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수 소목장 "힘들지만… 수천년 이어온 전통 지키겠다"
22일부터 한달간 광주문화예술회관서 전시…30여 작품 선봬
14세 때 서울서 기술 배워 40여년째 장인 외길
올해 전남도 무형문화재 지정 추진…작품 매진
입력시간 : 2019. 02.11. 00:00


담양에서 40년째 소목장을 연구하며 제작해 온 김생수씨가 기해년를 맞아 광주문화예술회관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srb.co.kr
"최근 경기 사정이 좋지 않아 작업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하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전통을 이어갈까라는 생각을 하면 차마 나무에서 손을 떼고 작업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조용히 전통의 맥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에 다양한 지원 등 활동이 뒷받침 됐으면 좋겠습니다." 담양에서 조선후기부터 20세기 초반 목제 민속 유물 뿐만 아니라 전통 목가구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생수(66) 소목장. 그는 어릴 적 먹고 살기 힘들어 14살 때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가구 등 목공예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올해로 40여년째 이조가구 제작 등 작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의 손꼽히는 명인이다.

지난 2007년 담양군 지정 향토무형문화유산 제3호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작품 활동도 다양하게 펼쳤다. 그는 1999년 옥과미술관 기획 초대전을 시작으로 2001년 광주·전남 목조형 창립전, 2002년 한국공예대전, 2005년 광주·전남 목조형 협회전, 2006년 광주MBC 초대 전국 명인명품전 등을 진행했다. 전남대박물관과 광주민속박물관 등지에서 복원 작업 활동도 펼쳤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그는 지난 2002년 제1회 전국 다례문화 큰 잔치 다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전통 가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현대가구 등 일반 가구를 하다 1971년께부터 전통을 이어야겠다는 생각에 전통가구 작업을 본격 시작했다.

전통 가구도 특정 지역만의 기술이 아닌 전라도와 경기도, 경상도 등 전국 8도의 가구 기술을 두루 섭렵했다.

전통 가구는 해당 지역별로 크기와 장식 등 모양이 모두 다르다. 남도 가구의 경우에는 문목을 귀하게 여겨 문목판 가장자리에 회장 기법을 넣거나 상감 기법으로 무늬를 덧붙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가구 종류도 다양하다. 그는 2층장과 3층장, 머릿장, 반다지, 돈궤, 전주장, 겨자상, 선비상, 장롱 등 과거 사랑방에 놓인 가구를 만든다.

나무도 국내에서 생산된 먹감나무와 은행나무, 느티나무, 오동나무 등 국산나무만 사용한다. 나무 자체의 재질과 향을 되살리려는 남도 가구의 미감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못은 절대 쓰지 않고 장식은 최대한 줄여 사용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서는 균형감이 잘 잡힌 아름다운 자태, 간결하고 곡선미가 함축돼 자연미를 이끌어 내는 손끝에 나타나는 나무의 대칭미와 단순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통 가구 이음새를 잇는 장석 역시 직접 만든다.

나무를 고르고 재단해서 장식하고 도장(옻칠)까지 하는 사람은 전국에서 몇 안된다. 지역에서는 김 소목장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전통 이조가구 방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가구의 기능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디자인, 자재 등 모든 면에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나무 하나하나를 깎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목가구 하나를 만드는데 보통 2주 정도가 소요된다.

최근에는 오는 22일부터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초대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쉴 틈 없이 작품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라도 지역 전통 가구 등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목장 김생수 씨 작품


4~5년만에 진행하는 초대전인 만큼 기대감도 크다.

그는 "최근 전통가구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 전시회도 자주 갖지 못했는데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초대전을 갖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전시를 기회로 전통의 얼이 담겨 있는 전통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담양에서 전통 가구 박물관을 만드는 남다른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동안 이어온 전통 이조가구 작품 뿐만 아니라 전국 8도 가구의 각 시기와 지역별 특징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가구 박물관을 통해 우리 전통 가구를 후대에 알리고 전통을 이어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하지만 고민이 많다.

현재까지는 그런대로 전통을 이어왔지만 앞으로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그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갈수록 사라져 안타깝다"며 "전통의 맥을 잇고자 아들에게도 지난 10여년간 전통 가구의 모든 기법과 기술을 전수했지만 현재는 홀로 남아 작업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가끔 힘이 들 때면 이제는 정말 전통을 접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단 한 명이라도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남다른 소명감과 자부심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인들에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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