일염을 세계적 명품소금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천일염이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 바로 소비자들의 저염식 선호 현상과 값싼 수입염의 범람에 따라 국산 천일염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수매정책 실시, 유통구조 개선, 문화자원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안 천일염 특징과 장점
1천25개의 도서로 이뤄진 '천사의 섬' 신안은 2천659ha, 850세대 천일염 생산 어가에서 지난 2016년 기준 23만여톤의 천일염을 생산, 500여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특히 전국 천일염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주산지로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높은 갯벌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신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로 그 면적이 378㎢로 군 전역에 광활하게 분포돼 있을 뿐 아니라,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과 연안 습지로 지정돼 생태적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식생물이 서식하는 친환경 지역으로 청정 갯벌 천일염 생산의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청정한 바다, 맑은 공기, 건강한 갯벌에서 생산되는 신안 천일염은 염분 농도가 낮고 세계적으로 가장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 최고 품질의 명품 천일염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특구 신청 이유와 육성 정책은
신안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수한 품질과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해 생산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성분과 효능이 프랑스 게랑드소금을 능가함에도 판매 가격과 브랜드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 받고 있다.
신안 천일염이 세계적 명품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생산자들의 안정적인 경제 활성화 및 자긍심 고취를 위해 특구 지정을 신청했고 2008년 12월19일 2천900㏊를 지정받았다.
신안군은 지난 2010년 정부가 전국 124개 지역특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특구 지정 1년 만에 지식경제부장관 우수상을 수상했다. 천일염 특구 지정 이후 품질인증제 도입을 위해 2009년 생산 과정별로 표준작업 매뉴얼을 개발, 품질 향상과 생산기술 발전을 이끌고 체계적으로 생산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2010년부터는 생산 환경 개선을 위해 친환경 바닥재, 함수자동정화장치, 채염기, 자동포장기계, 스마트염전 등을 보급했으며 취수구 부유물질 유입방지 차단막 설치, 용수구 여과망 설치 등 이물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친환경 천일염 생산기반 조성과 연구개발 및 마케팅을 활성화 해 신안 천일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면서 "천일염을 테마로 하는 관광클러스터화 등 다양한 특구사업을 통해 신안 천일염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천일염 육성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요즘 전남 대표상품인 천일염의 위기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천일염 20㎏ 한 포대 가격은 2천200원으로 생산원가 6천원에도 미치지 못해 영세 생산업자들이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
신안군은 2008년 식품으로 전환된 이후 소비자들이 안심하게 먹을 수 있도록 생산 환경 정비와 친환경 소재로 시설을 개선하고 수급조절을 통한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저염식 선호와 대량 소비처인 식품업체의 값싼 수입염 사용에 따른 국산 천일염의 수요 감소는 재고량 증가로 이어져 천일염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위주의 판매 구조와 불합리한 유통체계는 천일염 가격안정과 소비 촉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또 천일염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관리의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생산 시기와 지역, 날씨 등에 따라 나트륨 함량 불균형 등 품질의 편차가 심해 식품업체들이 사용을 기피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매제도 정착, 수급조절을 위한 산지집하장시설 확충, 해외 수출을 위한 산지가공공장 건립 등 정부차원의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천일염특구 활성화 지원책은
우선 ,수급 조절과 고품질화를 위한 산지집하장시설이 필요하다. 산지집하장시설은 생산된 천일염을 품질과 등급별로 저장 숙성하고 선별·포장·출하가 가능한 시설로 품질 고급화를 위한 가공·가격안정을 위한 수급조절의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군은 98억원을 들여 500평형 장기저장시설 5개소, 100평형 중규모저장시설 4개소를 건립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연간생산량의 20%(4.6만톤)를 저장할 수 있는 7천평의 저장시설이 필요하다.
또 천일염 가격 안정과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정부 수매정책 시행이 시급하다.
수매제도 정착에 따른 유통단계 축소와 유통비용 절감으로 산지와 소비자의 가격 편차를 줄여 국산천일염 소비를 촉진하고, 수입소금이 국산염으로 둔갑하는 사례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
신안 천일염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마케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천일염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수출 판로개척을 위한 해외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국산 천일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군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주현정기자 doit850@gmail.com
박운기 신안특산물유통사업소장
"정부 천일염 가격 안정 대책 시급"
"신안 천일염 산업특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천일염 생산시설 현대화 지원과 함께 가격 안정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박운기 신안특산물유통사업소장은 "전국 천일염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신안 갯벌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돼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안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2008년 특구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염도, 수분, 불용분, 미네랄 함량 등을 기준으로 천일염 품질 표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면서 "천일염 품질 표준화가 정착되면 식품업체 소비 수요 증가는 물론 해외 수출 전망도 밝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박 소장은 천일염을 등급별로 분류 저장 선별 출하 및 수급을 조정할 수 있는 산지집하장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장은 "천일염 산업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인데 농촌 인구 노령화로 생산시설의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을경우 가격 경쟁력은 물론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염전 진입로,보관 창고 등 염전 생산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위생적인 고품질 천일염이 생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신안군은 천일염을 지역 성장동력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과학적 우수성 검증과 다양한 가공소금 상품개발 등을 통해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 있다"며 "천일염을 활용한 체험마을조성과 천일염 체험 관광 기반시설 구축으로 관광객들에게 신안 천일염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장은 "천일염 가격 안정과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부수매제도 정착과 정부 차원의 천일염의 기능성 연구·생산가공·기술 개발·생산시설 현대화 지원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naver.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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