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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0년 광주·전남 문화관광형시장 집중 점검 <5>광주 송정매일시장
입력시간 : 2016. 06.01. 00:00


송정매일시장이 지난 4월 ‘1913 송정역시장’으로 변신을 한 뒤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103년만에 청춘시장으로 대변신 '지역 새 명소로'

지난 4월 대기업과의 상생모델 1913 송정역시장으로 개명

다양한 먹거리 최대 인기…재개장 후 방문객 20배 '껑충'

동선 짧고 음식 위주…상품군 다양성·문화적 소통 등 과제

해 질 무렵, 노란 조명이 켜지자 전통시장이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지난 28일 토요일 오후 찾은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이 곳은 최근 '1913 송정역시장'으로 대변신을 꾀한 뒤 전통과 현대가 함께 하는 시장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골목길 양쪽에 있는 각종 먹거리를 파는 상점에는 수십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송정매일시장이 지난 4월18일 ‘1913 송정역시장’으로 탈바꿈 한 뒤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뜨고 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 이 곳만의 103년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는 새로운 시도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화와 젊음이 담긴 청년상인 점포들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새로운 전통시장 성공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103년의 전통' 추억의 명소로

1913년 광주 송정역과 함께 명맥을 같이 해 온 송정 매일시장은 103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전통시장이다. 한때 생활에 필요한 식재료와 물건을 찾는 손님으로 북적거렸던 이 곳도 1990년대 이후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대형마트에 밀려 여느 전통시장 처럼 쇠퇴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103년 전 송정역이 갓 들어섰을 때의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점포들은 텅 비어있고, 손님은 없어 상인들끼리 이야기를 주고 받을 정도로 '죽어가는' 시장이었다.

이 처럼 죽어가던 이 곳은 지난 1년 동안 현대카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다르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전통시장의 특색을 강화하는 변화를 모색해 지켜야 할 유산으로 '시간'을 선택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이 담긴 시장 본연의 정취를 간직한 채 지역 고유의 문화와 영세상인들의 온기가 살아 있는 재래시장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건물 증축과 기반 시설 확충 등 시설 현대화 위주의 일반적인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과 달리, 시장이 지닌 오랜 역사와 전통을 표현하기 위해 시장의 탄생 연도를 새로운 시장 명칭인 '1913 송정역시장'으로 변경했다.

또 가게 간판과 문에 가게의 유래와 역사를 담은 글과 가족 사진을 붙였고 바닥에는 각 가게가 문을 연 시기를 나타내는 연도석도 설치했다.

여기에 기차 시간표를 알려주는 대형 전광판과 짐 보관함이 설치된 '플랫폼'이 마련돼 역이 아닌 시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과거로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상생모델·청년상인 노력 인기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시장 재개장 이후 3주 동안 하루 평균 방문객은 4천300여명으로, 지난해 일 평균 200여명 보다 20배나 급증했다.

시장 변신에 가장 먼저 응답한 것은 젊은층들이었다.

10∼30대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일부 먹거리 판매장에는 주말이면 수십명의 줄이 늘어서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등에도 넘쳐난다.

방문객이 늘면서 청년상인들의 매출도 뛰었으며 기존 상인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1913송정역시장' 인기에는 대기업과 전통시장간 상생협력과 청년상인들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으로 이뤄진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 사업의 결과물이다.

‘지키기 위한 변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 단순히 시설을 현대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특유의 문화와 사람들의 온기가 살아있는 전통시장 고유의 경쟁력을 되살리고 강화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1913 송정역시장 한 가게 앞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 TF팀은 1970~1980년대 시장 모습을 재현해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20여개의 야시장 점포와 빈 점포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상인 점포 17개를 입점시켜 시장의 이미지를 바꿨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새롭게 태어난 1913송정역시장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젊은층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광주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민주도형 창조경제의 성공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총 55곳의 점포 중 기존 점포 36곳은 컨설팅을 통해 기존 업종과 연계한 품목 판매를 늘렸고 비어 있던 19곳 중 17곳에는 청년상인들이 새로 입주하면서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찾은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안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고, 일부 가게는 먹거리를 사기 위한 관광객들로 붐볐다.

윤현석 청년상인창업지원사업단장은 "기존 상인들은 내부에서 역량을 끌어낼 수 있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컨설팅했다"며 "청년상인도 개성과 문화가 담긴 상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지와 상품군이 기존 상점들과 연결되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선발했다"고 밝혔다.



◆상권 지속성 위한 과제 남아

상인들에게는 새로 조성된 상권을 유지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등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아낼지 등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

사업단과 상인회는 구도심 상권 활성화로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원주민과 영세상인이 내몰리고 대형 프랜차이즈 등만 남아 상권이 쇠락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건물주들과 무분별한 임대료 인상을 하지 않기로 협약을 맺었다.

사업단과 상인회는 방문객들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게 하기 위한 콘텐츠 보강에도 고민하고 있다.

윤 단장은 "방문객들의 정주시간이 짧은 이유가 전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일 수 있지만, 먹거리 외 콘텐츠가 부족한 탓도 크다"며 "쉼터 추가 확보와 문화 공연 접목, 추가 사업 아이템 입점 등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상권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13 송정역시장'은 한달여 만에 예상 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과연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현대카드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다 보니 이런 자본력의 효과가 다하거나 지원이 끊겼을 때 '활성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공간적 한계과 함께 먹거리 위주를 들 수 있다. 20∼30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한 170m의 거리로 때문에 방문객들의 ‘머무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밖에 초반 새로운 형태의 전통시장이라는 호기심 등으로 인기를 끌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인시장을 비롯해 다른 지역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역사와 문화적 차별성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송정매일시장의 새로운 출발은 일단 전통시장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로 충분히 꼽힐 수 있다"면서도 "지리적 공간의 협소성과 먹거리 위주 상가 배치, 대기업의 지원 중단 우려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 "송정 시장만의 역사성에 상품의 다양성과 문화 이벤트 등이 필요하고, 특히 실제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과 청년들이 끊임 없이 노력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사진2-작은 사진/ 송정역 이용자와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인 광주송정역 제2의 대합실.

사진3-작은 사진/ 1913 송정역시장 한 가게 앞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박석호·주현정기자 zmd@chol.com        박석호·주현정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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