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마늘과 양파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4.07.25. 00:00

마늘에는 많은 전설이 얽혀 있다. 이슬람교의 샤이탄(사탄) 얘기도 그 중의 하나. 샤이탄이 아담과 하와(이브)를 꾀어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드는데 그때 그의 왼발 발자국에서 돋아난 것이 마늘이고, 오른발 발자국에서 돋아난 것이 양파라고 한다.

힌두 신화에도 마늘이 나온다. 아이가 없는 인드라신이 성선(聖仙)의 가르침을 받아 아무리타(감로)를 아내에게 마시게 했다. 그런데 아내가 딸꾹질을 하면서 조금 흘리자 흘러내린 아무리타에서 마늘이 생겼다는 것이다. 인도 마늘의 구경은 아주 작다.

중국의 가장 오래 된 책 ‘새아(璽雅)’에도 마늘 이야기가 나온다. 더위를 다스리는 염제(炎帝)가 산중에서 독에 중독돼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고 있었다. 사경에 이른 염제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산중에 야생하고 있는 마늘을 뽑아 그대로 생으로 먹었다. 그랬더니 효과가 있었다. 마침내 해독이 되어 살아난 염제는 돌아오는 길에 이 마늘을 가지고 가 자기의 영지에 심었다고 한다. 일본 ‘서기(書紀)’에도 마늘이 나온다. 야마토타케루노미코토(日本武尊)가 동정(東征)중에 안개 낀 산중에서 길을 잃었다. 이때 산신이 사슴으로 변해 나타났는데 그런 줄 모르고 마늘을 던졌더니 눈에 맞아 죽어 버렸다. 얼마 후 방황하고 있는 야마토타케루노미코토 앞에 흰 개가 나타나 그를 미노쿠니(美濃國)까지 인도해 주었다. 그 후 이 산에서는 사람들이 별안간 병을 얻어 고통을 받는 일이 생겼으나 마늘을 씹으면서 산에 오르면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마늘의 꽃말은 ‘용기와 힘’이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군대는 마늘을 상식하고 연전연승을 기록했다. 매일 20만 명이 동원되어 2t짜리 돌 200만개를 쌓아 높이 135m의 피라미드를 20년에 걸려 완성한 힘의 원천도 노동자들이 먹은 마늘과 양파에 있었다. 멕시코와 서인도 제도에서는 잘 싸우라고 지금도 마늘을 먹여 싸움닭을 기른다. 바로 ‘용기와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그 보약 같은 마늘과 양파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울상짖고 있다. 현재 마늘의 ㎏당 가격이 2천30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39%가 떨어졌고, 양파 가격도 ㎏당 64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658원에 비해 무려 61%나 폭락했다. 과잉 생산에 소비 부진이 원인이지만 안타깝기 그지 없다. 100일동안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된 우리 조상들처럼 이 여름 마늘과 양파로 밥 반찬 삼으면 일생이 편안해 질텐데. 김갑제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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