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경 정치부 차장
올 초 마무리된 듯 보였던 쌀 우선지급금 환수 문제가 최근 다시 지역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 초부터 진행한 쌀 우선지급금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오는 8월말까지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과 최종 매입가액의 차액분을 미환수할 경우 연 5%의 이자를 가산하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1차 고지서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반납기한을 돌연 8월말로 명시해 통보했고, 여기에 5%의 가산금까지 붙여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며 압박하고 있다. 가뜩이나 장기화된 봄 가뭄에 모내기를 시작도 하지 못하고 올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뿔난’ 농심(農心)은 이번 우선지급금 환수 문제가 더해지며 사실상 폭발 직전이다.우는 아이를 달래기는 커녕 빰 때리는 격이다. 돈 액수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근간이자 생명산업인 농업을 천대하고 농민을 홀대하는 처사에 농심은 격분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 하락에 고전하고 있는 지역 쌀 농가를 대상으로 공공비축미에 대한 우선지급금을 1등급 40kg 포대 기준으로 산지 쌀값의 93% 수준인 4만5천원씩을 지원했다. 하지만 쌀값 폭락이 가속화되면서 실제 매입가격은 4만4천140원으로 확정됐고, 정부는 포대당 차액인 860원을 농민들로부터 환수토록 했다. 전남지역내 우선지급금 환수 대상은 5만178개 농가 48억9천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날 현재 전남지역 우선지급금 환수 납부율은 32.7%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상태다. 미환수 금액만 33억원에 달한다.
농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며 전국적으로 집단 행동화하고 있다. 지역 농민단체인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최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비축미 수매가 환수정책 폐기와 가뭄 등 피해 농가 지원 등에 대한 정부 대책을 강력 촉구했다. 또 전남 시·군에 이어 전국적으로 우선지급금 환수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등 환수거부 투쟁 활동을 벌여 나갈 예정이다. 청산돼야 할 농업분야 적폐 중 하나로 지목하고 행동 범위를 다각화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정부의 무능력과 탁상행정적 발상이 개선되지 못한 채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곡정책을 펴는 농림부는 지난해 쌀값 하락으로 고통받는 농가를 위해 그 어떤 피해보상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사과도 없었다.
오히려 오는 9월부터 추진되는 2017년산 공공비축미 매입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급한 마음에 주판 튀기듯 농민을 상대로 개인 간의 거래처럼 일반 상거래 방식을 도입해 이자장사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농심이 더 격노하기 전에 이제라도 정책 실패에 대한 부담을 농민들에게 전가하기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이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 쌀과 농업은 없어서는 안될 삶의 근간이자 온 국민을 먹여 살리는 국가의 근본임은 몇 백년, 몇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뿔날 대로 뿔난 농심을 다독일 줄 아는 방법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나설 때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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