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시속 100km로 질주하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전차의 기관사다. 철로에는 공사중인 인부 5명이 있다. 이대로 가면 인부들은 모두 죽고 만다. 이때 오른쪽에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1명이다. 그대로 질주 할 것인가 아니면 비상 철로로 방향을 틀 것인가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온 한 구절이다.
지난해 말 개봉한 한국영화 ‘판도라’.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다. 사상초유의 재난 앞에 국가 컨트롤 타워는 우왕좌왕한다. 방사능 유출 공포가 극에 달하지만 정부는 혼란을 막기 위해 이 사실을 숨긴다. 오히려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을 체육관 등지에 몰아넣고 격리시킨다. 이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선택을 강요한다.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을 폐쇄하고 그들만 희생시킬 것인가, 아니면 전 국가적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그들을 구해낼 것인가를 두고….
우리는 살면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에 직면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피해를 최소화하며 다수의 이익을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하든, 희생을 감수하면서 원칙과 정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든, 어떤 선택이든 간에 고통과 책임이 뒤따른다.
우리가 마트에서 물건하나 사는데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진데 한 국가를 통치하는 행위에서야 더 할 나위가 있을까? 결정권자가 감당해야 할 고뇌의 무게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밑도 끝도 없이 이 얘기를 꺼내는 건 지금 바로 우리가 그런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서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열기가 뜨겁다.
특히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유력주자들의 구애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유독 눈길이 가는 책이 있다. 국가지도자나 각 조직의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진 500년 전 이탈리아와 현시대의 대한민국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국가지도자의 역할, 덕목에는 차이가 있을 게다.
그럼에도 가짜뉴스가 판치고 진보와 보수, 이념과 세대가 나뉘어 충돌하고 있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끌어갈 진정한 지도자를 찾는 건 주권자로서 거부할 수 없는 의무다. 그래서 답을 찾는 심정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이 책에서 군주가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느냐, 아니면 잘 극복해 피해를 최소화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즉 군주는 시의적절한 개입과 그에 걸맞는 처방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결국 정치적인 안목과 행동을 취해야 할 정확한 시기를 잡아내는 지혜,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마키아벨리는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능력도 군주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보았다.
사람을 잘못 써 대통령까지 파면당하는 것을 보면서 인재등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낀다.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패와 무질서를 바로잡고 개인의 전횡을 물리쳐 공공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군주의 임무인 것은 변치 않는 진리다.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 잠겨있다 1천73일만에 올라온 세월호 인양, 파면을 당한 전직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사법처리, ‘사드배치’ 논란으로 불거진 중국의 경제보복조치까지, 2017년 대한민국은 짙은 안개속에 갇혀 길을 잃고 헤매는 불안한 조각배다.
우린 다시 중요한 선택의 순간 앞에 섰다. 누구를 이 흔들리는 조각배의 선장으로 앉혀 높은 파고를 헤쳐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주권자인 우리의 몫이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