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IS, 그리고 팔미라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5.08.28. 00:00

IS(Islamic State)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다.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조직 운영자금을 바탕으로 수많은 조직원과 다량의 무기를 확보한 그들의 무력은 어지간한 국가의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다. IS는 이슬람 국가건설을 목표로 성전(聖戰)을 벌인다고 자처한다. 그러나 IS가 세계 곳곳에서 자행하는 테러는 끔찍할 정도다. 방화, 약탈, 소녀들 납치, 인신매매, 인질 화형이나 참수를 비롯해 대량학살 등으로 세계인을 경악시킨지 오래다.

IS가 결국 유네스코가 198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시리아 팔미라(Palmyra)의 고대 신전 등 유적 파괴에 나섰다. 팔미라는 다마스쿠스 북동쪽 시리아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다. 그리스와 로마, 페르시아까지 1세기부터 2세기 사이 다양한 동서문명이 교차했다. 도시 중심부 길이 1㎞가 넘는 큰 도로 양쪽으로 웅장한 기둥들이 줄지어 있고 바알샤민 신전, 디오클레이투스 주둔지, 아고라, 극장을 비롯한 신전과 공공건축물 등 수많은 고대 유적이 즐비하다고 한다. 도시 자체가 고대사(史)라할 만큼 그 가치를 셈할 수 없다. 국제사회는 IS가 지난 5월 팔미라를 점령한 뒤 그 곳의 고대신전, 조각상들을 '우상숭배'라며 파괴하거나 밀매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해 왔다. 그들은 당초 "다신교의 숭배 조각상만 파괴하고 나머지 유적들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마문 압둘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이 최근 "IS가 바알샤민 신전에 다량의 폭발물을 설치해 신전을 폭파, 크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바알샤민 신전은 서기 17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고대 페니키아의 '폭풍의 신'으로 비를 내려 땅을 비옥하게하는 신(神)인 바알샤민에게 제사지내는 곳이다. 서기 130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보수·확장했다. 팔미라 유적 중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는 건축물이다. IS는 지난 6월에도 팔미라 박물관 앞 '알라트의 사자상'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3m, 무게 15t에 달하는 사자상은 팔미라의 여신의 이름을 따 기원전 1세기 경에 만들어졌다. 이에 앞서 이라크 북부 고대 앗시리아 도시 님루드와 파르티아 제국의 요새 하트라 유적지도 파괴한 바 있다.

한때 악명을 떨쳤던 알카에다도 '우상숭배'를 이유로 다이너마이트와 로켓포를 동원, 4~7세기에 조성된 아프카니스탄 산중의 바미얀 석굴과 대불입상 등의 유적을 파괴해버렸다. 종교적 극단주의와 전쟁 등으로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라할 고대 문화 유적들이 원형을 잃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영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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