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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광주전남, 마을기업서 창조적 대안 찾자 <9>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
입력시간 : 2016. 08.31. 00:00


100% 국산 재료만 고집한 전통발효식품 '각광'

지난 2012년 전남지역 유일 우수마을기업 선정

황토빛 고운 색·우리 전통의 맛 담긴 된장 '인기'

친환경 제작 방식 고수…"소비자 관심과 애정을"

강진군 칠량면 장계리 아산마을.

얕은 산자락 아래 큼지막한 전통옹기가 하나 둘 놓여 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800여개가 놓여져 있다. 이 곳에 전통옹기를 옮겨다 놓은 사람은 바로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 최향심 대표다.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2년 전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지역의 대표적인 마을기업으로, 마을회원들이 협동심을 발휘해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콩 등의 재료를 사용해 된장과 간장 등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금도 100% 국산 재료만을 사용하고 전통 방식으로 발효식품을 만들고 있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시어머니 손맛 재현 위해 시작

지난 2010년 시부모가 살고 있는 아산마을로 남편과 함께 귀농한 최 대표가 전통 된장에 빠진 것은 시어머니의 손 맛 때문이다.

시어머니가 싸 주시는 김치와 고추장, 된장을 상에 내놓으면 누구나 그 맛에 빠져들었고 "살 수 없냐"는 제의까지 해 온 것이다. 최 대표는 여러 사람이 구입 제의를 하자 소량으로 판매를 하기 시작했고 '시어머니의 전통 손맛을 이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2010년 8월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뒤 전통된장의 맛을 살리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 대표가 중점을 둔 것은 전통 항아리. '된장 맛은 살아 숨쉬는 옛날 전통의 항아리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남편과 함께 트럭을 타고 전국을 누비며 옛날 전통 항아리를 구입했다.

최 대표가 지금까지 구입한 옛날 전통항아리는 무려 800여개에 달한다.

최 대표는 "옛날 전통항아리를 사기 위해 전남지역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다"며 "고생한 만큼 좋은 항아리를 만나면 그 기쁨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옛날 전통 항아리도 문제가 있었다. 바로 누군가가 수십년 동안 사용하다보니 씻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 고생했다. 이에 최 대표는 최근에는 가격이 비싸지만 무형문화재가 만든 옛날 살아 숨쉬는 항아리를 구입하고 있다.



◆국산 재료만 고집…전통방식 재현

강진영농조합법인이 만든 된장은 남도답사 1번지 청정지역인 강진 청자골에서 직접 콩으로 재배해 가마솥에 소나무장작으로 끊인 후 황토방에서 발효시켜 천일염과 함께 숨 쉬는 옛날 전통 항아리에 담아 3년 동안 숙성시킨 재래식 전통 된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된장에 들어가는 콩과 천일염, 장을 담글 때 사용하는 고추, 깻묵, 다시마, 대추 등 모든 재료들은 국산만을 사용한다.

또 장을 만드는 모든 과정은 기계를 동원하지 않는 100%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메주는 선별과 삶는 과정 등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어떤 첨가제나 발효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강진영농조합법의 된장 제조 과정은 이렇다.

먼저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정겨운 손맛으로 재래식 그대로 불을 지펴 콩을 삶는다. 이어 가마솥에서 4시간 동안 삶아진 메주콩을 맛보고 직접 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 따뜻한 햇빛과 고운 바람속에서 청결한 장독대에 숙성 보관한 뒤 3년 이라는 세월을 묵묵히 견뎌내면 황토빛 고운 색과 우리 전통의 맛이 그대로 담긴 된장이 탄생한다.

최 대표는 "우리가 만든 된장과 간장 등 발효식품은 100% 국내산 재료만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다 보니 숙성된 깊은 맛이 그대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과 함께 키워 온 '마을기업'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은 '마을 주민 모두가 마을기업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하나 돼 농사를 지어 콩을 수확하고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빚는 등 원재료 마련에서 부터 제품 포장의 전 공정을 마을 주민과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인증마크를 획득한 콩으로 메주를 빚어 전통 방식으로 3년 이상 숨쉬는 항아리에 숙성시켜 만든 된장은 전통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이 같은 정성 때문에 메주로 담근 된장과 간장, 고추장도 최고의 맛과 품질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처음엔 아름 아름 소개를 통해서 늘어난 고객이 법인 설립 후 상품화되면서 판매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이런 정성과 노력으로 강진된장 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2년 전남도에서 유일하게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우수마을기업 평가에서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 인증서와 함께 2천만원의 시상금까지 받았다.

최 대표는 "우리콩을 원료로 옛 방식으로 만든 재래식 된장은 우리의 옛 것이 최고라는 절대가치가 담겨져 있다"며 "친환경 제작방식으로 만들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애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강진된장 영농조합법인 최향심 대표

"일할 사람이 없어요"

농촌의 고령화·인력난 심각

정부·지자체 대책 마련 호소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 최향심 대표는 "전통 방식대로 된장 등을 만들다 보니 마을 아주머니들이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전통 된장 등을 만드는 일은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는 일이어서 마을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도 없었을 것"이라며 "어쩔 때는 새벽 2시에 일할 때가 있는데도, 열심히 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너무 힘들어 하셔서 미안할 때도 많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마을 주민들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는 데다, 인력 구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 방식만 고집하다보니 인건비 부담과 일손 부족 등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 대표는 "이 곳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 중 제일 나이가 어린 분이 78세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고 인력도 부족하다"며 "인력시장에서 사람을 써 봤지만 전통 장류를 만드는 방법을 몰라 애로가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최 대표는 다른 기업 처럼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그는 "전통 방식은 그대로 지켜 나가면서 성형기 도입 등을 통해 자동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몰라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판로난과 마케팅이다.

최 대표는 "인터넷 판매와 고정 고객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판로를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와 같은 농촌 지역에 있는 마을기업들의 판로난과 인력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석호·김혜진기자


박석호·김혜진기자 zmd@chol.com        박석호·김혜진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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