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노후가 만든 1천원의 망상
연금복권·월지급식…'전 국민이 몰린다' 판매 급등
사행심 조장 우려·공익사업 자금 조달 기능 공존
최근 복권판매점에는 한번 당첨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며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연금 복권이 매주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올해 복권 판매량이 당초 한도액(2조8천46억원)을 1천억원 이상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권은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한도액을 초과했을 때 그 금액만큼 다음해 판매 한도액에서 삭감하는 등의 징벌 조항이 있다. 올해 복권 판매액이 한도액을 1천억원 이상 초과한 2조9천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복권 제도
복권은 일정한 사행심을 전제로 국민에게 건전한 오락기능을 제공하고 복권판매에 따른 재원으로 공익적 사업을 활용해 국민복리 증진을 기여하는 제도이다. 개념적으로는 '다수인으로부터 금전을 모아 추첨 등의 방법에 의하여 결정된 당첨자에게 당첨금을 지급하기 위한 표'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복권의 종류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고 많은 종류의 복권이 있으나 크게 추첨식 인쇄복권, 즉석식 인쇄복권, 온라인복권, 비디오 복권 등 네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복권의 공익적 성격으로 인해 복권의 발행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인가형태인 민간위탁사업 체계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다수기관의 복권사업 추진에 따른 비효율성, 수익금 배분의 법적 근거미비 등에 따라 2004년 ‘복권 및 복권기금법’을 제정하고 복권발행기관을 국무총리 산하의 복권위원회로 일원화했다. 복권위원회에서는 1인당 복권판매 금액 제한, 광고 사전 승인, 온라인복권 이월횟수 제한 등 과도한 사행성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법제화했다.
연금복권과 로또의 판매량이 늘면서 올해 복권 판매 한도액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로또, 연금복권 등 12종의 복권은 경마 등과 함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관리를 받고 있다. 사감위는 사행심 확산을 막기 위해 복권, 경마 등의 연간 판매 한도액을 정해놓고 이를 어길 경우 징벌조항을 두고 있다.
징벌조항은 한도액을 넘긴 액수만큼 다음해 한도액에서 차감하거나 부담금을 증액하는 것이다. 만약 사감위에서 징벌조항 이행을 권고할 경우 내년에 12종의 복권 중 일부를 폐지하거나 연금복권의 발행량을 줄여야 한다.
복권위원회는 사감위에 내년 복권 매출 규모를 통상적인 증가액보다 더 늘려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사감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행산업 판매 한도는 통상적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복권한도를 늘리면 경마, 카지노 등 다른 산행산업 분야의 한도를 줄여야 한다. 올해 사행산업 판매 한도는 17조8천억원이고 이 중 경마가 8조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복권(2조8046억원) 등이다.
■ 연금복권 520
수십억원의 당첨금을 자랑하며 인생역전을 할 수 있다던 로또복권이 복수의 당첨자들이 나오면서 당첨금이 예전만 못하다 보니 복권의 열기도 사그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연금복권이 큰 인기를 끌면서 복권 열풍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복권업계 관계자들은 복권 소비자들이 당첨확률이 낮고 단순히 숫자 6개를 맞추는 로또에 식상함을 느끼면서 그 열기가 시들해졌다. 그러나 연금복권 출시로 복권의 열풍이 불고 있다.
연금복권은 지난 7월 1일 첫 발행 당시 온라인 판매 사흘 만에 29만 장을 팔아치운 데 이어 10월 첫째 주 14회차까지 8천820만 장이 모두 매진되었다. 연금복권이 인기 있는 이유는 연금복권 1등에 당첨될 경우 당첨금 12억원을 500만원 씩 240개월 동안 받는 수령 방식이 고령화 사회 노령화를 대비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등 당첨확률이 로또의 두 배고, 세금도 일반 복권당첨금의 33% 보다 낮은 22%라는 점과 당첨자가 사망해도 상속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보고 있다.
거액의 당첨금 때문에 가정불화나 범죄에 휘말리는 등의 부작용을 막고 안정적으로 당첨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로또복권과의 가장 큰 차이다. 또 1등 연금복권의 당첨확률은 315만분의 1로 기존 로또복권 당첨률 814만분의 1보다 높다.
연금 복권 주요 구매층인 40~50대 남성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와 여성들까지 구매에 나서 매회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연금복권의 이와 같은 인기는 다른 복권에 대한 관심도 높여 전체 복권 판매량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800억 원 늘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연금형 복권은 거액의 당첨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 발생하는 생활파탄, 가족해체 등의 폐해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유도하며 복권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행행위라는 사회인식을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복권을 사는 사회
이번 연금복권이 출시되면서 어느 구매자는 “로또는 마치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 같지만 연금복권은 노후 대비용으로 투자를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물가는 오르고 주가는 떨어지고 믿을 건 복권뿐이라는 허상으로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복권 판매가 크게 늘고 있어 복권이 많이 팔린다고 반가워할 상황은 아니다.
복권 하나로 평범한 샐러리맨이 평생 받는 월급보다 많은 수십억원의 당첨금을 받는다면 한창 미래를 설계할 젊은이들이 일확천금 복권으로 인생역전을 기대하고 1주일동안 추첨만 기다리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면 우리 사회는 어찌될까?
복권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으나 복권기금은 서민주거안정, 저소득 소외계층과 국가 유공자 지원, 재해재난, 문화예술 진흥 등 균형발전에 공헌하며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도 있다. 복권은 국민의 건전한 놀이문화 형성과 국가적 공익사업에 대한 자금조달방법 중 하나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03~2010년 조성된 복권기금은 9조574억원으로 우리나라의 기금조성 비율은 판매액 대비 42%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기금 중 35%는 예전 복권을 발행했던 기관들에 일정비율씩 나눠져 각자의 공익사업에 사용된다. 나머지 65%는 복권위원회가 정한 공익사업에 쓰이는데 작년의 경우 서민 주거안정·소외계층 복지·문화예술 진흥 사업 등에 6천600억원 이상 지원됐다. 정부가 '복권은 곧 기부'라고 홍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복권의 역사
오늘날 복권은 전세계적으로 100여개 국가에서 발행하고 복권의 시초는 로또로 기록된다. 1530년대 이탈리아의 피렌체 지방에서 나왔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 각지에서 발행되기 시작되어 미국에선 19세기 잠시 금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공황 때 공공사업 자금 조달 목적으로 부활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복권은 1948년 런던올림픽 참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발행된 ‘올림픽후원권’이다. 1장당 100원씩 140만장이 발행돼 21명이 1등 당첨금 100만원씩을 지급했다.
이후 복권은 특정 목적을 위해 한시 발행되었다. 1949~50년 이재민 구호자금을 위해 발행된 ‘후생복표’, 1956년부터 나온 ‘애국복권’, ‘산업박람회 복표’, ‘무역박람회 복표’ 등이 뒤를 이었다.
1969년 나온 주택복권이 정기적 복권으로 복권의 시초다. 2006년 로또에 밀려 사라질 때까지 오랜 기간 서민들 내 집 마련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90년 등장한 즉석복권도 인기를 끌면서 95년에는 전체 시장의 66%를 점유했다. 복권의 인기가 높아지자 정부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자체 복권을 발행하면서 2001년에는 8개 부처 18개 복권 가운데 65%가 판매도 되지 않고 폐기됐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약350년의 복권발행 역사를 가진 일본을 비롯해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복권을 발행하고 있으며 복권수익금은 대부분 정부재정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강고등학교 수석교사 봉병탁
<학생글>
미래 투자는 우리의 노력
서강고 1학년 주찬양#그림1오른쪽#
다수의 당첨자로 인해 잠잠해지는 듯 했던 복권 열풍이 최근 연금 복권의 큰 인기로 인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복권들의 판매액인 복권기금은 사회의 균형 발전에 공헌하며,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연금 복권은 거액을 일시금으로 받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생활 파탄, 가족 해체 등의 폐해를 줄이는 기능도 있다.
그러나 복권의 판매 증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현재처럼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
요즈음 연금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보면 복권 주요 고객층인 40~50대 남성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와 여성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 평생 받는 월급보다 많은 복권 당첨금을 받는다면 누군들 욕심나지 않을까마는 한창 미래를 설계하며 열심히 살아갈 젊은 사람들까지도 인생역전을 기대하고 1주일 동안 추첨만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면 이것은 심각한 병에 걸린 사회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사회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서민들이 허황된 꿈이라고 꾸려고 하는 것이 연금복권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연금 복권도 확률이 낮은 복권일 뿐인데 노후에 대한 투자의 하나처럼 생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한 방의 인생역전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요행이 아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꿈을 위해 미래를 설계하고, 땀 흘리며 노력하여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우리 청소년들이 앞장서야겠다.
<생각나무>
1. 우리나라의 복권의 역사와 발행 복권 종류(추첨식복권, 즉석식복권, 온라인복권, 비디오복권)를 정리해 보세요.
2. 한방을 기대하고 복권을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젊은 청소년들의 노동에 대한 소중함 보다는 한방 심리를 줄 수 있고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복권의 공익적 역할과 사행성 조장 문제에 자신의 의견을 써보세요.
3. 거액의 복권 당첨과 동시에 직장을 떠났던 40대 영국 여성이 2년 만에 직장에 복직했다고 한다. 경제적 부는 생겼지만 직장을 그만둔 뒤 갑작스럽게 변한 삶이 전혀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이 복권에 당첨되었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과 당첨금을 어디에 사용하겠는지 적어보세요.
4. 캐나다에서는 1000만달러(110억원) 상당의 로또에 당첨되어 인생역전의 꿈을 이룬 ‘행운의 사나이’가 불과 몇 년만에 상금으로 받은 돈을 모두 날리고 결국에는 자살로써 인생을 마감한 보도기사가 있었다. 거액의 복권 당첨자들의 아름다운 보도기사와 불행을 보도한 기사를 스크랩해 정리하여보세요.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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