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MICE 이야기

■김기태의 마이스 이야기-2장 전시회가 MICE 이끈다(9) 여성의 지갑을 열어라

입력 2017.04.11. 00:00
제2장 전시회가 MICE 이끈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라는 말처럼 여성이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와 구매력을 장악한 권력자로서 입지를 굳히면서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MICE 프로그램들이 앞다퉈 발굴, 개최되고 있다. 사진은 육아와 자기 관리 강의로 명성을 얻고 있는 스타강사의 강연에 빠져있는 여성들 모습.

‘생산·소비의 막강 권력자’ 여성이 MICE 이끈다

남성인구 초월한 여성, 가계 지출·구매 80~90% 결정

너도나도 세미나·이벤트 열며 '타겟 마케팅' 전시회

우수 DNA 국가 경제성장 엔진 활용… MICE가 이끌어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거짓말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는 5천169만 명. 이 가운데 여자는 2천582만 명, 남자는 2천586만 명이니 여자가 남자보다 4만 명 더 많아졌다. 요즘 갈수록 여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마치 모계(母系) 사회로 회귀하듯 친형제보다는 처남, 처형, 처제 쪽과 더 가깝게 지내고, 고모보다는 이모, 친할머니 보다는 외할머니를 더 자주 만나는 세태다.

사회 전반에 일고 있는 여풍(女風)과 여초(女超) 현상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우리 사회에 여성들의 ‘파이'가 남성들의 그것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가계 지출과 구매의 80% ~ 90% 이상을 여성이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MediaMark & Research Interep의 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가구 구매결정권의 94%, 휴가와 여행 관련 상품의 92%, 주택의 91%, 가전제품의 51%, 자동차의 80%, 은행계좌 선택의 89%를 여성이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림1중앙#

우리나라에서 여성경제활동인구가 1천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여성경제활동인구’가 돈을 벌고 있는 여성을 뜻한다면 이들은 다시말해 돈을 쓰는 여성인 셈이다. 여성 창업도 해마다 6% 정도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 확실히 돈을 쓰는 문제에 관한 한 여성이 세상을 장악해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요즘은 업종을 막론하고 여성의 지갑을 열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드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여성 전용카드를 만들었다. 호텔에서는 날짜와 시간을 정해 그 시간에 오는 여성들에게 음식 값을 할인하고 식사량이 적은 여성들을 위해 음식의 양을 줄여 가격을 싸게 받기도 한다.

중국 여성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좌지우지하는 시장이 넓어지고 있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한류(韓流) 스타들이 출연하는 드라마와 영화, 공연 때마다 구름처럼 일본 여성들을 몰고 다닌다. 여심을 자극하는 영화, 드라마, K-POP 등은 신드롬으로 번져 여러 나라 여성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한류(韓流)라는 큰 상품으로 탄생됐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거나 구매력을 주도적으로 행사하자, 여성들만의 네트워킹을 통한 세미나, 학술회의, 포럼 등 각종 크고 작은 모임들도 잦아지고 있다.

여성들의 네트워크는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지난 2007년 6월 광주에서는 ‘광주세계여성평화포럼’이라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세계적인 여성인권 운동가와 여성학자들이 국내외 여성들이 참여한 ‘광주세계여성평화포럼'은 여성운동 대표 사례와 인권을 논의했다.

5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축하 공연과 다양한 전야제 행사도 치렀다. #그림2중앙#

지난 2012년 여수에서는 70개국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여성경제인대회가 열려 국내외 우수 여성경제인들의 제품을 전시, 판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여성발명품박람회나 여성일자리박람회와 같은 여성만의 비즈니스를 위한 박람회, 세미나, 이벤트도 반복되고 있다.

도시마다 열리는 건축 또는 하우징전시회에는 집을 예쁘게 가꾸려는 20~30대 젊은 여성은 물론 40대 ~ 50대 여성까지 북적인다. 반신욕기, 친환경 인테리어, 식물재배 코너는 여성들로 북새통이다.

서울에서 열린 ‘메가쇼’나, 긴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홈 & 라이프 스타일 쇼’ 같은 고급스러운 집 가꾸기 전시회들도 경쟁적으로 열려 홈퍼니싱, 하우스웨어, 라이프스타일, 키친, 푸드, 센스&디자인 제품들은 물론 커피, 디저트까지 건네면서 30~40대 초반 여성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결혼부터 출산, 자녀 육아문제까지 젊은 여성들이 특히 관심 많은 결혼박람회나 임신출산육아박람회 등은 언제, 어디서나 북적거린다.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여성들은 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뷰티엑스포, 뷰티네일쇼와 같은 전시회는 물론이고 여성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달달한 디저트쇼, 커피쇼도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자신의 악세사리처럼 애완동물을 데리고 다니는 여성들을 겨냥한 펫쇼, 반려동박람회 등도 주 타겟이 여성이다.

이처럼 여성이 경제적․정치적․사회적으로 활동이 늘면서 이제 여성은 현모양처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생산과 소비의 막강한 권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경제적으로도 독립한 여성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 고객을 놓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MICE 업계도 ‘여자의 마음’인 여심(女心)을 잡기 위한 여러 가지 모습의 전시회, 이벤트를 발굴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수한 형질이 나타나고 있는 여성의 DNA를 잘 뽑아내 개인과 가정, 기업과 국가 발전의 성장엔진으로 활용해야 하고 그 흐름을 MICE 업계가 리드하고 있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경영본부장

#그림3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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