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채 논설주간
광주시와 전남도가 민선 6기 출범에 따라 나란히 지방공기업인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등 산하기관에 대한 강도높은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시·도의 이번 경영진단은 산하기관의 투명성과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안정행정부의 '지방공기업 설립운영 기준'과 오는 25일부터 시행되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해당 기관의 임원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묻고 구조조정 등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지방공기업 중 상당수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다. 방만한 예산집행에 경영능력이 전무한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앉아 개선의지나 책임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임기 동안 편하게 지내거나 보고에 의존하는 경영형태에서 탈피하지 못해 생산성이나 채산성 없이 세금만 축내는 불랙홀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살림마저 거덜날 판이다. 그 부담은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만 짓누르는 게 아니다. 결국, 국가 재정 전반에 주름살을 지운다.
이제는 지방공기업도 민간기업처럼 선진화된 기법을 도입해 원가절감이나 생산성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시점에 있다. 지방공기업이 내실을 갖춘 경쟁력과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어 떳떳하게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방만 경영을 지양하고 허리띠를 졸라매 건전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시·도민들에게 재정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리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협조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공기업인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등 산하기관장 인사권자인 시장·도지사가 측근 기용 등 정실·보은 인사가 아닌 분야별로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서 우려되는 일 중의 하나가 6·4 지방선거 당선 논공행상이다. 선거캠프에 합류했던 인사에 대한 보은 차원의 시·도 산하기관의 자리주기가 솔솔 연기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전투에서 이겼으니 시장·도지사에게는 승리를 포석하고 고생한 인사들이 많을 것이다. 시장·도지사의 측근이라도 적합한 자리가 있고 능력과 자질에 걸맞는 역할이 있다면 중용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관피아’, ‘정피아’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아무리 선거 당선의 공이 크다 해도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나눠먹기식의 ‘선피아’까지 더해지는 꼴불견이 재현되는 형국이라 아니할 수 없다. 측근·정실·보은 인사는 시장·도지사에겐 달콤한 독배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하지만 측근·정실·보은 인사에 따른 산하기관 부실운영은 결국 시·도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시장·도지사가 취임 이후에도 선거판을 벗어나지 못하고 선거를 위한 행정을 한다면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채웠다고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약속했지만 임기 초반부터 측근·정실·보은 인사 등 구태를 반복한다면 말이다.
시장·도지사가 인사와 평가에서 공정해야 구성원들은 힘을 내서 업무에 임한다. 시장·도지사가 인사와 평가를 공정하게 하면 중간간부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조직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시·도 산하의 수 많은 기관장 자리는 선거에서 승리한 자들이 나눠갖는 전리품이 아니라 소중한 혈세가 투입된 공공기관이다. 시·도 산하기관은 공공성과 영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지역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시장·도지사는 지역과 시·도민들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겠다며 선거에 나섰고 일꾼으로 뽑혔다. 당선은 측근이 아니라 시·도민들의 선택이었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시·도민이 바라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는 공평무사한 공동체를 실현해야 한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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