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훈(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미래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을 앞두고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는 것은, 조성사업과 전당에 드리워진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최근에 정부는 전당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의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더군다나 조성사업과 전당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편협하고 왜곡된 인식이 여과 없이 드러나, 충격과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조성사업과 전당 앞에 놓여 있는 난제가 첩첩산중이지만, 조성사업과 전당의 성공을 위한 단상을 두서없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전당장과 아시아문화원장의 올바른 선임은 전당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다.
전당의 조직과 아문단의 축소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전당장과 아시아문화원장의 리더십과 역할에 따라서 단기적으로 전당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다.
정부의 소소한 인사까지 청와대가 좌지우지 하는 현실에서 녹록하지는 않겠지만, 전당장과 아시아문화원장에 적임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광주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아울러 아시아문화원이 전당 업무를 대부분 위탁 수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전당 조직과 아문단의 축소의 여파가 미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
둘째 전당 개관의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전당의 보존건물 리모델링이 11월 완공, 빨라야 내년 5월에 5·18기념관의 콘텐츠가 채워지므로 9월 4일 전당의 개방과 11월 25일 개관식의 의미는 반감되고 오히려 부실 개관으로 인하여 국내외에 실망만 안겨줄 수 있다.
전당 개관의 지연에 따른 지역민의 피로도가 크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전당 개관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큰 시기를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개관 일정에 집착하여 부실 개관하는 것보다 미흡한 콘텐츠를 채워서 국내외에 선보이는 것이 전당의 미래를 위해서는 실보다 득이 많다.
2016년 6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셈문화장관회의의 광주 개최가 확정되면 전당의 개방은 올해 안에 하되 공식 개관식은 이 시기에 맞추는 것이 컨벤션 효과와 홍보 측면에서 최적으로 판단한다.
셋째 장미빛 기대 효과보다는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조성사업의 전체 예산은 5.3조원(국비 2.8조원, 지방비 0.8조원, 민자 1.7조원)이지만 국비 2.8조원 중 전당의 건립과·운영비 1.8조만 정부가 책임지고, 나머지 1조 내외는 매칭 재원이며 지방비와 민자는 광주시가 대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조성사업 재원의 기형적인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광주시의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광주시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전당 건립을 제외한 조성사업 핵심 과제의 진척율이 극히 저조한 현실이 이를 반증한다.
또한 2014년 4월의 정부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당 개관으로 인한 3만 6천명의 고용창출 및 2조 7천603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조성사업과 전당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현재로서는 장미빛 청사진에 가깝다.
광주시는 조성사업과 전당 개관으로 인한 변화된 여건을 직시하고 2023년까지의 맞춤형 전략과 목표 달성을 위한 체계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붕괴된 중앙과 지역, 지역 내의 거버넌스를 시급하게 복원하고 시와 자치구는 가용 자원과 재원의 분석을 통해 전당의 에너지가 도시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모색해야 한다.
‘1그램의 실천이 1톤의 이론만큼 가치가 있다’는 에른스트 슈마허의 말처럼 지금이라도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조성사업의 각 주체들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문화도시 광주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역사상 처음으로 법의 총칙에 정부, 지방정부, 시민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이유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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