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와 막내 아이의 나이 차이가 13년이 되다 보니 큰 아이와 막내에 걸친 교육과정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열혈 학부모도 아닌 평범한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마음이 건강하도록 도와주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서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할 수 있게 키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자꾸 경험하게 된다.
분명히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더 좋은 교육을 목표로 더 좋은 방향으로 변경될 텐데, 학부모 입장에서는 좋아진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현실을 맞닥뜨릴 때마다 부모로서 자질이 부족해서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막내가 올해 중학교에 들어갔다. 입학식 날 학교 정문 앞에는 교육청에서 좋은 학교로 선정되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입학식에서는 자녀교육에 걱정말라는 교장선생님의 인사가 있었다. 그렇게 중학교 과정이 시작되고 학교 과제도 없이 학교생활을 하더니 중간고사를 앞두고도 대책이 없어 보였다.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 계획을 세워보라고 하고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마련해서 시험 준비를 해보라고 했다. 그런데 계획세우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그리 순조롭게 되어가질 않은 채로 시험을 치루었다. 시험결과를 보니 학원에 다니는 영어, 수학을 제외하고는 평균이상인 과목도 있고, 평균에 아주 못 미치는 과목도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가정에서 어떻게 학습지도를 해야 하는가 하는 숙제가 생겼다. 중학생쯤 되면 스스로 알아서 하게 두라는 조언이 있지만 여태까지 스스로 하도록 시도한 결과가 도리어 스스로 알아서 하지 못하는 아이로 방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과 교육환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전에 했던 방식도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한 변화와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배운 내용을 복습하라는 교육방법이 지속적으로 주장되는 것과 같이 기본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방식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복습과정을 학부모가 집에서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금 살펴볼 수 있도록 일정한 반복학습을 유도하는 것은 아이들이 학생으로서의 성실함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학습에 대한 본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느껴질 때 자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다. 아무런 노력없이 좋은 결과만을 기대하는 것은 요행심만을 키우고 무책임한 아이로 성장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사교육을 줄여야 되고 사교육의 역풍 속에서 공교육이 설 자리를 얻지 못한다는 어려움만을 얘기한다. 자율적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는 교육방식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된다.
공교육이 살려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적합한 학습지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학교에서 학원숙제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도록 허용하는 것이 아닌 학교공부부터 흥미를 갖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어야 학교가 살고 아이들도 사는 것이다.
혹자는 학습에 대한 강요가 경쟁을 부추기는 나머지 인성교육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있다. 그러나 경쟁은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부분이지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키워주는 것과 혼돈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성취도의 차이를 경쟁과열이라는 말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경쟁을 부정적인 것이라 단정짓지 말고 경쟁사회에서 올바른 실력과 태도를 갖추도록 지도하는 것이 학교와 가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가 학습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다 할 때 아이들이 학생으로서 책임감 있고 성실한 자세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쉬운 것, 편한 것, 재미있는 것만으로 학습을 접근한다면 도리어 쉽게 포기하고 무책임하고 조급한 아이로 키우게 되는 것 같다
기본부터 갖출 수 있는 아이들이 되도록 지도해나간다면 이 사회가 개인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 합쳐지는 희망 있는 미래가 될 것이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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