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바뀌지 않는 친일인사 이름 딴 '백일초' 교명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5.08.03. 00:00

'부끄러운 역사'는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우리 근현대사는 여전히 친일(親日)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모르고 넘어온 경우도 있지만 알고도 바로 잡지않는 어리석은 역사관이 문제다.

광복절을 코 앞에 두고 친일인사의 이름을 따 지은 학교명과 가로명에 대한 논란이 오래됐는데 여전히 교명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한다. 본보는 지난해 11월 광주시 서구 관내 백일로와 백일초등학교의 도로명 및 교명 등이 대표적 친일인사 김백일의 이름이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지역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등 각종 교육시설물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논란이 되자 광주 서구와 시민단체 등이 나서 도로명(백일로)을 '학생독립로'로 바꾸었다. 그러나 백일초등학교의 교명은 수개월째 교명변경절차가 이뤄지지 않고있다. 학교측과 시민단체 간 이견때문이라고 한다. 백일초의 교명 변경을 위한 학교운영위원회는 지난 4월 8일 이후 다시 회의를 열지않고 있다. 당시 교육청은 성진, 백범, 독립이라는 교명을 제시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백일초 운영위가 반발하면서 설문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운영위는 예향, 하랑, 다원 가운데 예향을 교명 후보로 선정해 교육청에 통보했다. 시민단체가 이 교명이 역사적 정체성이 없다고 함에 따라 시교육청은 다시 성진, 백범, 독립을 교명 후보로 내세웠다. 이에 백일초 운영위가 자신들이 결정한 교명이 반려된 것에 반발하면서 교명 결정을 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 교육청은 백일초 운영위의 눈치만 살피고 있고 백일초 운영위는 운영위 의견이 반영되지않은데 대한 불만으로 교명 변경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김백일은 일제강점기 독립군 토벌 부대인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활동한 대표적인 반민족행위자다. 그의 이름을 딴 학교를 다니고 도로를 오간 광주시민들이 여전히 그 이름을 지우지 못하고 있음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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