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출산율 높이기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4.08.28. 00:00

인구 1억명 이상 전세계 12개국 중 유달리 인구수를 뽐내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반 중산층을 뜻하는 '일억총중류'나 '일억일심' 등의 말은 이미 고정화된 단어다. 물론 긴 경기침체로 일억총중류는 옛말이 됐다. '일억백치'(바보)라는 단어도 있다. TV 드라마가 일본인들을 백치로 만든다는 어떤 평론가의 가시돋친 말이 유행을 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경제재정운용지침에 ‘50년 후 인구 1억명 사수’를 명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60년 8천674만명, 2100년 4천959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를 한 뒤다. 일본 정부가 인구 유지 목표를 설정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가 사활을 걸고 비상처방전을 마련한 것이다.

화근은 일본의 낮은 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인 1.7명(2011년)에 한참 못 미치는 1.43명(2013년)에 그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인구 1억명’ 사수를 위해 2030년까지 출산율을 2.07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사회복지 예산의 타깃은 고령자 중심에서 육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한다. 내년부터 셋째 아이를 낳는 부부에게 지급하는 출산·보육 수당은 2배 이상 인상하고 다자녀 학비 지원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민자도 적극 받아들인다는 소식이다.

한국은 사정이 더 다급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26년 5천165만명에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 2천222만명으로 줄어든다. 현재의 출산율 1.19명이 유지되는 경우다. 유엔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45년에 5천만명을 밑돌고 2100년엔 3천700만명으로 줄어든다. 삼성경제연구소의 2년 전 전망은 더 암담하다. 2100년 인구는 2천470만명으로 줄고 2500년엔 33만명으로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국가 소멸, 민족 소멸의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도 한때 낮은 출산율로 고민했지만 육아 지원 예산을 대거 투입하는 비상처방에 나서 급한 불을 껐다. 우리보다 사정이 덜 급한 일본도 행동하기 시작했다. 미국마저 인구를 늘리려고 애쓰고 있다. 지금은 어느 나라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판국이다. 국가 정책의 장기 과제로 삼아야 할 듯하다. 윤종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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