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말 현혹… 신용불량자 전락
'마이너스 고용' 현실화 미래 대한 불안감 확산
사회적 안정망·시스템 가치 등 공정 배분 돼야
요즘 각종 매체에서 '다단계에 빠진 대학생'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서울 전역으로 보면 약 1만명 정도의 대학생들이 다단계에 빠져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의 대학생 수를 약 100만명으로 상정한다면 학생 100명 당 1명은 다단계에 빠져있는 셈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2일 "불법 다단계 업체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하고, 연내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 참석, "지난 5월부터 거마대학생 관련, 경찰과 합동 단속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거마대학생이란 서울 송파구 거여동, 마천동 주변의 다단계업체의 유혹에 빠진 대학재학생 및 졸업생을 뜻한다.
■ 합법화된 다단계 판매
전통적인 유통망인 도소매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판매원이 되어 연쇄적인 소개로 시장을 넓혀가는 판매방식으로 한때 피라미드 판매로 오인되어 편법유통의 상징처럼 생각되었으나 1995년 7월 정부가 방문판매법을 개정한 이래 미래의 유통방식을 이끌어갈 무점포판매의 꽃으로 부상했다.
다단계판매의 기본구조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이 동시에 판매조직원이 되고 자신이 판매한 판매가액 및 자기아래 판매조직의 판매가액에 따라 일정률의 보상금을 보장받으며 예하조직이 일정이상 확대되면 승진이 됨으로써 다시 제품 판매와 유통망을 확대, 계속적인 상품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광고비, 물류비 등에서 절약한 수익을 소비자이자 판매원인 회원에게 돌리고 회사의 기술개발비로 쓴다는 것이 강점이다.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개발되었지만 일반 비즈니스와는 달리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는 ‘소개판매’, ‘조직판매’, ‘네트워크 마케팅’, ‘소비참가형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며 유망한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유통시장의 전면 개방과 함께 다단계판매가 합법화되었다.
■ 학생들의 판매 유혹
경기 침체와 더불어 사상 최대의 취업난이 대학가에 몰아닥치면서 대학생들은 이른바 ‘취업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우려했던 ‘마이너스 고용’이 현실화되어 실직하는 남편들이 늘어나면서 부업거리를 찾는 대학생, 주부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쉽게 눈 돌리게 하는 것이 다단계 판매이다. 빨리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메시지에 그만 솔깃해 대학생과 고학력 주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다단계 판매는 전통적인 유통망인 도매나 소매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바로 판매원이 되어 상품이나 용역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무점포 또는 점조직 판매의 한 형태로 판매업체에서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각 단계의 판매업자에게 일정한 이윤을 제공해주는 판매방식이어서 부업을 찾는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고 있다. 새로운 유통방식이라고 소개된 다단계 판매는 구조적 모순이나 경제적인 요인으로 폐해가 나타나면서 그 피해자들이 엄청난 부채에 의해 자살을 한다거나 절친한 친구가 살인을 저지르는 일이 비일비재 하는 등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다단계 업체의 유혹은 가난 때문이다. 가난한 지방대 출신에게 졸업 후 취업을 못했거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휴학한 후에 아르바이트의 한 형태로 주변의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들이 서울 강남권에 있는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취업할 수 있다고 달콤한 말로 끊임없는 설득을 하면 자신에게도 길이 열릴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언제나 돈이 궁핍한 생활패턴을 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생활습관이나 정신상태와 관련된 문제라기보다는 물질 지향적 사회시스템, 가치 체계 전반이 개인을 지배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본다.
소위 ‘돈 내고 돈 먹는’ 사회에서 그들의 미래는 사회적, 정책적 수단을 통해서 최소한 수준조차도 전혀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대학생들 대부분은 졸업과 동시에 실업의 늪에 빠지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불안정하고 자존감을 주지 못하는 일자리에 삶의 기탁해야할 형편이다.
그리고 중요하게는 우리 사회의 미성숙한 개인 주체 때문으론 본다. 가족이나 지역 공동체가 무너진 뒤 성숙한 개인주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들이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집단이라는 권위에 의존해 매몰되는 현상의 하나가 한국사회의 다단계의 폭발적 번창을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기까지 입시로 부터 자유롭게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정신적 모색의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여 늘 외롭고 그래서 소속감을 원하는지 모른다. 결국 한국의 대학생들은 궁핍한 주머니,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외로움 이라는 세 가지 이유에서 다단계에 빠져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 다단계 피라미드의 피해
우리나라에서 전국의 총 취업자 수를 2천300만 여명중 360만 여명 정도가 다단계 종사자로 추정되고 있다. 법망을 피해가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 불법 다단계를 단속하기에는 현재의 수사방식이나 구조로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변칙적이고 교묘한 다단계 수법에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는 현실에 현실적인 법망과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법 다단계 피라미드 업체들은 현행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의 허점을 악용하여 방문판매업체로 등록하고 변종 유사 다단계 판매로 변칙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에는 각종 규제와 책임이 뒤따르기에 불법다단계 업체나 유사업체들이 손쉬운 ‘방문판매업체’로 등록하여 법망과 규제를 피해가고 있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자는 많아도 처벌자가 뚜렷하지 않고 그 처벌 수위가 매우 낮은 현실로 다단계 판매에 연루되어 피해를 보는 대상은 젊은 대학생이나 서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당찬 포부와 의욕으로 출발하지만 서서히 실망감에 빠져 나오고 싶어도 서로 감시와 늘어난 빚으로 자유롭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나온다 해도 신용불량으로 인한 어려움과 인간관계의 파탄을 초래하여 사회생활이 어렵게 된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져야하는 젊은이들의 꿈을 송두리채 갉아 먹는 이 같은 불법 다단계업체들이 끼치는 그 해악이 클 수 도 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는다는 불법다단계 업체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큰 손해를 보고 신용불량자로 전락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안타깝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몇 푼이라도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나선 젊은이들을 이들 악덕 업체들이 젊은이들을 빚의 나락으로 빠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단계가 지배하는 한국 대학 사회의 모습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다. 해결을 위한 처방은 단순하다. 지금보다 학비는 훨씬 싸져야 한다. 반값등록금은 그래서 나온 주장이다. 생존경쟁은 완화되어야하고, 이는 복지의 강화만이 유일한 방책이다.
사회적 안정망과 재교육 시스템이 갖춰지고, 사회적 가치가 공정하게 분배된다면 대학가 다단계 문제는 더 약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빛고을고 교사 이희영
<학생글>
젊은이들의 씁쓸한 자화상
첨단고 2학년 오승현 #그림1오른쪽#
신문과 언론을 통해 다단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불법다단계의 주요 서식지인 서울 송파, 거여, 마천동일대에 유일한 대학이 있는데 일명 ‘거마대’라 한단다. 불법다단계에서 일하는 학생들을 거마대학생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는다는 불법다단계 업체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다단계의 늪에 빠진 학생들은 주변에서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받아서 영업을 하다가 결국 큰 손해를 보고 신용불량자로 전락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안타깝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몇 푼이라도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나선 젊은이들을 이들 악덕 업체들이 젊은이들을 빚의 나락으로 빠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단계 피해의 무서운 점은 젊은 학생들에게 치유하기 힘든 엄청난 상처를 입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인간관계의 단절로 주변에 친구나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는 경기침제로 청년 취업난 시기를 맞아 더욱 극성을 부리면서 그 피해자 또한 급증하고 있어 정부당국의 대대적인 수사가 불가피한 현실이다.
더욱 문제는 이 같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그 규모조차 가늠이 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20대에게 불법다단계는 취업이나 일확천금을 짧은 시간에 벌수 있는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내일의 씁쓸한 자화상 같아 마음이 아프다.
<생각나무>
1. 불법 다단계로 피해를 본 ‘거마 대학생’을 돕는 일에 기업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참여 기업이 소개한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기업이 참여 동기를 적어보세요.
2.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학생 다단계판매 피해예방 요령을 발표했다. 다단계판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어떤 예방이 필요한지 적어보세요.
3. 한국에 대학생들이 다단계 판매에 빠져드는 이유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800 이내로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세요.
4. 날로 높아져만 가는 청년 실업 속에 대학가에서는 취업난과 관련된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취업난과 관련된 신조어(삼포세대, 거마대학생, 등골탑, 청년실신, 생활스터디, 알부자족 등)의미를 정리하여 보세요.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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