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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종자 주권, 위기의 전남농업 대안 찾자1. 프롤로그, 개량종에 잠식 당하는 광주·전남
"국산인 줄 알았는데…" 씨앗은 대부분 수입산
무안 양파 농가 주로 일본산 개량종 사용
국산 종자 맛·향 등 질 낮아 수입종자 선호
무안군, 올부터 국산종자 개발·보급 '기대'
‘농도(農道)’ 전남 농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입력시간 : 2016. 04.26. 00:00


무안지역에서 양파 농가들이 양파 수확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종자를 중심으로 발전했던 농업 기반이 발원지를 알 수 없는 수입 종자(씨앗)에 잠식 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종자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로 만들어 먹던 지역 음식과 문화마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급한 농작물 로열티는 819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로열티는 3억2천만원에 그쳤다. 오는 2020년에는 해외 종자의 로열티 지급액이 7천900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종자 시장의 약 50%가 외국업체에 점유돼 있는 것이다.

로열티 지급 품목의 종자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톤 이었던 장미 종자는 지난 2013년 33톤으로 33배 늘었다. 국화도 677톤에서 2천749톤으로 4배 증가했다.

국산 토종 종자 시장이 해외 수입 종자에 잠식 당하자, 전남도 농업기술센터 등에서는 지난 5년 동안 국산 종자를 수집·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한 연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딸기와 키위, 배추 등 일부 작목을 중심으로 한 종자가 육성되는 등 성과도 나타났다.

하지만 토종 종자를 연구·보존하고 개발·육성하기 위한 정부 지원과 제도는 여전히 미흡해 종자 주권을 지키고 이어나가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네덜란드 등 해외 선진국에서 앞다퉈 종자 지키기에 나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종자산업의 경제·산업적 성과를 드러내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이에 본 취재팀은 광주·전남지역 토종 종자산업의 현황과 실태를 분석해 ‘농도(農道)’인 전남농업이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또 타 지역과 해외선진사례로 경북도와 네덜란드를 방문해 고부가가치 지식집약산업으로 토종 종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토종자원을 수집하고 토종자원을 활용한 신품종 개발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 취재·보도하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국내 양파 종자 대부분 '일본산'

본격적인 봄 영농철을 맞아 지난 6일부터 이틀동안 찾은 전남 무안.

전국 재배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양파 주산지인 무안은 재배면적만 3천647ha에 이를 정도로 양파 재배·보급율이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무안에서 생산된 양파의 종자는 아쉽게도 대부분 국산 토종이 아니다.

일본산 씨앗을 통해 자란 외래수입개량종이다.

무안에서 양파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32년 일제강점기부터이며 일본산 종자가 주로 활용됐다. 현재도 양파 재배에는 대부분 일본산 종자가 쓰인다.

일본 종묘회사인 다끼 등이 생산한 종자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무안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안을 포함한 국내 양파 종자는 한국산 토종이 아닌 일본산이 90% 수준을 점유하고 있다.

양파 종자 대부분이 수입돼 사용되다 보니 종자 가격도 만만찮다.

일본 양파 종자 가격은 200㎖ 한 캔당 7만~10만원대로 국산 종자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무·배추 등의 종자에 비해 비싸다.

그렇다고 그동안 국산 종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무안 등 일부 지역에서 외래산이 아닌 국산 품종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국산 종자를 심긴 했지만 생산된 양파 질이 낮아 양파 농가들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로인해 국산 종자는 사실상 일본산 등 외래종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다.

지역에서 양파를 생산하고 있는 농민 박모(74·무안읍)씨는 "친환경농산물 영향에 국산종자를 쓰려고 해도 국산종자 양파의 질이 낮아 판매를 못해 농가 대부분이 쓰질 않는다"며 "종자는 일본 등 수입산이지만 무안양파는 무안의 질좋은 토양에서 자란 우리 농산물이다"고 말했다.



◆양파 종자 국산화 선언 노력도

이같은 상황에 대표적 양파 주산지인 무안군이 양파 종자 국산화를 선언하고 국내산 양파 채종 종자를 보급해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 등을 다각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무안군은 올해부터 국내산 양파 채종 종자를 보급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종자의 안정적인 자급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양파 단지조성 종자지원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지원품종은 신나이스와 탑볼, 맵시황 등 국산 종자다.

지원대상은 국내산 양파 채종 종자 재배 희망농가로 지역 재배면적의 10% 규모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국내산 양파 종자지원사업을 위해 무안군은 지역내 100ha규모에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방침이다.

지원된 종자 가격은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신나이스와 탑볼의 경우 소비자가는 캔당 5만원선으로, 수입산 7~10만원선에 비해 50% 가까이 낮다.

여기에 무안군은 10a(1천㎡)당 2캔을 1만원선에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종자는 지역별 파종 적기에 맞게 지역별 읍면(종자판매업체)에서 오는 9월께 일괄적으로 공급된다.

해당 국산 종자는 양파 맛 등 질이 높아 양파 표준 출하규격 등에 대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군은 양파종자 소요량의 90%를 외국산 등 타지산 종자에 의존해 해마다 60여억원의 종자비용이 지역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양파종자의 자급화기반을 확충해 왔다.



◆종묘비용 절감 효과기대

이에앞서 무안군은 지난 2010년께부터 양파 채종단지 1만여㎡를 조성, 종자 900㎏을 캐내는 등 방안을 추진해 왔다.

특히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센터와 국내 종묘회사와 함께 채종기술을 독자 개발한 뒤 순수 국산 양파 종자를 대량 생산해 재배농가에 보급하도록 했다.

군은 절반 이상의 농가가 무안산 국산 종자를 이용한 양파를 재배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양파종자채종시설기반과 채동시설하우스 현대화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농촌지도자회원을 중심으로 무안종묘영농조합법인설립과 종자채종단지를 조성해 매년 200~300kg의 종자를 생산보급하고 있다.

특히 무안양파종자는 일본 및 외지산에 비해 수량이나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50%이상 싼가격에 보급함으로 ha당 150여만원의 종묘비용이 절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안군은 무안양파종자의 자급률을 30%로 확대할 경우 종자비용과 종자산업으로 해마다 15억원의 농가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센터에서 개발된 신품종 등 더 많은 품종을 비교 전시해 농가가 우리지역에 알맞은 우수한 품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국산 양파 종자가 있었지만 질적으로 낮아 일본산이 대거 사용 재배됐지만 올해부터 맛과 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국내산 양파 채종 종자를 지역 농가에 보급할 수 있는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농촌진흥청과 협력 양파연구개발을 통한 양파육종과 채종기술 보급 등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옥경기자 zmd@chol.com        김옥경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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