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교도소와 탈옥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5.07.01. 00:00

바람둥이의 대명사 카사노바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교도소에서 옆방 동료와 합심해 천장을 뚫고 지붕으로 탈출하면서 “나를 이곳에 가둘 때 동의 없이 가두었으니, 나도 이곳을 떠날 때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가노라”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1865년 건립 이후 한 차례의 탈옥도 허용하지 않던 미국 뉴욕 클린턴 교도소에서 지난 6일 죄수 2명이 탈옥하면서 조롱조로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메모를 붙여놓았다. 이들은 전동 공구로 감방 뒤쪽 벽에 구멍을 뚫은 뒤 높이 9m의 벽을 기어 내려가 미로처럼 얽힌 배수구의 쇠 파이프를 자른 뒤 하수관 맨홀로 탈출했다. 그들은 탈옥하는 날 자는 것처럼 보이도록 이불 안에 옷가지를 넣어 교도관의 밤샘 점검을 피했다.

196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만 한가운데 있는 섬 감옥 알카트라즈 연방교도소에서 도망친 죄수 3명도 석고로 만든 탈로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워서 자는 것처럼 위장을 해놓고 탈옥에 성공했다. 이들은 감방 벽에 있는 환기구의 철망을 손톱깎이로 뜯고 숟가락으로 구멍을 늘린 뒤 탈옥했다. 해안은 절벽이고 식인 상어가 들끓는 섬이어서 헤엄을 쳐서는 3㎞ 거리인 육지까지는 갈 수 없었다. 그래서 고무 우비를 연결해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고무보트를 만들어 탈옥에 성공한 것이다. 세계에서 탈옥이 불가능한 첫 번째 감옥으로 정평 나 있던 알카트라즈 교도소는 이 사건 이후 폐쇄됐다. 탈옥한 이들의 행방은 50여년이 지나도록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을 훔친 '대도' 조세형이 서울 서소문 법원 구치감 환기통을 뜯어내고 달아나는 대 탈주극을 감행했다. 이어 1988년 지강헌 등 13명의 서울 영등포교도소 탈주사건과 1997년 부산교도소 탈옥 후에도 2년 반 동안이나 엽기행각을 벌인 신창원, 2012년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배식구로 탈출한 최갑복 등이 있었다.

그런데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만들어진 경북 청송교도소는 1981년 보호감호소로 출발한 이후 지금껏 탈주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삼면을 가파른 절벽이 가로막고 있고 유일한 진입로엔 삼엄한 경비가 겹겹이 쳐져 있기 때문이다. 수감자들에게는 이곳이 빠삐용이 갇혀 있던 악마의 섬이나 알 카포네를 수감한 앨커트래즈 섬과 같은 곳일 것이다. 윤종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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