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미디어가 추천하는 광주 맛집-광주 남구 진월동 시골집추어탕
20년 손맛 치계미 한상, 추어탕과 김치보쌈을 먹자
입력시간 : 2018. 11.09. 00:00


뼈째 갈아서 국물이 보기에 따라

거무스름하기도 하다. 추어는 간과 쓸개 등

주요 부속을 따로 제거하지 않고 삶은 후

갈아서 끓이기 때문에 맛이 씁쓸하다.

추어탕을 먹어본 사람을 알겠지만,

씁쓸하면서 구수한 그 맛이 킬링 포인트다.

여기에 송송 썬 매운 청양고추만 첨가하면

추어탕을 맛보기 위한 준비는 끝난 셈이다.

김치보쌈의 제법 두툼한 수육은 살코기와

비계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야들야들 잘 삶아졌다. 그 옆으론

맛깔스러운 김치가 함께한다.

잘 삶아진 수육 한 점에 생김치 한 조각.

우리는 이 맛을 알기에 김장 날을

손꼽아 기다릴지 모른다.

입동(立冬)은 1년 중 겨울이 시작되는 날을 일컫는다. 입동부터는 물이 얼기 시작하고,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땅속으로 들어가며, 사람들은 겨울 채비를 시작하는 시기다. 한파가 찾아 오기 전인 입동 시기에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어야 한다.

그런 입동에 내려오는 풍습이 있었으니, 바로 '치계미(雉鷄米)'다. 입동, 동지, 섣달그믐날에 어르신들께 음식 한 상을 대접하는 것을 말한다. 본래 의미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 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는데, 어르신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한다. 생활이 곤궁한 사람들은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대접하기도 했단다.

<매장전경>

남구 진월동에 가면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추어탕을 끓여온 '시골집추어탕'이 있다. 우선 이름이 한몫 한다. 옛날 시골집에서 먹었던 추어탕의 맛이 날 것 같다.

교통요건이 그리 편한 편이 아님에도 여태껏 손님들이 꾸준하게 찾아오는 것을 볼 때, 먹어보지 않아도 그 맛에 더욱 신뢰가 간다.

이 집은 들어서면 맛에 대한 확신이 더 확고해진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많고, 해장을 하러 왔다 반주를 즐기는 아버지들도 많다. 어머니들 모임도 많고 부모님 모시고 온 자식들도 있다.

맛으론, 특히 한식으로 일가견 있는 어르신들이 이 집의 맛을 검증해줬다는 증거다.

김치보쌈


메뉴판의 메뉴는 추어탕과 김치보쌈 단 두 가지. 그렇기에 회전율이 빠르다. 특히 점심에는 추어탕이 거의 100%기 때문에 거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나온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원산지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사시사철 메뉴인데 자연산의 공급은 사실상 어려울 터. 중국산 아니고 거짓 없이 국내산 양식만을 써도 감지덕지다.

<반찬>

추어탕이 나오기 전, 손이 마구가는 반찬이 깔린다. 추어탕엔 과하지 않게 이 정도가 딱 좋다.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오이무침과 삼삼하게 무쳐낸 콩나물은 이쪽저쪽에서 쉼 없이 추가 된다.

반찬


<추어탕>

보글보글 끓고 있는 추어탕은 입동의 향취가 듬뿍 담겨 있다. 입동 무렵의 미꾸라지들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는데, 그 때문인지 그 국물은 보기만 해도 상당히 되직하니 진하다.

이런 국물을 얻기 위해선 모든 과정에 정성이 필요하다. 맛을 좌우하는 해감부터 살이 연해지도록 인내심을 갖고 약 불에 익히는 과정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과정을 20년 가까이 반복하여 정점에 오른 국물 맛이라 할 수 있다.

<추어탕2>

추어탕은 뼈째 갈아서 국물이 보기에 따라 거무스름하기도 하다. 추어는 간과 쓸개 등 주요 부속을 따로 제거하지 않고 삶은 후 갈아서 끓이기 때문에 맛이 씁쓸하다. 추어탕을 먹어본 사람을 알겠지만, 씁쓸하면서 구수한 그 맛이 킬링 포인트다.

여기에 송송 썬 매운 청양고추만 첨가하면 추어탕을 맛보기 위한 준비는 끝난 셈이다. 매콤한 청양고추가 들어가야 구수한 맛 뒤끝에 칼칼한 맛이 따라온다.

<추어탕3 - 시래기 >

추어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래기이다. 시래기는 거칠진 않으면서도 씹는 맛이 좋아야 한다. 이 곳의 시래기는 부드럽게 씹히면서 살살 녹는다.

또, 시래기 사이사이로 잘 스며든 국물과 함께 먹으면 부드러운 고소함에 홀짝홀짝 잘 넘어간다.

<추어탕 - 밥>

적당히 건져먹고 밥을 만다. 밥 한 그릇 통째로 다 넣어 마는 것보다, 한두 숟가락씩 말아서 먹는 게 나의 식습관인데, 그게 더 맛있다. 국물이 퍽퍽해지지 않고 밥과 국물의 적절한 배합이 맛을 더 배가 된다.

<김치보쌈>

추어탕 한 그릇 담긴 기(국물) - 승(고추) - 전(시래기) - 결(밥)을 즐겼으니, 다음으로 시골집 추어탕의 또 다른 메뉴 김치보쌈을 즐겨본다. 입동 시기의 김장김치와 수육도 빠질 수 없는 메뉴다.

小(2인분)에 18,000원 정도로 가격도 착한 편이다. 김치보쌈의 제법 두툼한 수육은 살코기와 비계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야들야들 잘 삶아졌다. 그 옆으론 맛깔스러운 김치가 함께한다.

추어탕




<김치보쌈2>

잘 삶아진 수육 한 점에 생김치 한 조각. 우리는 이 맛을 알기에 김장 날을 손꼽아 기다릴지 모른다. 이제부터 오매불망 김장 날을 기다리지 않고, 시골집 추어탕을 찾으면 되겠다.

김치는 달지 않고, 무말랭이도 없다. 쌈무와 채소 같은 다른 쌈 재료는 더더욱 없다. 그렇지만 잘 삶아진 수육과 갓 버무린 김치만으로도 충분하다. 배가 부르는 수준을 넘어서 찢어질 듯하다. 보쌈을 필히 즐겨야 한다면 보쌈+반탕이 적절한 양이다.



따뜻한 어머니의 정성과 손맛이 가득 담긴 추어탕과 김치보쌈 한 상은 맛을 넘어선 보양과 힐링을 선사해주는 느낌이다.

겨울을 맞이하는 입동이 왔다. 눈 깜짝할 새 찾아올 한파를 견디기 위해 몸을 든든하게 할 시기다. 겨울을 대비하는 풍습에 따라, 어르신들께 인정받은 시골집추어탕에서 추어탕+김치보쌈으로 치계미 한 상을 즐겨보길 바란다.

김지애 사랑방미디어 jihio8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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