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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종자 주권,위기의 전남농업 대안찾자 2. 종자수입 로열티
수입종자 로열티 급증…종자 주권 '흔들'
입력시간 : 2016. 05.03. 00:00


화훼류부터 채소, 나무, 버섯 등 종류에 관계없이 종자가 수입되다 보니 해외 로열티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방문한 목포지역 화훼농가에 해외에서 수입된 작목들이 본격적인 봄을 맞아 대거 판매되고 있다.
2010년부터 5년간 작물 로열티 189억원 달해

경영난 등 영향 국내 종자회사 외국 매각 탓

정부 주도 종자개발 프로젝트도 성과 미미

꽃 등 화훼류부터 채소, 나무, 버섯 등 종류에 관계없이 종자가 수입되다 보니 해외에 지급되는 로열티는 매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전남도와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급한 작물 로열티는 총 189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로열티는 단 1%에도 미치지 못하는 3억2천만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종자 로열티 매년 급증

해외 종자 로열티 지급액은 향후 4년 뒤인 오는 2020년에는 7천900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입된 종자 종류도 다양했다.

수입 종자는 장미 등 화훼류 이외에도 참다래, 버섯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었다.

지난 2013년 버섯이 51억9천만원으로 로열티 지불이 가장 많았고, 장미 31억1천만원, 참다래 25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0년 153억을 시작으로 2011년 172억, 2012년 175억, 2013년 162억, 지난해 136억을 해외에 지급했다. 이는 연 평균 160억 상당의 로열티가 해외에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작물별로는 총 800억 원의 로열티 중 버섯이 273억 원(34%) 규모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장미 173억(21%), 참다래 122억(15%) 순으로 나타났다. 연 평균 버섯은 54억 원, 장미 34억 원, 참다래 24억 원이 해외에 로열티가 지급된 것이다.

비단 이들 작목 이외에 청양고추와 양파, 당근, 토마토 등 우리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대부분도 수입 종자로 수확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틀간 방문한 목포지역 화훼농가에서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수입된 작목들이 대거 판매되고 있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모종 시장에 나온 고추 등 작목 역시 대부분이 수입산이었다.
목포 지역 종묘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산 종자들.


◆국내 종자 회사 줄줄이 매각

이처럼 종자를 수입하면서 비싼 로열티를 지급하게 된 것은 국내 종자 회사들이 경영난 등을 이기지 못하고 외국에 매각된 데 따른 것이다.

탄탄한 종자 기반을 갖추고 국산 종자화에 힘썼던 국내 종자 회사들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며 줄줄이 미국의 몬산토와 일본의 신젠타 등 다국적 기업에 팔려 나갔다.

이로인해 국내 종자산업 규모는 지난 2012년 4억달러로 세계 시장의 1.1%에 불과한 상태다.

매각으로 무, 배추, 고추 등 토종 채소 종자의 50%가 외국회사에 넘어갔다. 양파, 당근, 토마토의 종자는 80% 이상이 넘어갔다. 과수나 화훼류 역시 국내 종자산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10~20%대에 그칠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다.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자본력과 기술력을 집중화하면서 종자시장이 독점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청양고추 종자를 보유했던 국내 대표적인 종자회사인 중앙종묘는 지난 1998년 세계 1위 종자업체인 몬산토에 인수됐다.

지난 1983년 청양고추 품종을 자체 개발한 중앙종묘가 몬산토에 인수되면서 청양고추는 수입품이 됐고, 현재도 우리는 청양고추를 먹을 때마다 외국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비단 청양고추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채소 대부분도 국내 종자기업들의 다국적 기업에 인수되면서 수입 종자로 입장이 바뀌며 매년 상당한 규모의 로열티가 지급되고 있다.

1998년 당시 우리나라 종자산업 업계 1위였던 흥농종묘와 2위 서울종묘, 4위 청원종묘 등은 각각 세미니스와 스위스계 노밭스, 일본 사카다종묘에 각각 넘어갔다.

외국 종묘회사들이 대거 국내 종자업체들을 매각하고 나선 것은 종묘 산업이 미래 고부가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종묘 산업이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는 물론, 천연물 의약품, 고부가가치 산업소재, 대체 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의 기본 소재로도 활용이 클 것으로 기대하면서 '종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종자업체가 모조리 매각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아시아종묘는 종자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토종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벌여 현재 단호박과 양배추, 무 등 212개 작물, 1천256개 품종(채소종자 990종, 기타 종자 266종)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또 36개국 190개사에 연간 45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그림중앙2#

◆종자개발 성과도 미미

정부도 비싼 종자 로열티 지급에 국산 종자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종자개발과 수출목적으로 골든씨드프로젝트(GSP)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골든씨드프로젝트는 오는 2021년까지 종자수출 2억달러를 목표로 채소, 원예, 식량, 수산, 종축 등 5개 분야 20가지의 주요 품목에 대해 국고 3천985억원 등 총 4천911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종자개발 예산에 총 1천104억이 투입됐지만 경제적 성과는 국내 매출액과 수출액을 합쳐 149억원에 불과했다.

채소종자사업단의 경우 304억원을 쏟아부었지만 개발된 품종은 52개로 사업시작 전 1단계 목표로 삼았던 품종개발 303건의 17%수준에 불과했다.

46건을 목표로 한 특허개발은 14건에 불과했다. 수출은 88억원을 목표로 삼았으나 36억원에 그쳤다.

또 식량종자사업단은 137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고도 이로 인한 매출은 2천500만원 밖에 없었고 11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종축사업단은 성과가 전무했다.

골드씨드프로젝트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종자 수입이 수출을 넘어섰다. 지난 2009년도 기준 종자부문 무역수지는 759억 적자였으나 매년 종자 수입이 늘어 2013년에는 종자 무역적자가 1천83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에 지불한 종자 로열티는 연평균 127억원이었으나 같은 기간 국내 품종2 건이 개발돼 벌어들인 로열티는 4천100만원이 전부였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내 종자회사의 잇단 매각으로 로열티 지급 액수와 상황은 더욱 커져 부담이 되고 있다"며 "종자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옥경기자 zmd@chol.com        김옥경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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