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참맛을 아시나요 ⑩영광특산물] 영광하면 굴비? 장어가 섭하죠

입력 2021.05.24. 16:00 선정태 기자
[코로나시대 남도특산물을 찾아서]
'밥도둑' 굴비는 너무너무 잘 아실테고
항생제 하나도 안쓰는 웰빙식 민물장어
전국 유일 보리특구서 잘자란 찰보리
9대 특산물 외 9개 특화 작목도 육성
염장한 영광 굴비를 건조하는 모습.

영광군은 굴비로 유명하다. 굴비 하면 영광이고, 영광하면 굴비가 떠오른다. 이렇게 전국적인 인기를 끄는 특산물 때문에 영광의 다른 농특산물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장어와 모싯잎 송편, 찰보리가 대표적이다. 지리적표시 인증을 받은 모싯잎 송편은 그 역사가 오래됐고, 영광의 양만장도 그 수가 엄청나다. 찰보리는 전국 유일의 산업 특구로 지정될 정도다. 보리를 많이 키우면서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싹보리 제품들도 특산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광 굴비

◆국민 '밥도둑' 영광 굴비

'밥도둑' 굴비는 염장, 건조 과정 중 생성되는 독특한 풍미와 조직감이 특징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 수산가공 식품 중에 으뜸으로 손꼽힌다. 영광군의 청정 해풍을 받고 자연 건조된 영광굴비는 단백질 함량이 많으며, 굴비의 정미성분인 아미노산 함량이 많아 맛이 담백하고 감칠맛이 풍부한 특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영광군의 굴비는 몸길이 17㎝ 이상의 국내산 참조기만 이용해 굴비를 생산하고 있는데, 원료조기 조달에서부터 염장·엮기·건조·세척·건조·냉동보관·포장·출하 등의 일련의 엄격한 과정을 거쳐 출하하고 있다.

굴비는 염장굴비와 마른 굴비로 나누어지는데, 염장굴비는 장마철과 여름철을 제외한 3~6월에 제조·가공하며 약 90% 정도 차지하고, 마른굴비는 11월~이듬해 3월에 제조·가공하며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영광 민물장어

영광군은 다양한 굴비를 개발해 신세대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간편식 굴비만두와 몸에 좋은 녹차굴비, 튜브형 굴비고추장을 선보이고 있다.

영광굴비를 찾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판매량과 매출액이 증가했다. 영광굴비는 국가브랜드 대상(NBA)을 5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영광 보리특구의 보리밭 전경.

◆ 항생제 쓰지 않는, 믿을 수 있는 민물장어

영광굴비 못지않게 많이 생산되는 수산물이 민물장어다. 영광군에만 70곳이 넘는 양만장이 있으며, 전국의 25% 이상인 약 3천500t이 생산돼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광군의 민물장어는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육질과 맛이 뛰어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웰빙 건강식품으로 소문났다.

영광군은 민물장어 종자의 이동수역으로, 주변에 하천이 발달돼 있어 민물장어의 종자 구입이 용이하고, 양식에 필요한 풍부한 지하수가 발달돼 있어 양식 여건은 비교 우위에 있다.

싹보리분말

특히 영광 지역 토질은 황토로 조성돼 있어 토양 자체적으로 살균 효과가 있다. 이 덕분에 민물장어 양식에 많이 사용하는 각종 항균·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아, 영광군은 자연스럽게 무항생제 양식을 많이 하는 대표 지역이 됐다.

영광의 민물장어중 '황토 갯벌장어'는 폐염전 부지 등에 황토를 살포한 노지 양식장을 조성해 자연산과 비슷한 만을 내는 쫄깃한 육질이 특징이다.

황토갯벌장어는 양식 중인 뱀장어를 황토와 갯벌로 조성된 노지 양식장에서 1년 이상 키우면서 새우 등 갑각류를 먹이로 삼는다. 또 양식장도 넓게 활용해 다른 지역 장어보다 1~2㎏ 더 성장하고 있다.


◆유일한 보리산업 메카 제품 탁월

영광군은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 특구이자 지리적 표시제를 통해 그 우수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영광군의 식량작물 생산량 중 맥류는 6천530톤으로, 쌀을 제외하고는 전체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배 면적 역시 1천461㏊에서 71%가 증가한 2천500㏊로 지역 농가소득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리떡

영광군은 보리를 지역특화 작물로 육성하기 위해 융복합 플랫폼 구축과 지역경제 활력 증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향토산업육성사업·농촌융복합지구조성사업 등을 통해 지역단위의 융복합산업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여기에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이나 새싹보리 생산 장려금 지원, 찰보리 구입 택배비 지원 등의 사업을 통해 보리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 지원하고 있다.

이 결과 '보리산업 메카'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고, 보리빵, 보리찜떡, 보리식혜, 보리막걸리, 새싹보리 분말 등 25여 종의 다양한 보리 가공제품들이 생산·판매돼 보리의 부가가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새싹보리에 항암, 미백,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기능성 생리활성을 가지는 폴리페놀성 물질인 루테오린, 사포나린 등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영광 칠산 갯벌천일염은 타 주산지의 천일염에 비해 미네랄 함량은 높고,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은 알칼리성 소금으로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 대마 할머니 막걸리는 친정에서 100년 동안 한약재를 빚던 비법 그대로 전수된 정성이 깃든 막걸리로 달콤하면서도 톡쏘는 맛이 일품이며, 간척지쌀은 갯벌을 막아 만든 칠산 간척지에는 패각류의 부산물이 많아 쌀에 다량의 미네랄을 공급해 영양가가 높다.

비옥한 토질에서 저 농약으로 재배되는 영광 딸기는 일조량이 많아 육질이 단단하고 색상은 물론 당도가 뛰어나고 비타민 C가 풍부하며, 태양초 고추는 색이 붉고 육질이 두텁고 윤기가 나며 감칠맛이 난다. 설도젓갈은 근해에서 어획된 싱싱한 수산물과 미네랑이 풍부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품질의 영광 천일염으로 가공해 맛이 고소해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 9개 특화 작목 육성도 추진

영광군은 9개 특산물 외에도 9개의 작목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9개 품목은 고추와 딸기, 망고 등 특화작목 3개 작물과 보리·모시·감자·고구마·포도·사과대추 등 6개의 육성 작목으로 나눠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기술·정보 지원을 집중·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자 조직의 체계적인 육성으로 자생력을 기를 수 있게 힘쓰고 있다.

우선 고추는 지역적응 우량품종 선발을 위한 전시포 운영, 친환경 재배 기술 보급 등을 추진하고, 딸기는 영광농업인대학 운영과 전문가 현장컨설팅을 늘린다. 애플망고 재배기술을 위해 실증시범포 운영, 생산 규모화를 위한 재배단지조성을 진행하다. 모시는 기능성물질을 포함한 신품종 개발과 유전자원 수집·보존, 재래종 모시를 우량품종으로 바꾼다. 보리는 가공업체와 농업인 선호도가 높은 종자를 증식·보급하고 보리 부가가치 증진·소비 촉진을 위한 전문 가공업체도 양성한다. 고구마는 품질 고급화·생산성 향상을 위한 육묘 기반을 다지고, 감자는 조기출하를 위한 재배시설 등 환경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포도는 샤인머스켓 재배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사과대추는 재배 시설환경 개선 시범사업 등을 통해 영광 농산물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모싯잎송편(통동부)

◆ 온라인 쇼핑몰 판매 지원 우선

영광군은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판매 지원을 우선시하고 있다. 쇼핑몰을 세울 경우 시행착오 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현실적으로 지역 농업인들에게 도움줄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모싯잎송편캐릭터(모시몽, 동부콩이)

우선 온라인 유통경로 다각화를 위해 4개 영농업체에 1천250만원을 지원하는 온라인 판매 확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타 시·도 소비자가 영광쌀 구매시 택배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영광군 원예농산물 TV홈쇼핑 방송 지원'으로, TV홈쇼핑 방송료 지원, 라이브커머스 방송 지원, 홍보·마케팅 지원, 온라인 쇼핑몰 바이럴 마케팅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영광=한상목기자


김준성 영광군수 "온라인 판매 방향성, 군이 주도적으로 진행"

김준성 영광군수

"코로나19로 가속된 비대면·온라인 판매에 대해 지역 농업인들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판매 전략의 방향을 영광군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겠습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코로나19가 2년째 이어지면서 농산물 판매 방법이 코로나 이전과 크게 바뀌고 있다"며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고품질 쌀 생산·안전 축산물 생산 기반 확대'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농촌인력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과 기상이변 영향으로 농산물 생산 감소와 판로 감소로 이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영광의 특산물은 밥도둑으로 유명한 영광굴비, 서해안의 깨끗한 갯바람으로 자란 모싯잎, 무공해 쌀로 정성을 다해 빚은 모싯잎송편, 영광 칠산 갯벌 천일염, 대마 할머니 막걸리, 간척지쌀, 영광딸기, 태양초고추, 찰보리쌀, 설도젓갈 등 9개 품목이다"며 "고품질 농수특산물 생산과 공동출하로 농가소득 증대를 도울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위기에 맞춰 농업경쟁력 확보와 지역특화작목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곡식 중심의 농업에서 벗어난 '영광군 대표 지역특화작목 육성계획'을 세웠다"며 "고추와 딸기, 망고 등 특화작목 3개 작물과 보리·모시·감자·고구마·포도·사과대추 등 6개의 육성작목을 선정해 기술·정보 지원을 집중·강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자 조직의 체계적인 육성으로 지역 농업의 자생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이렇듯 영광의 특산품을 다양화 하고 있지만, 지역의 특산품을 판매하기 위해 군이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보니 농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사업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이중 '영광군 원예농산물 TV홈쇼핑 방송 지원'을 통해 비대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밴드 라이브 방송과 네이버 라이브 방송을 비롯해 구매 가망 고객 음성DM 서비스를 통해 홍보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농산물 체험단 홍보물 증정 방식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유명 블로거, 인플루언서, 페이스북 등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인천공항, 서울시 강남터미널 등에 영광군 특산품 홍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광=한상목기자 alvt71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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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약수터) 메타버스
지난 2009년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에 사는 나비 종족을 그대로 모사한 아바타가 실제 세계의 나비 종족과 교류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와 꼭 닮은 가상세계에 그 속을 노니는 아바타는 신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인공 두뇌를 활용해 인간을 지배하려는 가상현실 속 영화 '매트릭스' 역시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모습에 머지않은 미래에 성큼 다가와 있는 현실을 직감할 수 있다.코로나로 비대면 소통이 강화되면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부상하고 있다.메타버스는 지난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했다. 해당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가상의 세계다.이후 메타버스는 지난 2003년 린든 랩이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특히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등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 가상 현실인 메타버스는 어느새 우리 현실 세계에 성큼 다가와 있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 교육, 제품체험 등 사회·경제·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확산될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특히 메타버스는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활용되는 모양새다.실제 모 대통령 후보는 최근 '디지털 대전환' 공약을 발표하고 가장과 현실이 융·복합된 공간에서 경제·사회·문화 등이 결합된 예산을 대거 투입키로 공약하고 있다.또 다른 후보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공간에 등장해 공약 간담회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하지만 선거를 앞둔 이들 후보들의 득표를 위한 얄팍한 수단으로 시대의 흐름인 '메타버스' 문제를 정치 소모품화하는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메타버스'는 장기화된 코로나와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된 머지않은 우리의 현실적용이 가능한 미래다. 메타버스 안에서 국경의 제한 없이 서로 교류하고 경제활동하는 세상은 머지 않았다.시대의 흐름인 '메타버스'가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단순히 선거 득표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기보다는 우리 삶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노잼도시
광주 문화공간 상당수 자리만 지킨 채 '텅텅'
지난 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시립미술관의 로비와 휴식공간이 입장객 없이 비어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스페셜기획ㅣ노광탈 프로젝트⑧] 예향? 관광객은 외면한다'문화수도 광주'라는 말만큼 광주에서 공허한 구호가 있을까. 이 같은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광주 내에는 시립미술관, 시립박물관, 비엔날레 전시관 등 무수히 많은 문화시설이 있지만 시민들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이다.특히 막대한 혈세를 들여 문화시설들은 우후죽순 늘어났지만 방만하고 안일한 운영으로 시민들에게 외면받으면서 자리만 지키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 곳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수요자 맞춤형'이 아닌 공급자 중심이어서 콘텐츠는 갈수록 늘어도 '소비율'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킬러콘텐츠' 위주로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문화시설이 상시적으로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혁신적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설 자체가 하나의 소중한 자산으로 시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점'처럼 각각 떨어져 있는 문화시설들을 '선'으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지직도 나오고 있다.◆중외공원 가보니…주민·상인 "존재감 없어"지난 1일 오후 4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등이 밀집된 중외공원.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들이 오밀조밀 있는 모여 있는 만큼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어느 정도 있을 거란 생각과 다르게 산책하는 주민들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지난 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 인적없이 불이 꺼진 공간들이 늘어서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이 전시는 끝났어요. 여기(비엔날레)는 다른 전시가 없으니 시립미술관 쪽으로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들어가자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가 무색하게 '지금은 전시를 볼 수 없다'는 직원의 말이 들려왔다.그 전시관에서는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특별기획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저조한 방문객 때문에 전시작품들은 이미 절반 이상 철수된 상태였다. 작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작품을 포장한 택배상자와 비닐포장지가 널브러져 있었다.전시관을 나와 다른 전시관으로 향하는 길. 어두컴컴한 복도가 이어지자 불안감이 들었다. 수유실·세미나실 등 비어있는 공간들을 지나쳐 경사로를 오르자 또 다른 빈 전시장에 도착했다.굳게 닫힌 전시장 정문 옆에는 시작까지 일주일 이상 남은 다른 전시회의 안내판이 미리 붙어있었다. 3층 전시장도 오랜 시간 사람이 왕래하지 않은 듯 고요했다.인근 시립미술관을 찾아가자 본관 전체 6개의 전시실 중 2곳만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시민이 찾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1층 로비에 카페 등 휴게시설이 조성돼 있었지만 건물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은 한 명도 없었다.비엔날레 인근 식당에서 만난 종업원 김모(57)씨는 "비엔날레 앞 상권이지만 비엔날레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다"며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 주민들"이라고 말했다.중외공원에서 만난 시민 유다혜(31)씨는 "바로 앞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지난 번 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했을 때 외에는 건물 내로 들어가 본 적이 없다"며 "딱딱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시민 눈높이 안 맞는 콘텐츠에 시민들 '외면'문화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광주에는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문화예술 시설·공간들이 많다. 그러나 상당수가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광주 문화 공간 내 방문객이 절대적으로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근본적으로 시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전시 위주의 콘텐츠와 '킬러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년 문예연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광주시에서 열린 문화예술활동은 1천126건이다. 이는 전국 6개 광역시 평균 수치인 1천289건과 엇비슷한데 콘텐츠 자체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문제는 시민들이 관심과 눈길을 끌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 관람횟수가 타 지자체에 비해 확연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시민의 문화예술 관람횟수는 미술전시가 1.7회(6개 광역시 평균 2.05회), 서양음악 2.1회(6개 광역시 평균 1.9회), 뮤지컬이 1.2회(6개 광역시 평균 1.9회)를 기록했다. 시민들이 찾을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와 관련 장재성 광주시의원은 지난 10월 광주시의회 302회 임시회에서 "광주시가 유치한 문화시설이 많지만 특별한 콘텐츠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지비는 나가는데 …'노는 공간' 많아 활용 필요이 같은 문화시설은 전시나 공연과 같은 콘텐츠 외에도 공간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채 유휴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비행사 기간에는 폐쇄된 채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대표적으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가 2년 주기로 열린다. 통상 두달여간 열리기 때문에 일년 중 10개월은 빈 공간으로 남게 된다. 다음 해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 기간이 비어있는 상태다.이 때문에 정기전시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대관 등을 통한 수시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시관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이달 중 교육 프로그램 만 단 3일 잡혀있는 상황이다.광주비엔날레는 전시관 구조 등의 문제로 대관 '전시벽'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비엔날레는 전시관 하나하나의 크기가 큰 편이기에 대관료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공연시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서구 광주공연마루의 경우 지난 2010년 광엑스포 당시 주제관으로 사용된 후 지난 2018년부터 국악상설공연을 위한 장소로 새단장했다. 그러나 공연장은 물론 주변 공원까지도 사람이 찾지 않고 있다. 주 5회의 국악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많은 시민의 발걸음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원 내 에너지파크가 개관해 방문객이 늘었지만 대부분 교육을 위해 찾을 뿐이다.이에 전시관·휴식공간 등 시설 활용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대관지원,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언제든 와서 쉬고 놀 수 있도록 공간을 혁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 서울과 천안시 등은 지원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빈 공연시설과 전시시설 등을 무료로 대관해주고 있다. 예술활동의 시민참여를 확대하고 콘텐츠를 늘린다는 취지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콘텐츠 생산에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술관 내 퍼포먼스·공연, 미술작가와의 대화, 학생과 시민들을 위한 미술교육 등이 운영되고 있다.◆"상시 즐길 공간으로 구성…연결이 중요"최근 광주시립미술관은 1층을 시민이 와서 쉬고 놀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하는 등 체험문화공간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이 같은 시도는 단순히 미술 만을 전시해 사람을 모으는 게 아니라 공간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돼 시민들을 모으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미술문화 향유로 이어지게 하려는 시도다.기존 미술관이나 박물관들 대부분이 딱딱한 전시와 지루한 공간 구성으로 시민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 한다. 마찬가지로 5·18사적지인 전일빌딩의 경우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휴식과 오락의 기능을 제공하면서 5·18 교육과 체험이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무엇보다 문화 시설·공간들 간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중외공원 내 여러 문화 시설·공간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지 못하는 것은 구호로만 문화벨트로 묶여있지 실제로 따로따로 기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올해 광주시립미술관의 경우 이건희 컬렉션 덕분에 전국적으로 사람이 찾아와 자리를 못잡을 정도였다"면서 "시립미술관은 물론 지역 내 문화공간들이 이곳 만이 가지고 있는 킬러콘텐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민이 찾지 않아 공간이 낭비되는 상황은 이전부터 문제였다"며 "소중한 공간이 시민의 쉼터가 되고 놀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간을 혁신하고 시민들이 찾을만한 체험공간으로 조성하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MZ세대
'# 해시태그'와 '井 우물' 어째 닮았다 했더니···
현대사회 속 #(해시태그)는 어떤 의미일까.스마트폰 화면 속 버튼 하나, 가상의 관계망을 규정지어주는 #(해시태그)는 현재의 키워드를 읽어낼 수 있게 한다. SNS라는 온라인 관계망 속 해시태그를 보면 현재의 이슈들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변화되어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나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에서 이 해시태그는 그들만의 소통수단이 되어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들에서 착안된 전시가 열린다.광주 동구 제봉로에 자리한 예술공간 집은 1∼10일까지 '#우물정'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전남대 예술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과 졸업생 총 10인이 각각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전시는 참여작가 중 한 사람인 박화연 작가가 기획했다.현대인들에게 익숙한 #(해시태그)는 그 모양새가 한자 '井'(우물 정)과도 같다.사람의 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이 연결되어 나타나며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시선들 또한 집결해 있는 매개체로서 #를 해시태그, 혹은 우물 정으로 바라보았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우물'이라는 장소도 그러한 곳이었다.'우물'은 물을 긷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우물가는 빨래터가 되기도, 생활의 지혜나 소문을 나누는 은밀한 장소가 되기도 했다.복합적인 장소로서 기능했던 우물은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희귀한 장소가 되어버렸고 이제 그 실체보다는 '우물'이라는 말과 글만이 남겨져 있다.키보드 위에 새겨진 자판 하나, 스마트폰 화면 속 버튼 하나 그리고 SNS라는 가상의 관계망 속에서 수없이 드러나는 문자 하나로서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해시태그는 옛 장소인 우물처럼 수많은 관계망을 만들어낸다.그렇게 해시태그와 우물의 연계성에서 출발, '#'를 각자의 다양한 해석을 담아 제작한 작품들이 모아졌다. 참여 작가는 권예솔, 나지수, 박화연, 설 박, 양세미, 왕샤오난, 왕해음, 윤준영, 전정연, 조하늘 총 10명이다. 다양한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출품했다. '#우물정'의 기획의도 아래 각자의 작품세계 안에서 변화의 모색을 실험해보고 또 다양한 시도를 해본 작품들이다.전시를 기획한 박화연 작가는 "전통적인 우물은 물을 긷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우물가는 빨래터가 되기도, 생활의 지혜나 소문을 나누는 은밀한 장소가 되기도 했다"며 "복합적인 장소로서 기능했던 우물은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희귀한 장소가 되어버렸고 이제 그 실체보다는 '우물'이라는 말과 글만이 가까이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전시는 이처럼 실제와 가상이라는 서로 다른 장소성을 지녔지만 '관계의 매개'로서 존재해 온 공통된 지점을 발견하며 전통적 우물과 #(해시태그, 우물정)의 다층적 의미를, 그 가운데에서 작동하는 예술의 가치를 조명하는 장으로 펼쳐진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지방소멸
제주와 대기업들, 마케팅·도시브랜딩 '찰떡 깐부'
유명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딩해 성공한 사례다. 제주시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온리 제주(Only Jej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가진 제주도는 슬로건만큼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역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이나, 삼다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의 도시브랜딩은 관 주도의 브랜딩이 아닌 지역의 핵심주체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도시브랜드를 잘 갖추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오설록, 이니스프리, 티뮤지엄…'청정' 제주 효과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이자 차 분야에서 강한 시장경쟁력을 가진 차 브랜드 '오설록'이 운영하는 차 박물관은 한해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제주 최고 명소이자 문화공간이다. 단지 차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과 '차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취재를 위해 찾은 지난 6일 10만평이 넘는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최고의 인기 장소다.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소비자라면 꼭 찾게 되는 이곳에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비누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스탬프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 안 카페에는 한라산 모양을 한 한라산 케익과 제주의 풍경을 담은 티라미수 등도 인기 상품이었다.자녀와 함께 찾은 박지원씨는 "평소 이니스프리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궁금하기도 해서 오설록티하우스에 온 김에 들렀다"면서 "제주매장답게 제주다운 인테리어와 제주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있어 좋고 스탬프 엽서 꾸미기 같은 것도 있어서 놀다 가는 기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적극 브랜딩에 차용해 성공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제주 이미지를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를 두고 따로 제주 특화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은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품을 통해 자사의 수익과 제주의 지역 관광 매력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토종 삼다수·외인 카카오 본사도 제주 명소로같은 날 제주 조천읍 '삼다수 숲길'. 바로 옆에는 국내 대표 생수업체인 '삼다수' 공장이 있다. 사려니숲길 등 숲길 탐방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삼다수 숲길'은 그 독특한 이름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0m 남짓한 삼나무가 빼곡하게 채운 숲길은 지난 2018년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삼다수숲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인기 연예인 '아이유'가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유 포토존'은 최고의 사진 장소였다. 또 숲길 인구에는 수공예품과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장터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숲길 시작점에 있는 제주 삼다수 '물 홍보관'은 생수 제조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또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카카오'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제주도에 있게 된 건 카카오와 기업합병됐던 포털업체 '다음'이 지난 2012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본사인 '스페이스 닷원'은 제주의 땅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또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카카오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제주감귤, 한라봉, 현무암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제주에 와야만 살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외에도 파리바게뜨 또한 제주도에서만 파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제주 관광 매력을 높이고 있다.제주 브랜드슬로건 온리제주(Only Jeju).◆기업들이 제주도를 광고한다아모레퍼시픽이나 카카오 외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들은 앞다퉈 제주도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주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산, 섬, 독특한 지질구조, 오름 등 제주의 천연 자연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딩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소비된 제주도 이미지는 제주도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삼다수, 카카오 등의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든 상품을 통해서든 제주도라는 브랜드와 관광객(또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것이다.제주도 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슬로건을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시 자연환경에 맞는 테마파크 등을 적극 육성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이 같은 제주도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도시브랜딩을 끌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간과 더 다양한 협력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광주·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여수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여수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소주인 잎새주 알코올 도수인 17.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16.9도로 낮춰 여수를 여행하는 주 관광객인 젊은층들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 지역에 탄생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형성된 브랜드는 지자체가 열심히 홍보하는 브랜드슬로건보다 때론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