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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문화관광도시 자원이 되다 <8>홍콩PMQ
입력시간 : 2016. 10.07. 00:00


도심 한복판 역사·예술·힐링 공존하는 매력적 공간

최초의 서구식 학교 건물… 손문 등 유명 인사 배출

신진 디자이너와 예술가 육성 물론 여러나라와 교류

기발한 생활용품 디자인 제품 의류 몰려 '예술+관광'

홍콩은 늘 분주하고 빽빽하다. 경사진 좁은 골목골목을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 끝간데 없이 솟아오른 건물들로 가끔은 답답해질때도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들을 만날 수 있는 관광지이고 유명한 곳은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있다. 땅값도 비싸고 사람들은 늘 좁은 공간들과 씨름하며 살아간다.

화려하지만 복잡한 이 도시에 의외의 공간이 있다.

문 하나를 들어서면 홍콩의 번잡함이 순식간이 날아가버린다.

그것도 가장 '핫'하다는 홍콩 센트럴 소호거리에 있다.

바로 PMQ(Police Marriage Quater)다.

도심 한복판 역사와 힐링, 예술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 과거·현재·미래 공존, 홍콩 닮아

영화 '중경삼림'에 나와 유명해진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자리한 PMQ는 홍콩의 근대문화유산이다.

1889년 지어진 홍콩 최초의 서구식 학교 건물로 손문 등 유명 인사를 배출했다.

그리고 1951년부터 2000년까지는 기혼 경찰들의 숙소로 사용됐다. 지금의 PMQ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 난민 유입이 급증하고 경찰들의 업무도 폭증하자 그들의 복지와 사기진작 차원에서 이곳을 숙소로 제공했다.

하지만 그 후 10년여 방치됐던 것을 홍콩 정부가 2009년 개방해 지금의 건물로 재탄생했다.

홍콩 사람들은 유난히 옛 것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땅값이 비싸 닭장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옛 건물들을 무조건 없애는 것에는 강하게 반발한다.

실제 홍콩 스탠리에 있는 머레이하우스도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84년 처음 세워진 서양식 건물로 그들에게는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1982년 홍콩 센트럴 개방정책으로 잠시 철거됐지만 벽돌 하나하나까지 번호를 매겨 간직한 후 1988년 지금의 스탠리로 이전해 재건축됐다.

자세히 살펴보면 벽돌 곳곳에 당시 새겨진 숫자들이 남겨져있고 재건축 후 본래의 자리를 찾지 못해 남겨진 자재들은 앞쪽에 세워두었다.

홍콩 PMQ도 지금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건물 재활용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예술지원센터로 활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건물 개조과정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설계 원형을 유지했고, 그 중 중앙서원 옛 기반을 그대로 보존해 지하 전시실에 전시하고 있다.

PMQ를 지역의 신진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한 비영리공간으로 공식화한 것은 2012년이다.

프로젝트 실행을 위해 비영리재단인 머스킷티어즈 재단과 홍콩 디자인센터가 함께 나섰고 홍콩 폴리텍대학과 홍콩디자인연구소 등이 주축이 돼 홍콩 창조 산업의 상징적인 디자인 허브 구축에 나섰다.

이어 2013년 PMQ 입주업체 선정작업을 진행됐고 이 중 전체의 70%는 2년 임대를, 나머지 30%는 단기 팝업스토어로 구성했다. 또 PMQ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해외 미디어와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홍보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리고 2년여에 걸친 작업끝에 2014년 6월 PMQ는 공식 개장했다.

빅터창 홍콩PMQ대표는 "PMQ의 역할은 디자인 재능과 비즈니스 전문가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는 개방적이고 상호 작용이 강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홍콩뿐 아니라 중국 진출을 노리는 세계 어느 나라의 예술가, 디자이너 모두에게 PMQ를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디자이너·예술인 인큐베이터

PMQ는 홍콩 디자인과 예술의 인큐베이터로 불린다.

이곳에서 인지도를 얻어 소호나 센트럴 중심으로 진출하는 아티스트들과 디자인 브랜드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PMQ에는 110여명의 젊은 예술가와 창조적인 기업인들이 이곳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돈이 있어도 들어올 수 없다'는 비싼 소호거리에서 인근 상업시설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객들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받는 것만으로도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큰 행운이다.

옛 설계 원형을 그대로 살린 'ㄷ'자 구조의 4층 건물에 레스토랑, 카페, 디자인 스튜디오, 편집숍, 작업실, 팝업스토어, 쿠킹클래스 등 110여 개의 업체들이 각자 배정받은 공간에서 작품과 제품 판매를 병행한다.

2014년 개관 당시 7개국 작가들의 초청해 7곳의 계단에 조성한 작품들을 비롯해 간혹 건물 통로에 놓여진 알록달록한 피아노들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월 나라별로 테마를 달리해 열리는 페스티벌과 영화 상영, 패션쇼 등 다채로운 행사들도 끊이질 않는다.

PMQ는 지역의 신진 디자이너와 예술가 육성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와 교류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국제디자인현장에 주목하며 해외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을 PMQ의 디자이너들과 지속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의 브랜드나 디자이너들을 초청, 팝업스토어나 전시회 등을 이어가고 매월 정기적으로 각 나라를 테마로 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는 것도 연속선상에 있는 활동들이다.

이는 PMQ가 단순한 인큐베이팅이나 레지던시에 그치지 않고 이곳이 아시아 그리고 나아가서는 전 세계 창조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화려한 외형보다 실속 챙겨

PMQ는 화려함을 버리는 대신 실속을 챙겼다.

먹거리나 공원 같은 휴게공간은 갖췄지만 외형을 꾸미는 데 연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사고 싶은 물건이 가득하다.

홍콩하면 '쇼핑'과 '명품'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만큼 번화가에서는 명품샵이 질릴만큼 늘어서 있다.

PMQ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은 명품의 향연에 질릴때쯤 만나게 되는 휴식같은 쇼핑을 선사한다.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PMQ만의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생활용품과 디자인 제품, 홍콩 신진 디자이너들의 의류 브랜드들이 몰려 있는데다 가격 부담도 크지 않아 누구나 기분좋게 주머니를 열게 만든다.

실제 2014년 6월 공식 개장 이래 2년여 동안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들이 300만명에 이를 정도다.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고 이곳을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준다.

정부의 문화산업정책을 기조로 출발해 신진 디자이너의 인큐베이터이자 비즈니스로 엮어내는 플랫폼이라는 전문성을 지닌 공간이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붙잡는 대중적인 명소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경제에 문화의 향을 가미해 예술과 산업을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더 나아가 관광상품으로까지 발전시키는 PMQ의 사례가 문화관광도시의 방향성에 대한 많은 고민을 던진다. 이윤주·선정태기자


이윤주·선정태기자 zmd@chol.com        이윤주·선정태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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