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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콘텐츠, 글로컬 시대 이끈다 1. 지역의 숨은 문화자원 관광상품으로
입력시간 : 2016. 11.15. 00:00


핵심은 자긍심, 벤치마킹보다 '우리 것 찾기' 절실

세계적 명품도 결국 지역·주민들에서 출발

내국인 중심 축제공화국·해외관광객 한계

전통·현대 망라 대대로 품은 '가치' 살리기



지금은 '글로컬'(Glocal)시대다.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지역'(Local)의 합성어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지구촌은 산업, 예술,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지만 세계화의 이면에는 각 지역이 품고 있는 다양성에 대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의 실제적, 잠재적 가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의 가치를 살리고 담아내는 활동들은 무한한 가치와 경제효과를 불러온다. 지역의 가치를 공유하는 활동들은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는 먹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번 '지역콘텐츠, 글로컬 시대 이끈다' 시리즈는 로컬리티(locality·지역성)의 가치를 살리기 위한 국내외 도시들의 노력과 지역 경제·로컬 브랜드 모델을 꾸준히 발굴하며 글로컬에 도전하고 성공한 사례들을 차례로 살펴본다.

강릉의 문화유산과 평창의 올림픽, 인기 드라마세트장, 재생레지던스 등을 바탕으로 글로컬 브랜드 육성에 노력하는 강원도를 비롯해 친환경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슬로푸드의 발상지 이탈리아 브라, 자연 그대로를 자산으로 한 스위스 루가노를 차례로 소개한다.

이같은 사례들을 지역에 접목하고 응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세계적인 명품도 결국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지역 그리고 주민들에서 출발했듯이 우리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에서 세계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치있는 활동들을 이끌어내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내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의 숨어있는 수많은 문화자산들이 세계적인 관광콘텐츠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고 글로벌 브랜드의 가치와 필요성 그리고 전략을 고민해본다.



# 해외 관광객 찾지 않는 지역의 한계

'글로컬'의 출발과 목표는 지역성과 경제살리기에 있다.

전국 17개 지자체는 늘 관광객유치에 몰두하고 있다.

보다 많은 이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머물러야 지역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는 말도, 매년 축제마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방문객수도 모두 이같은 고민해서 빚어진 일들이다.

하지만 내국인들끼리 전국의 행사들을 '돌려막기'에는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들은 대상을 해외로 넓히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관광상품 개발 보다는 여행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숫자 올리기'에 급급하는 단기처방으로 오히려 저가패키지만 양상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규모는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1984년 2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그로부터 20년후인 지난 2013년에는 1천400만명으로 7배 이상 늘었다. 서울 인구를 훨씬 웃도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셈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관광패턴이 심각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가별 분포를 살펴보면 중국(47.3%), 일본(15.6%), 대만(4.4%), 홍콩(4.4%), 태국(2.8%) 순으로 중국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쇼핑으로 무려 67.8%에 이른다.

가장 큰 취약점은 이들의 방문지역이 서울(78.7%), 제주(18%) 등 두 지역에 국한됐다는 점이다. 고작 외국인 관광객의 3.3%만이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을 찾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다.

외국인관광객들이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을 찾지 않는 이유로는 '취약한 접근성'과 '빈약한 관광상품'을 내세웠다.

멀어서 가기도 힘들고, 갈만한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그들이 찾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는 카페를 즐겨 찾는다.

한 모금 남짓한 진한 에스프레소를 즐기며 이웃들의 안부와 소식을 공유하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다.

때로는 100년이 넘는 카페와 세대를 잇는 로컬 상점들이 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다.

'글로컬'의 핵심은 정체성과 자긍심이다.

오래전 박동진 명창이 한 TV광고에서 외쳤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는 '글로컬'의 의미와 가치를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지역의 뿌리를 찾는 작업을 통해 정체성을 찾고, 자긍심을 갖고,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광주·전남은 한국 속의 광주·전남이어야 하고 세계 속의 광주·전남이어야 한다.

지역적 특수성과 세계의 한 부분이라는 보편성이 공존해야 한다.

국내 또는 해외 유명 관광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우리의 숨은 자원을 발굴해내는 것이 필요한 때다.

지역의 숨은 문화자원을 찾아내 그것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콘텐츠화해 우리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그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들이 발품을 팔아서라도 지역을 찾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 지역의 숨은 매력을 찾아라

문화체육관광부도 지역의 관광 매력을 찾는 작업에 나섰다.

'글로컬 관광상품 육성사업'이 그것이다.

이 사업은 지역의 숨은 문화자원을 끌어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서울과 제주에만 몰리는 해외관광객들을 전국으로 고루 분산시켜보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테마는 '전통'과 '현대'로 나뉘었다.

'전통'분야에는 ▲광주 월봉서원 ▲강릉 신사임당·허난설헌 ▲전주 인근 유네스코 유산 ▲경주 신라문화유적 ▲산청 한방테마파크 등 5개 지역이 선정됐다.

광주 월봉서원과 인근 너브실마을에서는 선비문화를 만날 수 있다.

16세기 성리학자인 고봉 기대승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한 세운 월봉서원에서 선비문화와 다례체험 그리고 인근 너브실마을의 수제차를 상품으로 엮어냈다.

강릉에 가면 모자(母子)가 나란히 화폐 속 인물이 된 신사임당과 이율곡의 흔적을 비롯해 허난설헌의 생가, 추사 김정희의 금석문 글씨 체험, 단원 김홍도의 유물도 만날 수 있다.

전주는 이미 국내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식, 판소리, 조선왕조실록, 선비문화 등을 연계했으며 경남 산청은 동의보감촌의 한방힐림캠프를, 경주는 신라유적 달밤 트레킹과 화랑 풍류 등을 재현했다.

'현대'분야도 역시 ▲부산 메디·뷰티 힐링여행 ▲강원 '헬로 2018 평창' 올림픽 관광상품 ▲전남 남도에서의 힐링 '여수 밤바다' ▲경남 통영·거제 '한류웨딩/커플여행' ▲대구 진짜 즐기는, 진짜 대구여행 등 5개 지역이 뽑혔다.

이 중 가장 빠른 효과를 발휘하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여수 밤바다'다.

엑스포 개최로 수도권으로부터 접근성을 개선시킨 여수는 바닷가에서 버스킹과 남도의 먹거리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내세우며 이미 국내 관광객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부산은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히는 의료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며 강원은 오는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아 보겠다는 목표다.

통영·거제는 남해의 비경을 관광자원으로, 대구는 가수 김광석을 중심으로 한 테마거리와 먹거리를 중심으로 관광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다채로운 지역 관광콘텐츠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있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며 "쇼핑이라는 특정 종목과 서울, 제주 등 일부 지역에 몰리는 외국인관광객들을 분산할 수 있는 글로컬 관광상품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윤주기자 zmd@chol.com        이윤주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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