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선점 '원외 민주당'과 합당 없인 불가능
천정배-김민석 등 '신당·탈당파' 물밑 움직임
새정치 "총선 전 매듭 위해 여러 흐름들 주시"
야권의 지형재편 움직임과 맞물려 신당 및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파와 원외정당인 민주당(대표 강신성)간 연대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신당·탈당파는 야권 적통성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민주당'이란 간판을 확보하게 되고, 당명을 선점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존재감이 없었던 민주당으로선 세(勢)를 키울 기회라는 점에서 손을 잡을 가능성을 모색하는 양측의 물밑 접촉이 감지되는 흐름이다.
특히 민주당의 실질적 '대주주'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의 원조격인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라는 얘기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0년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판결로 5년간 손과 발이 묶였지만, 내달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돼 민주당을 매개로 야권 재편 과정에서 나름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때마침 당명 개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새정치연합으로선 이러한 움직임에 바짝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이란 당명을 신당파가 '접수'할 경우 텃밭인 호남 민심의 향배 등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한 핵심인사는 2일 "무소속 천정배 의원측 일부인사와 민주당간에 함께 하자는 내용의 대화가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방식은 합당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천 의원 주변 인사 뿐 아니라 다른 신당 창당파와 민주당 사이에도 이런저런 접촉이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트위터글에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민주당으로 돌아가자고 다시 제안한다"며 "그러나 어떻게 하죠? 이미 민주당명을 등록하고 사용하니…신당 창당파들이 민주당과 함께 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함께 간다는 부분에 있어 다양한 세력과 깊숙이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야권 안팎에서는 천 의원이 신당 창당 과정에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확보, 전국세력화에 나설 경우 호남 등 전통적 지지층을 견인하며 새정치연합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비노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란 이름을 빼앗기면 총선 국면에서 자칫 날벼락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민주당 인사들이) 제 선거를 도운 분들이긴하지만, 아직 신당을 만드는 것도 최종 결심하지 않은 마당에 당명 논의를 했겠는가"라며 "앞으로의 과정에서 인연이 있는 분들과 협의해볼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된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천 의원 이외에 여러 갈래로 진행되고 있는 신당 움직임도 결국 민주당 간판 아래 하나로 수렴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새정치연합의 영남 당원 115명이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안철수 세력과 김한길 대표의 민주당이 통합,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출범한지 6개월 뒤인 9월 원외정당인 '민주당'이 중앙선관위에 등록하면서 새정치연합은 이 당과 합당하지 않고서는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복원할 수 없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놓고 새정치연합과 신당 세력이 경쟁을 벌이며 민주당의 '몸값'이 치솟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당명 개정이 또다른 분란의 소지가 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특정당명 등 결론을 정해놓고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당 밖의 여러 흐름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김대원기자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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