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 어린이 보호구역, 말로만 관심 표명 안된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4.07.29. 00:00

어린이 교통 사고는 그 나라 교통 문화의 후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아직도 교통 후진국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엄청난 어린이가 교통 사고로 숨지고 있다.

그래서 설치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은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 부족탓으로 오히려 사고 다발 지역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이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단지 이름뿐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이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나 안전 보행을 위한 울타리도 설치 돼 있지 않는데다 법으로 금지된 주차장에 불법 주차까지 자행되고 있어 어린이들의 안전 보행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광주 지역 어린이 보호구역에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보도와 방호 울타리가 전혀 없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심지어는 스쿨존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반대편을 보고 있는 것도 모자라 벽을 향해 있는 곳도 있고 CCTV는 태부족이다. 학교 후문 등 아이들 출입이 빈번한 곳은 무방비 상태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고 보호가 돼야 어린이 보호구역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해 놓고 말로만 관심을 표명해서는 안된다. 또 기준대로 설치했으니 그만이라는 식은 위험한 발상이다. 상황과 여건에 맞게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도 아이들 교통 사고가 근절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그런 논리는 중대한 범죄일 수도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관심은 사정이 어려울 때라도 가져야 한다. 어린이 보호구역 관리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니 안전시설이 미비한 걸 알면서도 손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아이를 잃거나 다친 부모 처지에서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광주 지역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사업은 자치구와 교육청, 경찰이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한다. 정부를 설득하든 지지고 볶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완수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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