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에 新바람···안좌도 지키는 'MZ세대 5총사'

입력 2021.10.08. 19:13 나윤수 기자
[지역소멸시대]
목포 젊은이들 "섬살이 버킷리스트"
멸종된 앵무새 '스픽스' 이름딴 회사
3년째 동물 매개로 아이들 교육 진행
'주섬주섬'프로그램은 젊은이들 불러
지역 인구 늘리는 작은 희망 불씨로
안좌도에 정착해 섬살리기에 나선 5인의 청년들은 지방 소멸시대 지역 지킴이로 희망이되고 있다

버킷리스트는 평생 한번 하고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이다. 1004개의 섬, 천사섬 신안 안좌도에 가면 섬살이를 버킷리스트로 삼아 몸소 실천하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주인공들은 목포가 고향인 이찬슬(26)·송승호(28)·양영(34)·박현정(24)·명산(24)씨 등 다섯 명의 청년들이다.

이들 다섯 명의 젊은이들은 도시적 삶을 버리고 섬에서의 삶을 택해 차곡차곡 버킷리스트를 쌓아가는 중이다. 주무대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20.8㎞ 떨어진 신안 1004섬중 하나인 안좌도다. 안좌도는 신안 천사섬 중에서도 가장 안쪽의 외진 곳이지만 독특한 구조와 볼거리로 최근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는 희망의 섬이다.

신안 1004섬 안좌면 읍동리 전경

10월 가을 햇살이 눈부신 안좌도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신안의 첫 관문인 압해대교를 건너 천사대교를 지나고도 다리를 두 개나 더 건너야 만날 수 있는 섬이 안좌도다. 천사대교는 섬과 섬을 잇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다. 자은도-암태도-팔금도-안좌도 등 4개섬을 연결해 섬사람들의 삶 자체를 바꿔 놓고 있다. 천사대교가 들어서면서 배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자동차가 대신한다. 천지개벽이다.

천사대교 개통은 조용하기만 했던 섬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젊은이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역 소멸이라는 미증유의 사태 앞에 희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몇몇 젊은이들이 정착하면서 천사섬들은 서서히 '축복받은 섬'으로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동물 매개 교육은 스픽스의 인성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마지막 사라진 앵무새 "SPIX"를 기억하며

안좌도 섬살이에 열심인 다섯 명의 청년들이 차린 회사 이름은 SPIX(스픽스)다. 스픽스는 가장 최근에 멸종된 앵무새다. 스픽스는 사라졌지만 그 이름을 잊지 말자고 스픽스로 이름지었다.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지역소멸에 대한 경각심,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하니 재치가 묻어난다. 스픽스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더해 자연의 소중함도 잊지말자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스픽스에서 매니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박현정씨는 "스픽스는 다섯 젊은이가 모여 뭔가 의미있는 삶을 지향하던 중 동물매개 교육을 통해 알게된 섬에서 우리 것을 지키며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완성시키고자 모인 사람들이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스픽스는 회사이니 만큼 각자 임무가 있다. 대한민국 동물보호대상에 빛나는 앵무새 덕후 이찬슬 대표, 거북이 덕후 송승호씨, 마을 홍보 업무는 나이가 제일 많은 양영씨가 맡고 있다. 홍일점 박현정씨는 매니저로 활동중이다.

이들이 안좌도에 둥지를 튼지도 3년째다. 동물이 맺어준 인연이다. 동물 매개교육은 친근감 있는 동물을 통해 인성을 키우자는 의미로 도입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들은 서울로만 향하는 젊은이들을 뒤로하고 섬을 택한 역발상 청년들이다. 천사의 섬이라는 신안, 그것도 안좌도에 둥지를 튼 것은 기업으로 하면 벤처기업이라 할만하다.

앵무새와 함께 하는 앵프터 스쿨 전시회에 참가한 학생들

별 인연이 없는 안좌도가 이들을 이끈 이유는 뭘까. 서울에 살아야 사람 구실한다는 세태를 비웃듯 쉽지 않은 결심을 한 용사들이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구석이 있다. 목포가 고향인 그들은 섬을 보고 자라서인지 섬사랑이 각별했다. 여기에 섬을 돌면서 어린이들에게 동물 매개 교육을 실시하던중 마지막 앵무새 스픽스가 멸종되듯 자신들이 이곳을 떠나면 결국 섬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아쉬움이 섬에 머물게된 배경이라고 한다.

동물 매개 교육을 실시하던 중 때묻지 않은 섬소년들을 만나면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이들이 섬에 머물게 된 이유중 하나였다. 섬살이 3년째인 올해 스픽스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방살리기 청년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남에서는 안좌도 스픽스가 선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전국에서 12개 마을이 선정됐는데 전남에서는 스픽스의 안좌도 행복마을이 청년 마을 만들기 사업에 유일하게 선정된 것이다.


"주섬 주섬" 섬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지역 소멸시대에 새로운 희망을 심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젊은 5인의 스픽스는 주요사업으로 '주섬 주섬 섬마을 살아보기'를 꼽는다. 우리말 주섬 주섬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물건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일이다. 그러니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진 지역의 섬들을 가지런히 정리해 세상에 내놓겠다는 뜻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동물애호가들인 탓에 "주(Zoo)섬 주(Zoo)섬"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주섬 주섬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겠다는 기원도 담았다.

전국의 청년들에게 안좌도에서 살아보기를 권하는 포스터

주섬 주섬 사업에는 '섬에서 살아보기'가 주요 포인트다. 섬살이를 버킷리스트 목록에 놓고도 실행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섬에 살면서 무엇을 할수 있는지 함께 찾아보자는 의도다. 누구나 섬에 대한 동화적 상상력은 있다. 하지만 섬에서 살아보겠다고 했으나 막상 적응하려면 심심한 곳이 섬이다. 다리로 연결돼 있다고 하지만 청춘들이 머물기에는 지나치게 한가하다는 불리한 점도 인정해야 한다. 그 흔한 PC방이나 노래방도 없고 문화공간도 변변치 않다. 안좌도 주민 평균 나이는 57세에 밤 6시면 어둑어둑해져 안좌도의 밤은 빨리 찾아와 천천히 사라진다.

안좌도의 '주섬 주섬 살아보기'는 스쳐지나가는 섬의 이벤트가 아니라 그가 지닌 섬살이의 환상을 온전하게 천천히 느껴 보라는 권유다. 잘만하면 섬이 재미있는 삶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될 수도 있다. 스픽스 청년들은 주섬 주섬을 찾는 이들을 '플레이어'라고 한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게임처럼 세상과 접속한다는 뜻도 포함한다. 주섬 주섬 살다보면 섬은 자신들의 버킷리스트를 마음껏 실현하는 자신만의 삶의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안좌도 '주섬 주섬 살아보기'는 섬에서 창업과 창직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섬살이를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팔금중 폐교를 창업과 창직 공간으로

실제 살아보면 섬살이가 재미있는 구석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섬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들에게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창업이나 창직도 중요한 구성 요소다. 스픽스는 이를 위해 옛 팔금중 폐교를 활용해 주섬 주섬으로 모이는 사람들에게 문화적 콘텐츠를 개발할 공간을 마련중이다. 오는 10월 문을 열 계획으로 한창 준비중인 폐교는 미술과 음악, 목공 등 자신들이 선택한 영역에서 창업과 창직을 도울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중이다.

폐교로 4년째 방치된 공간에 서점을 운영하겠다는 사람, 랩 메이킹 공간, 아이들과 함께하는 화방, 영화관, 닭 가슴살 쉐이크를 만들겠다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스픽스는 팔금중 폐교를 활용해 섬살이의 최종 종착지 노릇을 한다는 계획을 실현시키고 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섬에서 자기 삶을 펼칠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송승호 팀장은 "섬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드려는 청년들에게 안좌도 주섬 주섬은 언제든 열려있다"면서 "섬에 사는 것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자기가 정한 목표를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사대교

주민과 함께하는 안좌도의 새로운 삶 도전

지역 소멸의 쓰나미는 안좌도라고 비켜가지 않는다. 몇몇 청년들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사라져 가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자신들이 선택한 삶을 살겠다고 도전한 젊은이들의 꿈은 야무지고 소중하다. 수도권만이 유일한 삶의 터전이 돼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어쩌면 이단아들이다. 그런 결심을 한 그들이 3천여명 안좌도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인구 소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제발로 걸어들어온 청년들이니 만큼 고마울 수밖에 없다.

그들은 주민들과의 교류를 위해 삼겹살 파티가 펼치는가 하면 마을 할머니들의 생활을 찍어 사진첩을 만들어 주는 친절한 이웃이다. 스픽스 청년들은 최근 안좌도 자연복원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주민들과의 소통과 교류 차원이다. 안좌도 우실숲은 오래된 팽나무 숲이었다. 그러나 우실숲은 무관심으로 원형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스픽스 전사들은 안좌도 팽나무숲 우실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예술행사를 펼쳐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안좌도 살리기 프로젝트의 다섯 젊은이는 어느듯 안좌도 되살리기의 작은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들의 활동으로 적어도 안좌도에서 지역 소멸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스픽스 청년들은 "안좌도를 사람 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버킷리스트는 이제 시작이다"면서 "누군가는 지역에 남아 섬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다.

섬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기억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안좌도는 근대 서양화의 한 획을 그은 김환기 화백의 고향이다. 섬 곳곳에 인문학적 명소들도 많다. 이런 곳에서 각자 버킷리스트 하나쯤 들고 터를 잡는 것도 실패한 젊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안좌도의 다섯 청년조직 스픽스에게서 작은 희망의 불씨를 본다. 그들의 성공은 지역소멸시대를 대비한 우리들의 바람이자 희망이다.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돕는 것은 어쩌면 국가나 지자체의 몫일 것이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mdilbo.com·신안=박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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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약수터) 메타버스
지난 2009년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에 사는 나비 종족을 그대로 모사한 아바타가 실제 세계의 나비 종족과 교류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와 꼭 닮은 가상세계에 그 속을 노니는 아바타는 신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인공 두뇌를 활용해 인간을 지배하려는 가상현실 속 영화 '매트릭스' 역시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모습에 머지않은 미래에 성큼 다가와 있는 현실을 직감할 수 있다.코로나로 비대면 소통이 강화되면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부상하고 있다.메타버스는 지난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했다. 해당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가상의 세계다.이후 메타버스는 지난 2003년 린든 랩이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특히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등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 가상 현실인 메타버스는 어느새 우리 현실 세계에 성큼 다가와 있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 교육, 제품체험 등 사회·경제·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확산될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특히 메타버스는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활용되는 모양새다.실제 모 대통령 후보는 최근 '디지털 대전환' 공약을 발표하고 가장과 현실이 융·복합된 공간에서 경제·사회·문화 등이 결합된 예산을 대거 투입키로 공약하고 있다.또 다른 후보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공간에 등장해 공약 간담회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하지만 선거를 앞둔 이들 후보들의 득표를 위한 얄팍한 수단으로 시대의 흐름인 '메타버스' 문제를 정치 소모품화하는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메타버스'는 장기화된 코로나와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된 머지않은 우리의 현실적용이 가능한 미래다. 메타버스 안에서 국경의 제한 없이 서로 교류하고 경제활동하는 세상은 머지 않았다.시대의 흐름인 '메타버스'가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단순히 선거 득표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기보다는 우리 삶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노잼도시
"광주탈출 막아라" 광주시장 선거 달구는 '꿀잼도시'
최근 전국적으로 대형 테마파크가 추진되고 있지만 호남권은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림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한 강연에서 '22세기형 디즈니랜드' 유치 공약을 위해 제시한 자료. 더큐브정책연구소 제공 내년 광주시장 선거를 달구고 있는 키워드는 '꿀잼'이다. 현직 시장은 물론 유력 후보까지 저마다 '재미있는 도시'를 위한 구상을 내놓고 있다. '꿀잼' 키워드가 급부상한 이유는 도시경쟁력을 높여 더욱 심각해지는 인구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또한 여가문화산업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얽힌 게 많아 단순 선거를 위한 '표심용 구호'가 아닌 구체적 실행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용섭 "소홀했다…'펀(Fun)시티' 만들 것"최근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가문화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광주 대전환준비 TF팀을 이달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즐길거리(펀 뉴딜) 강화다.이 시장은 임기 내 광주형일자리사업 순항, 인공지능(AI)산업 육성 등 크고 작은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재미난 도시를 만드는 데 다소 소홀했다"며 여가문화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인정했다. 그러면서 "임기 절반을 코로나와 싸우느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펀(Fun)시티' 구상안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올해 광주지역 내 이슈 중 하나였던 대형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해서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창 유치 논쟁이 뜨겁던 지난 8월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전통시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유치할 시점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이 시장이 비교적 시정을 원만하게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여가문화산업에 대해서는 소홀했다는 지적과 그에 따른 지역민들의 불만을 의식한 탓이다. 이 시장의 달라진 태도는 십수년째 표류 중인 어등산관광단지 등 여러 현안에서도 드러나고 있다.어등산관광단지는 교외형 아울렛과 특급호텔, 놀이시설 등이 복합된 공간으로 계획돼 여가문화 향상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를 모았지만 10년이 넘도록 '사업자 리스크'로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시정에 대한 비판이 늘고 있던 참이었다.이 시장은 사업자 지위를 취소한 데 반발하는 서진건설을 향해 "지역발전은 안중에도 없이 사익만 챙기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시민들의 이익에 거스르는 정의롭지 못한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강기정 "22세기형 디즈랜드 유치"내년 광주시장 선거에서 이용섭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되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의욕적으로 지역민들의 여가문화 욕구를 공략하고 있다.강 전 수석은 호남권에 최신 기술이 융복합된 '22세기형 디즈니랜드'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수도권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와 같은 전통적 테마파크는 물론 근교인 화성에 유니버셜스튜디오, 춘천에 레고랜드 등 세계적 테마파크와 무수히 많은 대형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경상권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대형복합쇼핑몰은 물론 최근 '오시리아관광단지'라는 100만평이 넘는 부지에 롯데월드, 특급호텔, 프리미엄아울렛 등 다양한 여가시설이 들어서고 있다.이 때문에 강 수석은 '호남권 만 없는' 테마파크를 만들면서 그 안에 지역민들이 목말라하는 대형복합쇼핑몰과 특급호텔 등을 들어서게 하겠다는 구상을 갖게 됐다.그는 최근 이 같은 구상을 밝히면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한국형 씨월드' 공약이 지금 부산 롯데월드와 오시리아 복합리조트 쇼핑몰이 됐다"면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한국형 유니버셜 스튜디오' 경기도 공약이 지금의 10조원 규모의 화성 테마파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호남권은 역사적으로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 유치를 단 한번도 제안하거나 요구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재미없는 호남에 누가 여기를 오겠습니까"라고 말했다.특히 광주시장 도전자 입장인 강 전 수석은 현 광주 상황에 대한 강한 비판을 곁들이며 특히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강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디즈니랜드 공약을 꺼낸 배경과 관련해 "젊은이들이 서울로 간다. 여러 까닭이 있겠지만 젊은이들은 간단히 말한다. '노잼이잖아요"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간 청년들이 다 떠나고 산천초목만 고향을 지키겠다"며 "노잼이 아니라 꿀잼의 고향, 꿈을 찾아 떠나지 않고도 꿈을 실현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단순 '꿀잼' 아닌 도시경쟁력 직결유력 시장 후보들의 이 같은 여가문화산업 공약은 단순히 도시를 예능판으로 만들자는 구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을 중심으로 더 많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도시로 떠나는 '탈광주' 현상과 광주시민들이 여가문화를 찾아 주말마다 수도권으로, 충청권으로, 경상권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광주의 뒤처진 여가문화산업으로 '광주를 찾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도시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무등일보가 기획연재하고 있는 '노광탈 프로젝트'(노잼도시 광주 탈출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 한다.특히 여가문화산업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도 후보들이 적극 여가문화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는 이유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지점 당 1천500여명에 이르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올해 대전에서는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개관하면서 3천여명에 이르는 대전·충청지역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고향에서 일자리를 갖게 됐다.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수차례 대형복합쇼핑몰, 프리미엄아울렛, 코스트코 등이 입점을 시도했지만 지역 상인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상인단체들의 반발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의지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지역민 상당수가 원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 몇차례 사례에서 보듯이 이익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도 광주의 자산으로 남길 수 있도록 빈틈없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역 상인단체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녀 세대들과 미래 청년이 살고 싶은 광주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MZ세대
'# 해시태그'와 '井 우물' 어째 닮았다 했더니···
현대사회 속 #(해시태그)는 어떤 의미일까.스마트폰 화면 속 버튼 하나, 가상의 관계망을 규정지어주는 #(해시태그)는 현재의 키워드를 읽어낼 수 있게 한다. SNS라는 온라인 관계망 속 해시태그를 보면 현재의 이슈들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변화되어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나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에서 이 해시태그는 그들만의 소통수단이 되어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들에서 착안된 전시가 열린다.광주 동구 제봉로에 자리한 예술공간 집은 1∼10일까지 '#우물정'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전남대 예술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과 졸업생 총 10인이 각각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전시는 참여작가 중 한 사람인 박화연 작가가 기획했다.현대인들에게 익숙한 #(해시태그)는 그 모양새가 한자 '井'(우물 정)과도 같다.사람의 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이 연결되어 나타나며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시선들 또한 집결해 있는 매개체로서 #를 해시태그, 혹은 우물 정으로 바라보았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우물'이라는 장소도 그러한 곳이었다.'우물'은 물을 긷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우물가는 빨래터가 되기도, 생활의 지혜나 소문을 나누는 은밀한 장소가 되기도 했다.복합적인 장소로서 기능했던 우물은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희귀한 장소가 되어버렸고 이제 그 실체보다는 '우물'이라는 말과 글만이 남겨져 있다.키보드 위에 새겨진 자판 하나, 스마트폰 화면 속 버튼 하나 그리고 SNS라는 가상의 관계망 속에서 수없이 드러나는 문자 하나로서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해시태그는 옛 장소인 우물처럼 수많은 관계망을 만들어낸다.그렇게 해시태그와 우물의 연계성에서 출발, '#'를 각자의 다양한 해석을 담아 제작한 작품들이 모아졌다. 참여 작가는 권예솔, 나지수, 박화연, 설 박, 양세미, 왕샤오난, 왕해음, 윤준영, 전정연, 조하늘 총 10명이다. 다양한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출품했다. '#우물정'의 기획의도 아래 각자의 작품세계 안에서 변화의 모색을 실험해보고 또 다양한 시도를 해본 작품들이다.전시를 기획한 박화연 작가는 "전통적인 우물은 물을 긷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우물가는 빨래터가 되기도, 생활의 지혜나 소문을 나누는 은밀한 장소가 되기도 했다"며 "복합적인 장소로서 기능했던 우물은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희귀한 장소가 되어버렸고 이제 그 실체보다는 '우물'이라는 말과 글만이 가까이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전시는 이처럼 실제와 가상이라는 서로 다른 장소성을 지녔지만 '관계의 매개'로서 존재해 온 공통된 지점을 발견하며 전통적 우물과 #(해시태그, 우물정)의 다층적 의미를, 그 가운데에서 작동하는 예술의 가치를 조명하는 장으로 펼쳐진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지방소멸
제주와 대기업들, 마케팅·도시브랜딩 '찰떡 깐부'
유명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딩해 성공한 사례다. 제주시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온리 제주(Only Jej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가진 제주도는 슬로건만큼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역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이나, 삼다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의 도시브랜딩은 관 주도의 브랜딩이 아닌 지역의 핵심주체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도시브랜드를 잘 갖추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오설록, 이니스프리, 티뮤지엄…'청정' 제주 효과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이자 차 분야에서 강한 시장경쟁력을 가진 차 브랜드 '오설록'이 운영하는 차 박물관은 한해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제주 최고 명소이자 문화공간이다. 단지 차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과 '차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취재를 위해 찾은 지난 6일 10만평이 넘는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최고의 인기 장소다.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소비자라면 꼭 찾게 되는 이곳에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비누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스탬프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 안 카페에는 한라산 모양을 한 한라산 케익과 제주의 풍경을 담은 티라미수 등도 인기 상품이었다.자녀와 함께 찾은 박지원씨는 "평소 이니스프리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궁금하기도 해서 오설록티하우스에 온 김에 들렀다"면서 "제주매장답게 제주다운 인테리어와 제주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있어 좋고 스탬프 엽서 꾸미기 같은 것도 있어서 놀다 가는 기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적극 브랜딩에 차용해 성공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제주 이미지를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를 두고 따로 제주 특화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은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품을 통해 자사의 수익과 제주의 지역 관광 매력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토종 삼다수·외인 카카오 본사도 제주 명소로같은 날 제주 조천읍 '삼다수 숲길'. 바로 옆에는 국내 대표 생수업체인 '삼다수' 공장이 있다. 사려니숲길 등 숲길 탐방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삼다수 숲길'은 그 독특한 이름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0m 남짓한 삼나무가 빼곡하게 채운 숲길은 지난 2018년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삼다수숲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인기 연예인 '아이유'가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유 포토존'은 최고의 사진 장소였다. 또 숲길 인구에는 수공예품과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장터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숲길 시작점에 있는 제주 삼다수 '물 홍보관'은 생수 제조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또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카카오'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제주도에 있게 된 건 카카오와 기업합병됐던 포털업체 '다음'이 지난 2012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본사인 '스페이스 닷원'은 제주의 땅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또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카카오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제주감귤, 한라봉, 현무암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제주에 와야만 살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외에도 파리바게뜨 또한 제주도에서만 파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제주 관광 매력을 높이고 있다.제주 브랜드슬로건 온리제주(Only Jeju).◆기업들이 제주도를 광고한다아모레퍼시픽이나 카카오 외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들은 앞다퉈 제주도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주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산, 섬, 독특한 지질구조, 오름 등 제주의 천연 자연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딩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소비된 제주도 이미지는 제주도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삼다수, 카카오 등의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든 상품을 통해서든 제주도라는 브랜드와 관광객(또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것이다.제주도 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슬로건을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시 자연환경에 맞는 테마파크 등을 적극 육성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이 같은 제주도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도시브랜딩을 끌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간과 더 다양한 협력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광주·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여수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여수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소주인 잎새주 알코올 도수인 17.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16.9도로 낮춰 여수를 여행하는 주 관광객인 젊은층들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 지역에 탄생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형성된 브랜드는 지자체가 열심히 홍보하는 브랜드슬로건보다 때론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