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MICE 이야기

■김기태의 마이스 이야기 - 제2장 전시회가 MICE 이끈다 (7) 덩치 키우는 컨벤션센터들

입력 2017.03.14. 00:00

“더 큰 전시·회의 유치하자”…컨벤션센터들,‘몸집 늘리기’경쟁

국내 전시 사용면적 5년 새 3배 늘고, 공급면적 증가율 74% 넘어

“면적 커야 전시 성공한다”확산, 대형화 통한 국제화·전문화 추세

국내 전시장 크기 1위 KINTEX 세계 48위·아시아 11위 불과

2013년 전시장 늘린 김대중센터 벌써 포화, 제2전시장 확장 필요

‘MICE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MICE의 핵심 분야인 대형 전시회를 유치 또는 개최하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컨벤션센터들의 몸집 늘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컨벤션들은 시설이 커야 더 큰 전시·회의·이벤트들을 유치·개최할 수 있다고 판단, 경쟁적으로 시설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의 ‘2015 국내전시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전국적으로 132건에 그친 전시회 개최 건수는 2015년 567건으로 5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연간 총 사용면적 또한 지난 2001년 170만4천305㎡이던 것이 지난 2015년 541만5천352㎡로 3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01년 이후 우리나라 전시장 공급 면적 증가율은 74.22%에 달하는 등 세계적인 전시장의 양적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시업계에서는 전시회가 성공하려면 대형화·국제화·전문화의 3요소 중에 ‘대형화’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덩치가 큰 전시회라야 많은 업체가 오고, 많이 참가한 업체들의 신기술과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국내외 바이어가 늘어나고, 덩달아 참관객도 증가하면서 결국 국제화 → 전문화까지 연결돼 전시회가 성공한다는 논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전시장은 경기도 일산 KINTEX.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 중 하나인‘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이 더 크게 전시회를 열고 싶으나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 있다. 당시, 한국 대표전시회 개최 공간, 세계 전시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큼직한 전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도 일었다.

이후 KINTEX는 기존 제1전시장에다 5만6천㎡를 더해 총 10만8천566㎡의 아시아 11위 크기의 전시장을 2012년 준공했다. 준공과 함께 KINTEX 10개 홀 전관을 사용한 한국기계전, 서울국제종합전기기전, 서울국제공구전시회, 금속산업대전, 국제인쇄산업전을 합친 5개 합동 전시회와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와 같은 초대형전시들이 개최돼 전시회 10만㎡ 시대를 열었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전시장은 46만6천100㎡의 독일 ‘메쎄 하노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KINTEX는 메쎄 하노버의 4분의 1인 세계 48위 수준. 세계 2위는 지난 2015년 중국정부와 상하이시가 공동 투자한 NECC(국가전람컨벤션센터)가 차지하는 등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렇듯 MICE산업에 매력을 느끼는 도시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전시장끼리 경쟁은 물론 해외 전시장 간 설립 또는 크기 확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기존 컨벤션센터 외에 서울역, 잠실운동장, 수원, 성남, 전주, 울산도 컨벤션센터 신축을 준비 중이다.

국내 컨벤션센터 도시들은 회의 한 건, 전시회 한 건을 유치하는데도 지역 대 지역 또는 네트워크 대 네트워크 간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예를 들면 COEX 대 대구 EXCO 경쟁에서‘COEX-서울시-서울 CVB’와‘EXCO-대구시-대구 CVB’가 공동으로 특정 회의나 전시를 유치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 때 유치의 변수는 개최비용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이지만, 큰 국제회의나 박람회·전시 유치에 결정적인 것은 역시 전시장 크기. 전시장이나 회의실이 좁아 다 잡은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놓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도 지난 2013년 당초 9천72㎡이던 전시장을 1만2천27㎡로 늘리고, 회의실로 당초 13개에서 29개로 늘렸다. 김대중컨벤션센터는 그러나 증축 3년여 만에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또다시 제2전시장 확장이 필요한 상태다. 타 지역은, 이미 확장을 마쳤는데도 COEX와 부산 BEXCO는 또다시 증축을 계획하고 있는데다 대구 EXCO는 2012년 개최예정인 세계가스총회를 위해 전시장만 3만㎡로 키우는 제3센터 확장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시장 규모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전시장들이 앞 다퉈 몸집을 부풀리는 것은 단 하나의 국제회의나 대형 전시회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국제회의나 큰 전시를 개최하면, 특정 전시장의 이미지와 개최 능력이 세계적으로 검증받는 기회이기 때문에 국내 전시장들의‘일단 넓혀 놓고 보자’는 속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컨벤션센터들의 시설 확장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규모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따라가는 것과는 정반대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MICE산업의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을 요구하는 전시회나 초대형 회의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설이 준비돼 있어야 원하는 MICE를 끌어 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MICE 업계의 몸집 부풀리기를 마냥 환영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전시장과 회의실을 왜 넓혀야 하고, 확장 후 넓혀진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무턱대고 규모의 경쟁을 하다 넓은 공간을 채우지도 못한 채 텅 빈 애물단지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사진(1) / 지난 2005년 9월 개관 이후 70%를 웃도는 가동률을 기록한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시설 확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오다, 3천석 규모의 회의시설을 광주 유치조건으로 내 건 세계수소에너지학술대회의 유치조건에 맞추기 위해 지난 2012년 10월부터 증축 공사에 착수했다.

사진(2) / 김대중컨벤션센터는 3천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홀, 16개 회의실과 부대시설을 추가한 제2센터를 지난 2013년 6월 15일 준공해 총 1만2천27㎡ 규모의 전시장을 확보, 국제회의, 전시회, 이벤트 및 각종 콘서트를 활발하게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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