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녹색향연 해풍부는 들녁
하늘 향한 33기 바람개비 빙빙
아래선 농부도 백로떼도 분주
산업+사람 하모니로 상생돌파구
호남 유일 풍력 테스트베드센터 뒤로
7개 법인 발전단지 집약… 국내 최대
35기 추가 조성 초읽기 '돈 되는' 해풍
'㈜주민발전' 소득증대 모델도 발굴
지난 12일 오전 영광군에서 내어준 '친환경' 전기자동차에 올라탔다. 신재생 에너지 단지 방문길 다웠다. 10여분 쯤 달렸을까. 백수읍 시가지를 지나 고즈넉한 시골풍경이 눈에 담긴다. 녹색 향연이 펼쳐진 한여름 들녘 위로 하늘을 향해 우뚝 선 풍력발전기 수십대가 쉴새없이 빙빙 돈다. 멀리서도 엄청난 규모가 느껴진다. 족히 세봐도 30기가 넘는다. 이날 영광 백수의 풍속은 1.6㎧. 전기를 생산하기엔 좀 아쉬운 바람이지만 덕분에 천천히 도는 블레이드가 풍광을 채운다.
신작로를 따라 풍력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너울너울 바다에서 부는 바람따라 춤추는 논은 백로떼가 차지했다. 먹이가 꽤나 많은지 연신 바닥을 향해 고갯짓이다. 제초기를 어깨에 들쳐메고 논두렁 잡초를 제거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농부와 그 위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까지 마치 한 폭의 그림같다.
평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와 그 아래 사람, 동물이 함께 산다. 퍽 새롭다. 일부러 위장하지 않은 발전기는 오래전부터 논두렁에 서 있었던 양 자연스럽다. 녹색 그물망으로 접근을 차단한 네모 칸 안에 서 있기는 하지만 그 속이 훤하게 들여다 보여 이질감은 없다.
◆전남TP 실증인증단지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 3038번지. 'TP 풍력시스템 평가센터'라 적힌 건물로 들어섰다. 국제전기위원회(IEC) 규정에 적합한 풍력시스템 테스트베드가 구축된 곳이다. 독일 풍력에너지연구소(DEWI)로부터 '우수' 판정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2001년 조성이 결정됐고 2014년 관련 인프라를 모두 갖췄다. 호남권 첫 풍력실증단지다.
테스트베드에는 ▲풍력시스템 평가센터 ▲120m 대형 기상탑 2기 및 풍황 측정장비 ▲20㎿ 용량의 수변전설비 시스템 ▲영광변전소까지 이어지는 18㎞ 전용 송전선로 등이 구축되어 있다.
소형 6기와 대형 5기(19㎿ 용량)의 풍력발전기를 동시에 시험평가 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발전기를 성능평가, 인증, 실증 할 수 있다.
풍력발전 실증단지에는 모두 162억원이 투입됐다. 전남테크노파크와 목포대, DNV코리아, 국내 풍력발전 기기 제조업체 및 연구기관이 사업에 참여했다.
전남테크노파크는 첫 모델로 지난해 2월 유니슨의 2.3㎿ 저풍속 풍력발전기 ‘U113’을 설치하고, 국내 인증 시스템을 적용한 형식인증 테스트를 완료했다. 지난해 9월 인증을 마친 유니슨의 풍력발전기는 현재 그 자리에서 운전실적을 쌓는 중이다.
두산중공업의 3㎿급 풍력발전기도 설치가 진행중이다. #그림1오른쪽#
영광백수 풍력시스템 테스트베드센터는 풍력발전기의 구조적 안전과 운용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두 갖췄다. 기상측정은 물론 발전소 출력성능 및 전력품질도 측정 가능하다.
풍력기를 국내 유통시키거나 해외 수출 시 인증서는 필수 항목이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을 실시, 풍력시스템 분야로 영광 백수를 선정했다.
제주 실증단지와 비교해 면적이 넓어 설치 및 철거 주기가 짧은 제주에 비해 비용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다. 또 4~20㎧까지 저·고풍속을 모두 만족시키는 지형적 특성도 강점 중 하나다.
서동석 전남테크노파트 지역산업육성실 풍력시스템평가센터장은 "한창 호황이었던 풍력산업 시장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현재 국내 업계에는 2개 회사만 남아있어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하면서도 "호남권 풍력시스템 테스트베드 센터는 국내인증 및 평가 역량 강화, 신규모델 개발 촉진을 통해 풍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실증단지 發 확산 빨라
전남테크노파크의 호남권 풍력시스템 테스트베드가 지난 2011년 첫 삽을 뜨자 일대로 풍력업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규모는 아니지만 영광 백수 일대의 풍력단지는 4만3천㎡(1만3천평)로 추정된다.
현재 ㈜유니슨과 ㈜DMS가 시행한 백수·호남풍력은 2㎿급의 풍력발전기를 각각 20기와 10기 운영중이다.
두산중공업의 지산풍력, ㈜DMS의 DMS풍력, ㈜유니슨이 시행하고 전남TP가 운영하는 풍력발전기도 각각 1대씩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총 67.3㎿, 33기가 백수 상·하사리 일대 들녁에 우뚝 솟아 있다.
GS에너지 3.3㎿급 발전기 6대, 두산중공업 시행 전남TP 운영 3.0㎿급 발전기 1대도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유니슨은 2.3㎿급 풍력발전기 35기를 일대에 추가 조성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중이다. 이 사업까지 추진되면 모두 170.3㎿급 전기 생산이 영광 백수 풍력단지 안에서 가능해 진다.
◆지역상생 하모니
영광백수풍력단지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는 주민과의 화합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곳 역시 진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 사업 초기 주민 의견이 찬반으로 갈려 극심한 갈등이 표출됐다. 사태가 이어지가 영광군이 직접 나섰다. 주민과 사업자간 소통하고 공감의 장을 자주 마련하다 보니 답이 나왔다.
산업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특별·기본지원금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풍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발굴한 것.
덕분에 올 초 '상·하사 주민발전 주식회사'가 설립됐다. 주민들이 직접 풍력발전회사의 주인이 된 것이다.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도 조성됐다. 상·하사리 2㎿, 지산리 300㎾, 약수리 500㎾ 등 풍력단지 인근에 마련됐다.
주민들은 또 산업부 지원금으로 마을에 위치한 폐교를 매입, 요양원을 지어 지역노인들의 노후를 대비할 계획이다. 상·하사는 물론 백수읍 100여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영광군은 이러한 사업을 토대로 190억원 상당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인재 채용, 지역 건설장비 및 숙박업소 활성화, 발전소 부지 임대차로 인한 주민소득증대 등이다.
김희종 영광군 투자경제과 기업지원계장은 "신재생 에너지라고는 하지만 산업과 사람이 공존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영광백수풍력단지는 이러한 숙제를 가장 잘 풀어나가고 있는 지자체"라고 단언했다. #그림2왼쪽#
김 계장은 특히 현재 필수산업이지만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원자력'과 미래 대표 전략산업인 '풍력'이 한 지자체에 공존한다는 것 자체가 큰 상징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그렇다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분야을 발굴하고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그런 의미에서 영광군의 에너지 산업기반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른바 신구(新舊)산업의 공존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그림3오른쪽#
★사진설명
-평화와 공존하는 영광백수 풍력단지 들녁. 하늘로 우뚝 선 풍력발전기 아래 흰 백로들이 여유롭게 먹이잡이를 하고 있다.
-영광백수풍력단지 위치도
★풍력발전기 시설 설명도(2.3㎿급 기준)
*타워-너셀-블레이드
전체높이 156.4m
타워높이 100m
블레이드 길이 55.2m
타워폭 4.3m
★표-풍력발전 조성현황
법인법
계
DMS풍력
지산풍력
호남풍력
백수풍력
전남TP
약수풍력
전남TP
영광풍력
시행사
㈜DMS
두산중공업
㈜DMS
㈜유니슨
㈜유니슨
GS에너지
두산중공업
㈜유니슨
규모
170.3㎿ / 77기(운영중 67.3㎿ / 33기)
2.0㎿ / 1기
3㎿ / 1기
2㎿ / 10기
2㎿ / 20기
2.3㎿ / 1기
3.3㎿ / 6기
3.0㎿ / 1기
2.3㎿ / 35기
비고
-
운영중
〃
〃
〃
〃
공사중
공사중
착공예정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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