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마을공동체⑤]주민들 대변하는 확성기된 첨단2동주민자치회
입력 2021.04.06. 14:24 수정 2021.04.06. 19:15의제 발굴·발표까지 직접 진행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잖아요. 저는 마을 일에 주민들이 끌려가지 않도록 돕고 싶어요. 당당하게 주인역할을 하시라고 판을 깔아드리고, 대변해드려야죠."
광산구 첨단2동 주민자치회 사무실에서 만난 송소옥 사무국장은 항상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체 만들기'를 목표했다고 밝혔다. 사무실에는 7천300여명이 참가했던 지난 의제 투표의 결과가 붙어있었다.
송 국장은 "우리 자치회가 주민들 사이에서 '그들끼리의 단체'나 '권력을 행사하는 단체'가 되는 것만은 원치 않았다. 어디에 가더라도 '저는 첨단2동 주민 수백수천명을 대변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 국장은 자치회 활동을 사람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다. 첨단2동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 거주지, 직업, 연령대가 모두 가지각색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기 위해 동네 구석구석을 방문하며 자치회를 홍보했다.
'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저 사람은 뭐하는 거지?' 등 반감어린 눈초리로 송 국장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하나둘 자치회와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렇게 생겨난 8개의 주민협의체(중학생협의체, 고등학생협의체, 교육행정협의체, 월봉아파트협의체, 월계아파트협의체, 무양상인회, 수공예상인회, 건축자재협의체)는 자치회 활동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자산이 됐다.
협의체가 만들어지자 송 국장은 본격적으로 '목소리 모으기'를 시작했다. 송 국장은 협의체들에게 마을에 바라는 것을 토대로 각각의 의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본인들이 가장 잘 아는 문제인만큼 주민총회에서의 발표도 직접 해달라고 덧붙였다.
부끄러움은 잠시, 주민들은 '원하는 의제가 선택되기 위해서는 발표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의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생·고등학생 협의체는 발표를 위한 영상제작과 춤연습까지 하는 등 열기를 더했다.
그렇게 자치회가 첫 개최한 주민총회는 모두의 박수 속에 막을 내렸다.
송 국장은 "의제 발굴부터 발표까지 주민들이 직접 진행한 총회에 구청도 깜짝 놀랐다"며 "그렇게 다른 동에는 없는 첨단 2동만의 자치모델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제안했던 의제는 하나씩 실현됐다. 월계동 학교 앞 교차로에는 꽃밭이 조성됐고 울퉁불퉁했던 보도블록도 정비됐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이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담는 '100인 플로깅' 행사도 열렸다.
송 국장은 "참여와 발제가 마을을 조금씩 바꾸니 주민들도 변하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투표 독려를 귀찮아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주민투표 해요?'하며 관심을 표할 때는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송 국장은 "더 많이 발로 뛸 수록 더 많은 주민과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주민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들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안혜림기자 wforest@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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