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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광주전남, 마을기업서 창조적 대안 찾자 <4>영광 여민동락공동체
입력시간 : 2016. 07.27. 00:00


영광군 묘량면에 사는 어르신들이 마을기업인 '여민동락 할매손 모싯잎 송편 공장'에서 송편을 만들고 있다.
농촌 복지 넘어 농촌 살리는 '롤 모델' 부상

귀촌인들이 공동체 구성 ‘노인복지 서비스’로 출발

모싯잎 송편공장 설립 어르신 새 일자리 창출 앞장

"'동락점빵' 잉여금으로 다양한 지역사회 환원사업"

자립형 공동체를 추구하는 영광 여민동락공동체가 농촌 복지를 넘어 농촌을 살리는 마을기업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2009년 자체 마을기업인 ‘할매손 모싯잎 송편 공장’을 시작으로, 2011년 9월에는 행정안전부 마을기업인 ‘동락점빵’을 통해 주민의 힘으로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행복한 농촌을 만들겠다'는 여민동락의 위대한 여정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 노인 복지로 출발

영광군 묘량면은 8개 법정리와 42개 마을로 이뤄진 인구가 2천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형적인 낙후된 농촌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 2008년 6월 자립형 농촌복지센터인 여민동락공동체(대표 강위원)가 둥지를 튼 이후 새로운 희망이 샘솟고 있다.

귀촌인들이 세운 여민동락공동체는 면 인구의 38%가 65세 이상 노인인 점을 파악하고 가장 먼저 노인복지문제를 고민했고 노인복지센터를 세웠다. 이 곳은 치매 등으로 걸려 거동이 불편한 노인 20여명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여민동락공동체는 농촌 문제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갔다.

바로 시설내에서 이뤄지는 복지가 진정한 복지가 아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민동락공동체 권혁범 센터장은 "그 당시 730여명의 노인들 중에서 복지센터에서는 20여명의 노인들에게만 서비스를 해 주는 한계점을 노출했다"며 "그래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보니 몸은 건강하나 돈이 필요한 어르신,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권 센터장은 "묘량면은 대부분 논농사 위주로 특용작물이 거의 없어 일자리를 만들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여민동락공동체는 영광군에서 모싯잎 송편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어르신들이 모싯잎 송편을 만들어 왔고, 주변에 재료가 널려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농촌을 살리는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마을기업으로 생산적 복지를

농촌복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은 여민동락의 복지사업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른바 ‘생산적 복지’가 시작된 것이다.

여민동락공동체는 지난 2009년 국가 보조 없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자체 마을기업의 형태인 ‘할매손 모싯잎 송편 공장’을 설립했다.

여민동락이 생산하는 할매손 모싯잎 송편은 일반적인 송편과 달리 100% 지역주민이 생산한 쌀과 팥, 콩과 같은 송편 속 재료, 무농약으로 재배한 모싯잎 등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농촌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농촌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마을기업은 일반적인 형태와는 다르다. 어르신들은 원래의 주업인 자기 농사에 집중하고 마을의 대소사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시간이 날 경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맛 있는 송편을 만들고 있다.

권 센터장은 "현재 이곳에서는 3명이 젊은 직원과 6명의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이나 생협, 개인들의 전화 주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몸이 허락하는 만큼의 노동으로 어르신들의 사회적 관계가 복원됐고, 삶이 더욱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동락점빵 개설로 재정적 기지


지난 2011년 9월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마을기업인 ‘동락점빵’을 개설했다.

송편공장이 국가의 도움과 보조 없이 시작한 첫 마을기업이라면, ‘동락점빵’은 행정안전부 공식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공식 마을기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락점빵’은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재정적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제 의식은 같다. 마을공동체 복원.

'동락점빵'은 농촌인구 감소로 사라진 구멍가게를 대신해 여민동락 사무실을 거점으로 차량으로 마을을 돌며 기본 생필품과 제철 농산물 등을 공급하고 있다.

권 센터장은 “농촌이니까 당연히 ‘텃밭에 나는 것만 먹으면 될 것’이라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그것은 도시민들이 보는 시각이었다"며 "동락점빵은 생필품 등을 판매한다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마을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

여민동락공동체는 마을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동락점빵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지역주민들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경제든 복지든 지역주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여민동락의 철학이 담겨있다.

지역주민들이 대의원회를 구성하고 27명이 참여하는 대의원 회의에서 전체 방향을 결정하고 여민동락 식구들은 이를 도와줄 뿐이다.

권 센터장은 "주민들의 자치 노력과 여민동락 식구들의 도움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동락점빵에서는 상당한 잉여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런 잉여금으로 경로당 사업과 초등학교 장학금 등 다양한 지역사회 환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동락점빵을 통해 주민들의 힘으로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지역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대표를 뽑고 주민자치 조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 센터장은 "우리가 만든 모싯잎 송편은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와 무농약으로 생산된 좋은 제품이다"며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싸지만 농촌을 살리고 더불어 산다는 의미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여민동락공동체 권혁범 센터장

"사회적 기업가 양성 시급"


"마을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마을기업 등 사회적 기업가를 적극 양성하고, 단기간내의 실적주의와 성과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민동락공동체 권혁범 센터장은 "행정자치부와 지자체가 육성하고 있는 마을기업은 초창기 때만 해도 다른 사회적기업 처럼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여러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있어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마을기업 활성화를 위해 3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현재 수 많은 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착 운영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마을기업 등 사회적 기업가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읍과 담양 등 일부 지자체에서 마을공동체 사업 추진에 앞서 운영자를 대상으로 3개월 정도 교육을 시키고 있다"며 "그런 과정을 거치는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권 센터장은 "관에서 주도하다보니 실적주의나 성과주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최소한의 역량 강화와 함께 진짜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사업을 주고 최소한 3년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무너져 가는 농촌을 몇천만원으로 살리라는 것은 넌센스가 아니냐"며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중간지원조직을 튼튼히 하고 활성화시켜야 마을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센터장은 "영광에 귀촌했을 당시에는 일상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센터를 세웠지만, 시설내에서 이뤄지는 복지가 진정한 복지는 아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고민과 내부적 논의 끝에 농촌의 복지는 농촌을 살리는 사업으로 넓혀야겠다고 결정했고 모싯잎 송편 공장을 세우게 됐다"며 "앞으로 농촌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석호기자


박석호·김혜진기자 zmd@chol.com        박석호·김혜진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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