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과 보수언론 좋은 일 시켜준다'는 비아냥까지 받은 새정치연합 중도파 의원들의 장외투쟁 반대성명. 그 주동자 중엔 역시 황주홍 의원이 있었다.
민주정당에선 내부의 여러 정견이 변증법적으로 통합될 때 새로운 가치와 노선이 창출된다.
그런 점에서 황 의원이 지난 28일 밤 의원총회에서 내놓은 일련의 발언은 다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숙고할 가치가 있는 내용이다.
연세대 정외과 73학번인 그는 이른바 '민청학련' 혹은 '긴급조치 세대'다. 80년 광주가 낳은 '486' 바로 윗세대다.
"수업을 듣고 있을 땐 저항과 데모를 꿈꿨고, 이념과 데모를 도모하면서는 공부와 학점을 걱정했다. 결국 난 군 복무중 대통령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육군교도소에서 1년을 복역하게 된다."(황주홍의 초선일지 106호)
그는 의총에서 당면한 전략전술을 얘기하지 않았다.
'다음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인식 틀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관해 얘기해보고 싶다'고 운을 뗀 것이다.
무려 '인식의 틀'이었다.
# 황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은 우리의 원수가 아니라 우리의 맞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승리를 진정 원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우리만 역사의 공로자들이고, 저들은 형편없는 족속들이라는 인식 틀(패러다임)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착각이거나 '허위의식'이라는 얘기다.
황 의원은 이어 "민주당 의원들에겐 국민들이 우리를 인정·신뢰하고 있다는 독특한 자부심이 있다. 이 땅에 민주주의를 가져온 우리의 업적을 국민이 기억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런데 이 자부심은 절반 정도만 맞는 말이다. 우리에게 민주화의 성과가 있었다면, 저들에게는 산업화의 성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시종 '민주당'이라고 표현했다.
황 의원은 또 정당 지지율을 근거로 "국민들 판단에는 새누리당에게 대한민국을 맡긴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것도, 나라를 팔아먹어버리는 것도 아닌 것이다.
오히려 우리에게 맡기면 그리 될 수 있다고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과거에는 옳고 그름, 맞고 틀림으로 여야를 보았으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으며 이젠 누가 더 적당하냐, 누가 더 지나치냐의 기준으로 보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엔 여야가 대체 불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 여야는 상호 대체재(代替財)라고 규정했다.
결론적으로 황 의원은 "이 인식전환이 우리를 부드럽고 친절하게 할 것이고 민생 길목에서의 겸손함과 성실성을 담보해줄 것이며 궁극적으로 대선 승리의 지평선을 확장해줄 것"이라고 강조한 후 "제발 우리만 이 민주공화국 민생의 챔피언인 것처럼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말자"고 호소했다.
# 물론 야당의 강경파들이 들으면 '확 깨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즉각 반박이 터져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트위터에 "황주홍 의원은 비겁하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현실권력을 비판하지 못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비판엔 인색하고 당내 비판에 집중한다. 당내비판을 할 때도 주류는 비판 안 한다. 더 비열한 것은 '조동'과 'MBC' 등에 풍향계가 맞춰져 있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래서 황 의원은 탄탄한 논리뿐 아니라 용기도 사줘야 한다.
서명파인 김영환 의원은 "당내 강경파들이 당을 흔든다는 지적이 있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이 좀 더 소신 있게 정치생명을 걸고 발언하고, 설득하고 대화하는 노력이 부족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평소 깊이 고민하고, 나서야 할 때 어김없이 발언하는 황주홍같은 사람이 중도쪽에서 좀 더 나와야 새정치연합의 균형이 잡힌다.
친노와 486 의원들? 그 중 상당수는 열심히 공부하고 회의가 열리면 정말 치열하게 발언한다. /서울취재본부장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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