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생태계의 보고' 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1> 프롤로그

입력 2020.05.19. 18:52 김옥경 기자
물길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청정자원
11만86ha 규모…유산구역의 85%
희귀조류·생물 자생지로 '두각'
통합 관리 구축…보전기반 형성


숭어, 농게, 칠게, 망둥어부터 총알고둥, 댕가리, 갯강구, 칠면초 등에 이르기까지.

신안 갯벌은 청정 갯벌에서만 자생하는 갯벌 생물의 자생지이자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조류가 대거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십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 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

전남 신안 갯벌을 시작으로 보성·순천 갯벌, 전북 고창 갯벌, 충남 서천 갯벌 등 4개 지역 갯벌로 구성된 한국의 갯벌은 12만9천346ha다.

이 중 신안 갯벌이 차지하는 면적은 11만86ha로, 전체 유산구역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국 최대 면적의 습지보호지역을 보유한 신안 갯벌은 '한국의 갯벌'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현지 실사는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올 초부터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 영향으로 당초 6월에서 11월께로 연기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2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이에 본보는 세계유산 등재로 무한한 지역의 가치와 의미를 보유하고 있는 전남 신안 갯벌 현장 곳곳을 찾아 취재보도하고 세계유산으로 자리매김한 신안 갯벌 보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제안하는 기회를 갖는다.


◆섬과 섬 잇는 다도해형 섬 갯벌

전남 신안 갯벌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적으로 귀한 갯벌로,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안 갯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조간대 펄 퇴적층의 형성과 해수면 상승에 따른 홀로세 퇴적진화를 잘 보여주는 '성숙한 다도해형 섬 갯벌'의 전형이다.

특히 신안 갯벌은 유럽 연안 갯벌과 다르게 역동적인 암석들로 이뤄진 다도해 갯벌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돼 펄, 모래, 암반 이외에도 해빈, 사취, 사구, 염습지, 조류세곡 등 다양한 서식지가 발달해 활발한 생태활동과 높은 생물 종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신안 갯벌은 저서동물, 염생식물은 물론 흰물떼새, 큰고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종의 서식처이자 청정지역에서만 거주하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특히 신안 갯벌은 바다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1천4개의 섬에 맞닿은 섬 연안 갯벌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농게와 칠게, 망둑어 등 청정 갯벌에서만 자생하는 갯벌 생물의 대표 자생지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여름철새이자 텃새인 중대백로와 왜가리가 집단으로 번식하고 청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국제보호종인 흑두루미 100여마리가 서식하는 천혜 생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갯벌이 지닌 가치와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신안갯벌은 갯벌 생물의 자생지이자 희귀조류가 대거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사진은 신안 증도 갯벌의 모습. 

◆보전 가치 확대 기대

이외에도 신안갯벌은 멸종위기 Ⅰ급 황새와 Ⅱ급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수많은 철새가 번식과 월동을 위해 대규모로 찾는 곳이다. 신안 압해도 갯벌의 경우에는 '생물 다양성이 우수한 이동성 물새의 국제적인 서식지'로 국제인증도 받았다.

그만큼 신안갯벌은 타 갯벌에 비해 종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 가치와 생태계 우수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신안갯벌에서는 멸종위기인 '기수갈고둥'이 최초 발견되기도 했다. 기수갈고둥은 지난 1990년대 이후 하천과 해안선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대부분 훼손, 오염돼 기수역이 많이 사라져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생물이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기수갈고둥의 서식은 오염되지 않은 환경의 지표로 신안의 해안이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있는그대로 보여준다.

신안 갯벌은 생태계 보전, 식량자원 생산 기능, 육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 등 우리가 반드시 보전해야 하는 우리의 소중한 삶의 터전인 셈이다.


◆신안군, 등재 노력 '분주'

무엇보다 두각되는 것은 신안갯벌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안군의 남다른 노력이다.

신안군은 신안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갯벌의 뛰어난 가치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와 근간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의미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안군은 신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신안갯벌 자원에 대한 연구조사를 벌이는 등 기반을 다져왔다. 또 지난 2018년 습지보호지역을 유산구역과 동일한 면적인 11만㏊로 확대 지정했다. 이어 갯벌도립공원과 람사르 습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등 광활한 신안갯벌에 대해 국내외 다양한 보호지역 설정을 추진했다.

특히 군 자체내 갯벌세계유산 등재추진 전담조직(세계유산과)을 구성해 갯벌의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대책 강구를 위한 중앙정부와의 접촉 등 다각적 지원을 통해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한국 갯벌 유산구역의 85%를 차지하는 신안 갯벌은 있는 그대로의 천혜 생태계의 보고다"며 "신안 갯벌이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갯벌 미래가치 높이고 부가가치 창출 기대"

박우량 신안군수

"신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우리 갯벌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섬 생태관광 중심지로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대한 과업입니다."

신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

박 군수는 "신안은 깨끗하고 드넓은 청정바다와 해양생태의 보고인 갯벌 등을 간직한 천혜의 보배로운 땅이다. 특히 1천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은 갯벌의 보전 가치가 더욱 크고 남다르다. '신안=갯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섬과 섬 사이를 잇는 섬 갯벌인 신안 갯벌은 지역에 있어 남다른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그는 "갯벌에서 우리 어민들은 바지락과 낙지 등을 잡아 자식들을 키워낸다. 우리네 삶의 터전인 셈이다. 또 청정 지역인 신안 갯벌은 다양한갯벌 생물이 다양하게 자생하고 있고 철새 먹이가 풍부하다.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조류가 대거 서식하기도 한다"며 "특히 신안 압해도 갯벌은 생물권 보전지역,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서식지로 지정·관리돼 이곳을 찾는 철새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한한 가치와 잠재력을 지닌 갯벌의 천혜 자원을 지금 아끼고 보전해야 지역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며 "신안 증도의 경우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에 이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 갯벌습지보호지역 등으로 지정돼 생태관광자원이 풍부한 대표적인 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최근 '코로나19'영향으로 유네스코 세계위원회 개최가 오는 11월께로 연기됐지만 신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갯벌의 유네스코 등재는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지역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신안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10년, 20년, 50년 이후 지역을 대표하는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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