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생물 움직임 한눈에 '생태 천국'
농게, 칠게, 망둑어부터 총알고둥, 댕가리, 갯강구, 칠면초 등에 이르기까지.
청정 갯벌에서만 자라는 갯벌 생물의 자생지이자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조류가 대거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신안 갯벌.
신안 갯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조간대 펄퇴적층의 형성과 해수면 상승에 따른 홀로세 퇴적 진화를 잘 보여주고 있어 '성숙한 다도해형 섬 갯벌'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여느 갯벌 보다 아름답고 남다른 보전가치를 지닌 '자연의 콩팥'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셈이다.
전국 최대 면적의 습지보호지역을 보유한 신안 갯벌이 올해 '한국의 갯벌'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현지 실사는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올 초부터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사가 지난 6월에서 오는 12월께로 연기됐지만 신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등재가 확정되면 '신안갯벌'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2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신안 갯벌 현장을 찾아 무한한 가치와 의미를 살펴본다.
신안 증도는 천혜 청정자연이자 생태체험 현장
광활하고 오염되지 않은 갯벌과 염전 등의 습지가 존재해 갯벌도립공원, 람사르습지, 습지보호지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 증도.
신안 증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섬으로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 갯벌의 대표 성지다.
하루에 2번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를 맞아 수평선 끝까지 드러난 증도 갯벌은 그 면적과 넓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것이 특징이다.
증도 갯벌에는 거무스름한 잿빛 갯벌을 놀이터 삼아 뛰어노는 짱뚱어가 천지다. 농어목 망둑어과에 속하는 짱뚱어는 청정 갯벌에서만 서식하는 바닷물고기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갯벌에 대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짱뚱어는 갯벌의 깨끗함을 상징하는 청정 갯벌의 환경 지표 어종이 됐다.
증도 갯벌의 대표 명물인 짱뚱어의 이름을 본 딴 짱뚱어 다리가 별도로 있을 정도다.
사람 발자국 소리에 놀라 갯벌 속 구멍을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는 짱뚱어의 모습을 바라 보고 있으면 일상 속 바쁜 도심을 벗어나 청정 자연 속에 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주말과 연휴를 맞아 부모의 손을 잡고 갯벌을 찾은 아이들도 갯벌을 뛰어노는 짱뚱어의 모습이 마냥 신기해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청정 자연에서만 보고 맛볼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 생태체험이다.
증도 갯벌에는 짱뚱어 이외에도 붉은발 말똥게, 펄털콩게, 흰발농게, 칠게, 갯지렁이, 조개 등 다양한 갯벌생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비의 길인 노두, 태평염전 등 볼거리도 풍성
증도 갯벌에는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드러났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신비의 길인 '노두'도 살펴볼 수 있다.
증도 대초리와 화두(화도)를 잇는 1.2km의 갯벌이 만들어낸 징검다리인 '화두 노둣길'이 바로 그곳이다.
화두 노둣길은 섬 사람들이 육지를 오가는 이동수단으로 바다가 얕아지는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 위에 노둣돌을 놓아 건너다니면서 생겼다. 물이 차면 사라지고 물이 빠지면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는 자동차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일부 시멘트 포장을 했지만 바닷물이 가득 들어차는 사리 때에는 노두 바닥이 찰랑거릴 정도로 바닷물이 잠긴다.
'화두 노둣길'에 담긴 애절한 사연도 많다. 화두에 사는 한 어민이 미처 물때를 파악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노두길을 건너다 급격히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려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노두를 중심으로 양 갈래로 열리는 노두 갯벌은 말뚝 타기를 좋아하는 호피 무늬 말뚝망둑어가 무리를 지어 다닌다. 또 농게와 칠게들이 흙장난을 치고 낙지, 조개, 보리숭어, 농어 등 어류 뿐만 아니라 도요새와 갈매기, 물떼새, 백로, 왜가리 등 조류가 대거 찾는 천혜 생태계의 보고다.
증도 갯벌에는 갯벌을 막아 조성한 국내최대 단일 염전인 태평염전도 볼거리다.
4.6㎡에 달하는 태평염전은 연간 1만6천톤의 소금이 만들어진다. 광활한 소금밭과 이를 가르며 길게 서 있는 소금창고는 근대문화유산인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돼 있다.
신안갯벌센터 통해 갯벌 보전 인식 확대
신안 증도에는 천혜 자원인 신안 갯벌의 우수성을 알리고 갯벌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확대하기 위해 조성한 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가 마련돼 있다.
신안갯벌센터는 국내 최대이자 최초의 갯벌생태교육 공간으로 갯벌의 탄생과 종류, 형성과정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슬로시티로 지정된 증도의 주요 정책과 증도의 자연환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갯벌 생태를 보전하기 위한 전문인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안군은 신안 지역내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역 갯벌생태를 안내·해설할 수 있는 갯벌 생태 해설사를 모집해 교육하고 있다.
기획/이석희
글/김옥경
촬영·편집/최찬규
리포터·내래이션/김광주
배경음악/김광주
드론촬영/박종모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1억년 '신안 만재도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신안군은 '신안 만재도 주상절리(新安 晩才島 柱狀節理)'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밝혔다.주상절리는 화산활동 중 지하에 남아있는 마그마가 식는 과정에서 수축되어 규칙적으로 갈라져 형성되는 화산암 기둥이 무리 지어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제주 중문 대포해안 주상절리,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무등산 주상절리대,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 등 5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신안 만재도 주상절리'는 만재도 섬 전체의 해안을 따라 노출된 응회암층에서 주상절리가 잘 나타난다. 섬의 남동쪽 해안과 부속섬인 녹도 등에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분포하고 있으며, 해식애, 해식동굴, 씨 아치 등 파도와 바람의 작용을 형성된 해안침식 지형이 발달하고 있다.만재도의 남동쪽 장바위산 해안 절벽에는 수십 미터 규모의 주상절리가 잘 발달했다. 이들 돌덩이는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만재도 응회암으로 용결응회암의 형성 과정, 화산학적 특징(부석편, 용결엽리) 등과 관련해 학술 가치가 높다.'신안 만재도 주상절리'는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 결과 육각기둥이 뚜렷하고 수평으로 발달한 절리와 함께 만재도의 해안침식지형과 잘 어우러져 매우 뛰어난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학술적,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 됐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친 후 지정 고시될 예정이다.만재도는 흑산도에서 남쪽으로 52㎞ 떨어져 있으며 목포에서는 105㎞ 떨어진 외딴섬이다. 70명의 주민은 미역채취 및 낚시어업 등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 한편 만재도는 드라마 '봄의 왈츠'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등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걷기 여행 및 낚시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다.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만재도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세계자연유산 지역인 신안의 훌륭한 지질자원인 만재도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흑산 권역의 지질공원 등재 추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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