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서민 피해 '우려'
"장기 고정금리 대출 등 확대해야"
한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가계대출 담당자 A씨는 요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 과제의 하나로 주택담보대출에서 장기·고정금리·비거치식 대출 비율을 확대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본점 리스크관리 부서로 부터 중도금·이주비·전세자금대출 등과 같은 단기 대출을 축소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대출은 대출기간이 최소 5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들 대출은 대출기간이 2∼3년에 불과해 장기대출로 분류되지 않고, 금리도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가 대부분이어서 이들 대출 취급이 늘어날수록 정부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된다.
A씨는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확대가 영업점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 등을 많이 하는 영업점의 경우 자체적으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서민들"이라고 말했다.
13일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자들에 따르면 일선 영업점에서 아파트 중도금 대출, 재개발 재건축 이주비 대출, 전세자금 대출과 같은 단기·변동금리 대출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금리·상환구조 개선 지침으로 장기·고정금리·비거치식 대출 비율을 올해 말까지 20%, 2017년 말까지는 40%로 늘려야 하는 것이 단기·변동금리 대출 확대에 족쇄로 작용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일반 주택담보대출, 중도금·이주비 대출, 전세자금대출을 합친 총 금액에서 5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로 취급한 대출의 비중을 장기·고정대출 목표 비중으로 산정한다.
그러나 전세자금 대출은 대출기간이 2년, 중도금·이주비 대출은 대출기간이 2∼3년 정도로 짧고 대부분 변동금리여서 전체 '분모'에는 포함되지만 대출 목표 비중을 따지는 '분자'에는 포함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중도금·이주비·전세자금 대출액은 총 66조5천억원으로 주택 관련 대출의 18.7%에 달한다.
실제 중도금 대출 취급 실적이 높은 한 대형 은행의 경우 대출구조개선 지침이 발표된 지난 2월 말 이후 금리가 소폭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까지 연 3%대 중반(3.5∼3.6%)였던 대출이자가 지침 발표 후 3.7%대로 오른 것이다.
대출을 줄이기 위해 은근슬쩍 금리를 인상하는 꼼수를 쓰는 것이다.
이 은행 본점 담당자는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종전에 단기·변동금리 대출이 많았던 은행은 대출비중 축소를 위해 금리를 조금씩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영업점 평균 대출 금리가 종전보다 0.1∼0.15%포인트가량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중도금·이주비 대출, 전세자금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일부 대형 은행들은 올해 들어 정책적으로 중도금·이주비와 전세자금 대출 규모를 줄였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모두 이번 지침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어 금융당국에 제도개선을 건의한 상태"라며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기 위해 중도금·전세대출에 대해 우대금리를 적용해주지 않는 방법으로 실질 금리를 올리고, 저렴한 대출 상품을 팔지 않는다면 결국 고객들에게 손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이런 주장이 고정·장기대출을 늘리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며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금융당국은 "과거에도 중도금 대출 등을 포함해 대출비중을 산정했다"며 "변동금리는 이자가 오르면 가계 부담이 커지므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광주·전남 1월 수신 감소···대출 중심 여신↑ 한국은행 광주·전남지역 금융기관의 1월 수신은 감소한 반면 대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여신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수신은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유치하는 영업활동이며, 여신은 기업체 등에 대출·보증·투자 등 신용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28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2024년 1월 광주·전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금융기관 수신은 전월대비 감소(+1조2천824억원→ -1조9천531억원)했다.예금은행 수신은 연말에 일시 유입된 법인자금 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감소(+1천202억원→ -1조 5천597억원)로 전환됐다.비은행예금취급기관 수신은 상호금융, 신탁회사 등을 중심으로 감소(+1조 1천622억원 → -3천934억원)했다.같은 기간 금융기관 여신은 지난달보다 증가폭이 확대(+2천237억원→ +3천200억원)됐다.예금은행 여신은 기업대출(-139억원 → +180억원)과 가계대출(+622억원 → +3천357억원)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여신은 감소(+712억원→ -749억원)했다.상호금융(+1천725억원→ +435억원)의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신용협동조합(+271억원→ -541억원) 여신이 감소 전환됐으며 새마을금고(-1천86억원→ -1천206억원) 감소폭이 확대됐다.기업대출(+1천185억원→ +2천126억원)은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가계대출(-196억원 → -2천540억원)은 감소폭이 커졌다.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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