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활성화·노후생활 불안 해소
내년부터 시행…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나눔 기대
기부자 대한 대폭적 세금 삭감 등 활성화 정책 시급
재산을 기부하면 노후에 생계의 어려움을 겪게 됐을 때 본인이나 유족에게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기부연금제’가 도입된다. 일명 가수 '김장훈법'으로 불리는 기부연금제는 기부 활성화와 노후생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9일 국회에서 ‘나눔 활성화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본인의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기부액의 30~50%를 노후 연금으로 주는 기부연금제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 내년부터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 기부연금제도 추진
최근에 기부를 많이 한 사람들을 ‘명예기부자’로 선정해 나중에 어려움을 겪게 됐을 때 국가에서 생활을 보장하는 ‘기부연금제도’ 제정이 추진된다.
앙리 뒤낭은 재산과 정열을 모두 쏟아 1863년 국제적십자를 창설했으나 알제리에서 운영하던 섬유업체가 도산하는 바람에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적십자 조직에서도 내분이 일어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후 연금을 받아 연명하는 생활보호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1901년 첫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1910년 스위스 하이덴에서 초라하게 죽음을 맞았다.
구상 시인은 20년 넘은 낡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에 적지 않은 기부금을 냈다. 1999년 5천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2003년엔 막바지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집 판 돈 2억원을 내놨다. 절친한 친구 이중섭이 그려준 그림을 팔아 마련한 돈도 몽땅 경북 칠곡의 한 양로원에 건넸다.
위와 같이 남에게 선행와 기부를 베풀었던 기부자가 노후에 어려운 생활하는 자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김장훈 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이 법은 지난 10년간 100억원 넘게 기부하면서도 자신은 월셋집에서 살고 있는 가수 김장훈 씨 이름을 따서 '김장훈법'으로도 불린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기부연금제도는 기부자가 본인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본인 또는 배우자가 사망 시까지 매월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되 연금수령액은 기부액의 30~5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수탁자는 기부자의 연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기부금을 신중하게 운용해야 한다. 당정은 기부연금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신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공익신탁 설립을 용이하게 하는 한편 공익신탁위원회를 설치해 관리·감독을 일원화하는 공익신탁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기부자의 뜻과 달리 수탁자 마음대로 기부금이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두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정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꾸준히 확대되고, 소득공제한도를 초과한 기부금에 대한 이월공제기간도 늘어나는 등 세제지원이 강화됐다.
당정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향후 소득공제한도를 초과한 법정기부금에 대한 이월공제기간을 지정기부금과 동일하게 1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연금 상한선은 독일의 경우 30%, 미국은 50%이내에서 기부자가 사망할 때까지 생활비를 준다. 미국은 2009년 기준 기부연금수령자가 8천200여명에 달하고, 기부금 비중은 GDP 대비 2.2%나 된다.
■ 나눔의 기부 천사들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움직임에 상당한 자극을 준 것으로 알려진 가수 김장훈씨는 생활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과 보육원 등에 매월 1천500만원을 10여년간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총 기부액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현재 서울 마포구의 월세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연예인 중에 기부를 많이 한 사람은 가수 박상민, 방송 진행자 김제동, 가수 조용필, 배우 배용준, 가수 장나라, 배우 문근영씨 등이 꼽힌다.
박상민씨는 청각장애인들의 달팽이관 이식을 돕는 단체 ‘사랑의 달팽이관’에서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소아 암환자와 독거 노인 등을 위한 자선 공연을 70여회 열어 수익금을 관련 단체들에 기부했다. 그의 기부액은 지금까지 40억원을 넘는다.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두 딸을 입양해 키우면서 소아 암환자와 난민 어린이 등을 돕는 사업에 앞장서 왔으며, 매년 출연료와 상금으로 받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돈을 자선단체와 구호기구에 고스란히 기부하고 있다.
김제동씨는 결손가정 출신 학생 등에게 꾸준히 장학금을 기부하고 기금을 출연해 저소득 가정 아동들을 위한 아동 캠프를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40억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놨다.
조용필씨는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열고 2004년 심장재단에 20억원을 내놓는 등 꾸준히 자선 기부를 해 왔다.
배용준씨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곳곳에 지진·해일 등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이재민을 돕는 활동에 20여억원을 썼다.
장나라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모금하거나 기부해 북한과 국내외에 전달한 현물과 현금이 130억원에 이르며, 문근영씨는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해 200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0주년 기부자 통계에서 액수 기준 개인 기부자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스포츠 스타들도 기부를 통해 사회에 모범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형편이 어려운 후배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과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해 지금까지 2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세계적 골프 스타 최경주씨는‘최경주 재단’을 설립해 국내외 재해 구호와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야구선수 박찬호, 축구스타 홍명보씨 등도 장학재단을 설립해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9월 김우수 씨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러운 아이들을 후원하던 기부천사 배달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을 하면서 한 달에 70만원의 월급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부터 매달 5~10만원씩 쪼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자신은 고시원에서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 ‘김장훈법’추진의 논란
기부연금제도가 마련되면 기부자가 마음 놓고 기부할 수 있어 기부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부가 활성화가 안 된 주된 이유 중하나로 기부자에 대한 신분보장의 미흡이라고 보고 있다.
주식 기부한 경우에 과다한 세금부과로 인하여 오히려 후유증이 더 심했고 나중에는 기부자의 생활비부족으로 인해 빈궁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기부연금제는 기부자에 대한 신분보장과 노후생활에 대한 보장은 마음 놓고 기부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나눔과 상생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포스코는 본사와 계열사 부장급 임직원 830명이 10월 급여부터 매달 기본 급여의 1%를 기부하는 운동에 참여키로 했다. 기본 급여의 1%를 기부하면 연간 8억7000만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기부금을 매달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위탁해 다문화 가족 자녀들을 위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과 공공시설 및 복지시설 건축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현대중공업가의 1조 가까운 사회복지사업에 기부한 것은 우리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 각 기업과 단체에 나눔 문화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 활동에서 얻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시킨다는 것으로 나눔, 상생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기부연금제도는 우리사회가 진정한 복지국가로 접어들어 부의 상류층과 하류층이 같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기부연금제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연예인 직업을 가진 만큼 이 법안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많은 유명인이 거액을 기부하는 모범을 보여 왔고, 이들의 상당수는 젊은 시절 한때 벌어놓은 돈으로 먹고사는 유형의 직업을 가진 만큼 이 법안의 수혜자가 될 개연성도 있다. 재산가들이 일부러 기부를 한 후 노후를 보장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막상 기부에 나서려면 주저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노후생활 걱정이나 현재 기업 운영의 장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적 보완으로 이런 불안을 씻어주는 게 시급하다. 특히 연말연시 사진 찍고 생색내는 기업의 기부 행태는 시정해야 하며, 사상 최대 이익을 남겼는데도 기부는 오히려 줄었다는 통계는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를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부자가 노후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기부자에 대한 대폭적인 세금 삭감과 기부자의 소득공제를 통한 기부문화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기부는 기부자와 기부 받는 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바탕 있어야 한다. 서강고 수석교사 봉병탁
<학생글>
기부문화 확산 촉매제 되길
진흥고 2년 김형완#그림1오른쪽#
우리나라의 인색한 기부문화의 해결을 위해 국가에서 '기부연금제'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김장훈법' 이라고도 하며, 기부연금은 본인의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본인이나 배우자 사망 시까지 매월 100만∼200만원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금수령액은 기부액의 30∼50% 범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몇몇 기부자들은, 자신의 생계와 맞바꿔서라도 기부를 하지만, 정작 이들의 노후는 기부받기는 커녕 초라하고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번 '기부연금제' 을 제정함으로써 기부자들이 마음 놓고 기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기부문화 확산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반가운 법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 기부금 총액을 보면 2009년에 9조 6천억원, 자원봉사자 86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개인기부가 적은 편이다.
상류층에서는 거액의 기부를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지만 소액으로 기부해온 기부자들에게도 기부 후 기부연금보장이 되었으면 한다. 기부를 하고 싶어도 노후생활에 대한 걱정 때문에 기부가 활성화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부를 할 때는 연금을 받을 목적으로 기부를 하지는 않겠지만 상황에 따라 노후 생활이 어려운 점이 발생하였다면 국가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기부는 금액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조그만 기부라도 위선적인 기부를 위함보다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진정한 기부를 위한 법률로 개정되어야한다.
그리고, 기부를 가로막는 관련 세법과 제도까지 바꿔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기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떨쳐내고 아름다운 기부를 행하는 현대인들의 노력 또한 절실하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 못지않은 좋은 기부문화가 정착될 수 있길 바란다.
<생각나무>
1. 10년간 100억 원이 넘게 기부한 가수 김장훈 씨 이름을 딴 일명 김장훈법 ‘기부연금제도’가 추진되고 있다. 이 제도는 어떤 제도 인지 정리해 보세요.
2. 적십자사 창설자 앙리 뒤낭같이 기부를 많이 했지만 노후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부자 사례를 찾아보자.
3. 최근 통계를 보면 미국의 기부액 국민 총생산(GDP)비중이 2.2%를 차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약 0.5%를 나타내고 있다. 기부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신문을 이용하여 홍보물을 만들어 보세요.
4. 기부연금제도에 대한 긍정적 견해와 부정적 견해가 있다. 기부연금제도 추진에 대해 긍정적 견해와 부정적 견해로 나누어 자신의 생각을 써보세요.
5. ‘김장훈법’ 제정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 기부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과 함께 국가가 주도하는 고액기부자 관리와 보상 방식에 부정적 견해도 있다. 김장훈법 제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써 보자.
6. 기부를 통해 아름다운 나눔과 상생을 실천하는 내용의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여 기부자에게 보내는 편지의 글을 써보세요.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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