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좌절' '비혼' '딩크족'…광주의 해법은?

입력 2021.06.17. 19:35 주현정 기자
[내일설계 청년도시·아이키움 행복도시]
역량 강화·안정 일자리로 지역 자립
일경험·13통장 등 광주형 모델 안착
지수 ‘빨간불’ 불구 실질적 정책 평가
‘출산 아닌 출생’ 시민 인식개선 집중
생애주기별 지원에 일가정 균형까지
비혼·딩크족 한계, 공공성으로 극복

'결혼을, 출산을, 굳이 왜···'

'교육 수준도, 일자리 질도 보장되지 않아 결국 떠난다.'

인구절벽 시대, 청년소멸 시대 지방의 현주소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어느 시기 하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방증한다. 너무도 많은 n개의 좌절감은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지고 있다.

비혼주의(결혼을 하지 않음), 딩크족(의도적으로 아이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 데드크로스(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지는 현상) 가속화에 따른 인구 소멸, 'K자형 양극화'(자산·소득·임금·기업 실적 등 모든 분야의 급격한 양극화)로 인한 청년계층 박탈감 등 국가 차원의 사회적 문제도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일을 꿈 꿀 수 있는 청년도시,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를 꿈꾸는 광주시는 체감형, 실질적 정책으로 위기 극복을 꾀고 있다. 생애주기별, 지역 특색에 맞춘 정책모델을 발굴·실행하며 사회 분위기를 바꾸려는데 총력을 모으고 있다.

▲청년 삶 '꾸림' ▲영유아초등생 '키움' ▲가치 '키움' ▲일·생활 '즐김' 등을 목표로 공공영역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 내 거버넌스 문화도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청년이 바꾼·만든 '희망+'

145만 도시 광주의 청년(만19~39세·광주시 청년 조례 기준) 인구는 41만4천여명 수준. 인구 감소세 심화에 줄어드는 청년층은 이마저도 수도권 등으로 떠나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양질의 교육 여건과 일자리. 일찌감치 청년관련 정책들을 심도있게 다뤘던 광주시는 민선 7기 들어 이를 더욱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추진할 '청년정책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주거지원 ▲교육 역량강화 ▲복지·문화 등 청년들이 직접 시책을 심의·의결하는 정책조정위원회와 소통창구인 청년위원회 운영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경험 기회 제공, 구직활동 비용 및 교통비 지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 제공, 저임금 근로청년 금융정책 13통장 등의 사업은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는 지역 대표 청년 정책이다.


◆위기의 지역대학 '함께' 살리자

인구 감소에 따른 미충원 사태 심화 등의 여파로 생존 기로에 서 있는 광주지역 대학의 경쟁력 회복 프로젝트, 대학발전협력단도 눈길이다.

광주시와 지역 17개 대학, 시교육청, 시의회 등으로 구성된 대학발전협력단은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이후 실태 조사, 대학별 발전 방안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친환경자동차, 그린에너지, 문화콘텐츠 분야 등 광주는 물론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신(新)산업 인재 양성 특성화 교육과정을 구축해 지역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체질 대수술이다.

지역 대학을 살려 지역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전략산업 맞춤형 교육으로 질 높은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전국 유일 출생아수 증가

청년 계층 지원 못지 않게 출생부터 청소년까지의 관련 지원 정책도 촘촘하게 마련하고 있다.

인구절벽 문제가 위기를 넘어 현실이 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상황은 다소 호전되고 있는 이유도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 1분기 광주의 출생아수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했다. 이 시기 광주의 합계출산율은 0.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나 증가했다. 6년만의 '+'다.

그간 광주시는 출생률 하락으로 인구 감소는 물론 노동생산성 영향, 내수 시장 침체 등 지역 성장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둔화 요소가 심화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의 관련 대책을 집중 시행했다.

출생과 육아, 보육 등 전반에 걸친 인식개선을 위해 '출산' 대신 '출생'이라는 개념적 접근법을 기반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함께 키우며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세부 과제만도 28개에 이른다.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만들기'라는 공동 목표 아래 ▲24시간 긴급아이돌봄센터 운영 ▲입원아동돌봄서비스 실시 ▲돌봄서비스 기반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육아종합지원센터 기능확대 ▲실내놀이체험실 조성 ▲가족센터 설치 ▲아이키움 플랫폼 구축 등 촘촘한 생활거점 돌봄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쓰고 있다.

▲출생육아수당 지원 ▲임산부 육아휴직 업무대행 수당 지원 ▲청년가족사랑통장 ▲행복플러스 건강지원 ▲임산부 근로자 고용유지 지원 등 청년 출발지원과 일·생활 균형 환경조성도 신경쓰고 있는 부문이다.

출생 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주거부담 완화 대책 구상은 물론 최근 가족구성의 다양화에 따른 대책도 수립, 시행중이다. 4만7천여 세대로 가늠되는 지역 한부모가족 위한 양육·학습비 지원, 돌봄서비스 확대, 관련 시설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인구, 청년 관련 사실상 모든 지수가 '빨간불'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단숨에 인구, 청년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지역적 특색에 맞는 사업을 발굴, 실행하며 우리만의 모델을 찾고자 한다. 비혼·딩크, K자형 양극화 등의 한계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공공의 내실있는 정책 수행과 책임 강화, 지역 내 인식 개선이라는 기조를 갖고 내실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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