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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미래 먹거리,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달렸다 <9>제주도-전기자동차(상)
입력시간 : 2016. 10.18. 00:00


지난달 24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대륜동주민센터 앞 정류장에서 전기버스 배터리 교체작업중인 100번 버스 모습. 시내버스가 정차하면 정류장 천정에 설치된 로봇 팔이 열려진 버스 지붕으로 50kWh급 배터리를 빼내고 완충된 배터리를 넣는다. 배터리 교체시간(1분 남짓)을 포함해 시내버스의 정류장 진입부터 재출발까지는 4분 내외가 소요된다. 주현정기자
일상에 파고든 친환경… ‘시민의 발’도 녹색자동차

국내 첫 배터리 교환형 전기 시내버스 타보니

서귀포시 4개 노선 10대 운영

엔진버스 比 소음·승차감 탁월

한 번 교체로 70㎞ 주행 가능

연말까지 18대 확대전환 계획

배터리 교체 따른 운행 정지

냉·난방기 가동도 멈춰 '불편'

1대 당 5억… 상용화 걸림돌

"달라진 무게중심 운전 예민"

미래지향형 자동차로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하지만 전기차는 오랜 충전 시간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친환경자동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자치단체 중 선도도시로 꼽히는 제주도는 이러한 한계점을 도리어 새로운 산업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 충전 시간이 길어 대중교통에 이용되지 못했던 단점을 보완, 세계에서 처음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배터리 교환형 전기버스를 제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다. CNG 충전기지가 없어 모든 버스가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제주가 역발상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지난 7월 첫 상용화 후 운행 3개월째를 맞고 있는 제주 전기시내버스를 지난달 직접 타봤다. 일반 디젤 시내버스와 비교해 소음이 현저히 적은데다 쏠림현상도 많지 않아 안정적인 승차감이 만족스럽다. 대중교통 이용약자를 배려한 저상형 설계도 인상적이다. 반면 배터리 교환을 위해 4분여를 정차해야 하고 작업 중 전기공급이 차단되는 탓에 냉·난방 지원이 중지되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승차감 '굿'

지난달 24일 오전 10시께 제주도 서귀포시 일주동로 대륜동 주민센터 앞.

‘전기버스 배터리 교환시설’이라 적힌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 적힌 하늘색 ‘100번’ 버스가 진입한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출발해 위미3리 사거리 시내버스 종점을 18㎞ 앞두고 배터리 1개를 교환하기 위해서다.

버스가 천천히 정류장 중앙 바닥에 흰색으로 그려진 네모 칸 안으로 이동한다. 마치 진입로 유도 시스템이 가동된 듯 부드럽다. 버스기사가 시동을 끄고 하차한다. 그 사이 배터리 저장 공간인 버스 지붕 여닫이문이 열린다. 천정에서 가로x세로 1m 정도 크기의 대형 사각형 판이 하강한다. 집게 형태의 로봇 팔이 버스 지붕에 탑재된 배터리를 빼낸다. 가벼워진 무게 때문인지 버스가 일순간 상승한다. 곧이어 천정에 있던 완충 배터리 교체가 시작된다. 51㎾h급 대형 배터리 한 개를 교체하는데 채 3분이 안 걸린다.

기사가 다시 버스에 올라 시동을 켠다. 그를 따라 전기버스에 올랐다. 배터리를 교환하는 동안 시동이 꺼져 있었던 탓인지 실내온도가 다소 후텁하다. 내부는 일반 디젤 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전석 바로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특별한 패널을 보기 위해서다.

디젤 버스와 달리 전기 시내버스는 운전석 왼쪽에 디스플레이 패널 1개가 설치되어 있다. 네비게이션 크기의 패널은 차량 배터리 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용도로 쓰인다.

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시동을 켠다. ‘우웅’ 전기모터가 가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여 집중해 들어야 들리는 정도의 크기다.

일주동로를 일직선으로 달리던 시내버스가 서귀포여자고등학교 방면 태평로로 좌회전 진입했다. 기어 변속 때문에 ‘덜컹’거렸을 디젤 시내버스와 달리 방향 전환 흔들림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승객들도 편해 보인다.

이날 대륜동 주민센터를 출발해 서문로터리 입구 정류장까지 8개 정거장 4.5㎞ 구간을 달렸다. 과속방지턱, 도로공사 구간 등 특정 노면을 제외하곤 승용차에 버금가는 승차감이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륜동주민센터 앞 전기버스 배터리 교환시설 현장에서 업체 관계자가 내부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배터리 충전스테이션 어떤 곳

제주도 서귀포시 버스 사업자인 동서교통은 지난 7월 자사 소유 전기버스 18대 중 10대를 전기버스로 교체, 투입했다. 100·110·120·130번 등의 노선이다.

앞서 5월부터 두 달여간 시범 운행도 거치며 시스템 점검과 고객 반응을 검증한 바 있다.

이들 버스 노선 왕복 운행거리는 최소 64.6㎞에서 최대 70.2㎞다.

배터리 자동교환형 충전스테이션은 운행 출발 지점인 망장포 입구와 중간 지점인 중문 대륜동주민센터 앞 등 2곳에 위치해 있다.

충전 스테이션은 버스 주행 중 배터리 소모 시 사전에 충전이 완료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무인 자동시스템이다.

순수 배터리 교환시간 3분여, 전체 4분여면 배터리가 자동 교환되기 때문에 충전 시간 등 배차 지연 없이 일반 버스와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전기버스 배터리 용량은 51㎾h급 대형 배터리다. 한번 교환 시 60~70㎞를 주행할 수 있다.

충전스테이션은 1개소 당 9개 배터리가 충전 중이거나 충전이 완료된 채 운영된다.

여기에 버스 운행 상황과 배터리 교환정보 등 모든 정보를 통합운영시스템으로 무인 관리하는 장점도 있다.

동서교통은 시내 신규노선이 확보되면 전기 시내버스 5대를 추가 배치할 방침이다. 올해 안으로 기존 디젤버스 18대를 모두 전기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버스 운송사업자가 전체 운행 차량을 전기버스로 교체 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남훈우 동서교통 전기차 담당 과장은 “종전 디젤버스 운영보다 최대 30%의 연료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일반 버스보다 값이 높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며 "승차감도 뛰어나고 특히 저상형 설계인 덕분에 노약자와 어린이, 학생 등의 만족도가 크게 높다”고 말했다.



◆과제도 많아
전기버스 배터리 교환시설에 걸린 플래카드. 주현정기자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까지 녹색자동차가 도입되는 등 친환경이 일상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반면 앞으로의 과제 역시 적지 않다.

전기차 시내버스의 경우 일반 시내버스보다 소음과 진동면에서는 탁월한 승차감을 보였다. 기어 변경, 노선 급경사 구간 등에서의 운행으로 인한 쏠림 현상도 적어 기자가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꽤 안정적이었다.

제주도민들도 이 부분은 상당히 공감했다.

버스에서 만난 신경선(46)씨는 "우선 소음이 없다. 승차감도 왠만한 승용차 못지 않다. 신호대기 중에 발생하는 매연도 적어서 시내버스 특유의 냄새가 없는 점도 좋다"고 극찬하면서도 "다만 배터리 교체를 위해 정차해야 하는 시간은 불편하다. 5분여 남짓이기는 하지만 단축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승객들은 배터리 교체 시간을 최대 불편으로 꼽았다.

운전자들 역시 개선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100번’ 시내버스 기사 A씨는 "전에 몰던 일반 디젤 시내버스와 무게 중심이 완전히 다르다. 전기 시내버스는 상부에 베터리가 실려있어서 운전하는데 상당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 운행 석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배터리 교체시간이 길다는 등의 항의하는 승객을 상대하는 일도 애로점이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업체 관계자는 "'완성'단계라고 자평하기는 힘들지만 시스템도 시민 인식도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배터리 교체 시간을 최소 2분 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승객 불편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버스 배터리 교환시설 전체 모습.


주현정·한경국기자 zmd@chol.com        주현정·한경국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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