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위드 코로나도 언택트 대세지만 상권은 뭉쳐야"

입력 2021.10.14. 14:38 안혜림 기자
[코로나 시대, 지역상권 현장 ⑪·끝 서면 좌담회]
짱짱한 노포도 나가떨어지는 현실
국민건강 중하지만 상인 피해 심각
최우선은 현실적인 보상 대책 절실
상인들 머리 맞대 비대면시대 공존
박정환 광주시 일자리경제실장

[코로나 시대, 지역상권 현장 ⑪·끝 서면 좌담회]

코로나19 2년차를 맞은 광주지역 상권은 매출·점포 수·유동인구 등이 모두 줄어들며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위드코로나로의 단계적 전환을 앞두고 있지만 지역상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대면 적응 등 역할 변화와 함께 상처 회복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무등일보는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시리즈를 마무리지으며 문행우 광주 북구 소상공인연합회장(전남대후문 상인회장), 송순호 수완지구 나들목 상가 상인회장 등 상인 대표와 박정환 광주시 일자리경제실장 등 3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서면좌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번 좌담회는 코로나 피해·회복 대책과 위드코로나를 위한 골목상권의 역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송순호 수완지구 나들목 상가 상인회장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 직접 체감한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문행우=많은 가게가 직원을 줄이고 주인이 직접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게 월세도 내기 힘들어 대출을 받는 소상공인들이 많다. 폐업하기 위해 점포를 정리하려고 해도 경기침체로 상가가 잘 팔리지 않고, 기존 투자금액 탓에 폐업하지 못하는 상인들도 많다.

▲송순호=매출 감소를 겪거나 임대료가 밀리지 않은 소상공인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오랜 기간 골목을 지켰던 노포도 매출액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다. 더 이상 희망을 이어가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참담한 심정이다. 영업시간 제한, 인원 제한 방식의 현 거리두기 지침은 우리 소상공인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

문행우 광주 북구 소상공인연합회장(전남대후문 상인회장)

▲박정환=사회적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4차 확산세가 진행되면서 상무지구, 첨단지구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피해가 극심했다.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차단해 시민들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시민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도 막중한 과제다.


-코로나로 어려운데,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있는가.

▲문행우=북구 매곡동과 전남대후문 상권이 내년도 공모사업으로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다. 전남대후문 상인회는 이를 이용해 상권활성화를 위한 문화축제와 플리마켓을 준비하고 있다. 북구청에서 4개 골목형상점가가 750만원씩 지원을 받았는데, 전남대후문은 이를 이용해 '차 없는 거리'에 관련된 도로 표지를 만들 예정이다. 다른 3곳도 상인회 브랜드·마스코트를 만드는 등 마케팅 쪽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송순호=뭉쳐야 산다는 말이 있다. 어려움을 혼자 맞서기보다 상인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연대해 이겨내려 했다. 광산구는 골목상권 CPR이라는 공모사업을 통해 1천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있는데, 수완나들목2구역이 선정돼 할인행사와 스탬프챌린지를 통해 참여 점포도 홍보하고 고객들을 유인해 보고자 했다. 이번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시범상가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수완나들목상가와 어룡동 상가 120개 점포에 서빙로봇, 키오스크 등 스마트 기술을 보급할 예정이다. 이 역시 상인회라는 공동체가 함께 협력한 결과다.

▲박정환=광주시는 1차 민생안정대책인 소상공인 3무(無) 특례보증을 시작으로 7차에 걸쳐 분야별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8차 민생안정대책부터는 업종별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대책 형태로 추진했고, 이후 지난 추석 전 발표한 제 14차 민생안정대책까지 총 3천46억원을 지원해 118만명의 누적 수혜인원이 예상된다. 특히 3無 특례보증을 전국 최초 도입해 3차에 걸쳐 6천571억원, 2만6천638개 업체를 지원했고 지역화폐인 상생카드 10% 지원은 당초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연장, 발행규모를 6천억원에서 1조1천400억원까지 늘렸다.


-비대면 소비가 늘고 있는데, 골목상권의 역할 변화는.

▲문행우=오프라인 점포들은 문화를 팔아야 한다고 본다. 같은 물건을 구매해도 재래시장에서는 눈으로 보는 문화를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골목형상점가도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는 그 자체뿐 아니라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리탕 골목, 젊음의 거리 등 골목상권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송순호=비대면 소비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이기에 이에 선도적으로 대처해 스마트 기술을 보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우리 상권 80개 점포는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신청해 선정됐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로봇이 주문받고 핸드폰 앱으로 주문·픽업할 수 있는 스마트 상점이 대세가 될 것이다.

▲박정환=비대면 소비 트렌드는 코로나 상황 종료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골목상권에서도 매장 소형화, 라이브커머스, 배달앱 등 비대면 소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는 공공배달앱 출시, 전통시장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상인들에게 골목상권 트렌드를 주도할 계기를 마련했고, 지속적으로 이를 추진할 예정이다.


-늘어난 빈 상가의 활용법은.

▲문행우=지자체 지원을 통해 청년창업몰을 입점시키면 좋겠다. 젊은이들이 창업할 공간이 상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곳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위치가 좋은 골목상권에 젊은이들의 창업공간을 만들어줘야 점포 지속성이 생길 것으로 본다.

▲송순호=골목상권에서는 라이브커머스를 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 각자 가게에서 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눈길을 사로잡기는 어렵다. 빈 점포를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이 공동으로 쓸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날짜를 정하고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상인끼리 모여 합동으로 진행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다.

▲박정환=전통시장법과 달리 골목상권 빈 상가는 법령에 지원 근거가 없어 대책마련이 제한적이다. 부산, 광양 등 타 시도에서도 빈 점포 활용사업이 한시적이고 제한적이다. 다만, 동구는 지난 2019년부터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창업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도 충장로 4·5가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를 진행해 '아르티스', '시루', '양림온실' 등이 입점해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지원책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문행우=지자체에서 진행한 방역용품 지급 자체는 반응이 좋았지만 손목온도측정계, 방역수동분무기 등 보다 다양한 용품지급이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집합금지 업종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이 부족한 것도 아쉽다. 집합금지 기준을 완화시키고 보상금액도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

▲송순호=광산구에서 실시한 '골목상권 CPR 공모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상권이 스스로 매출 향상 등을 위한 사업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 손실 보상은 체감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확대되면 좋겠다. 최근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법이 통과됐다지만 내년 예산은 올해 추경까지 합쳐도 3조원이라고 알고 있다. 이 정도로는 한달 임대료 수준도 되지 않아 효과가 없다.

▲박정환=두 차례의 국민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상생카드 지원은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상생카드 지원예산이 내년부터 축소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등을 모두 보다 세세한 기준을 갖추지 못한 채 집행된 점도 아쉽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신속지급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다.


-상권을 활성화를 위한 소상공인들의 역할은.

▲문행우=위드코로나 상황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유지하고, 방역활동은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가 잠시 줄었다고 해서 없어진 것은 아니지 않는가. 상인들도 철저한 방역에 힘써야 할 것이다.

▲송순호=비대면 소비 패턴에 발맞춰 포장, 배달, 온라인 판매 등 대책을 구체적으로 강구하고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골목상권 지원책도 최대한 활용해야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골목상권 상인들끼리 똘똘 뭉쳐 끝까지 버티자.

▲박정환=비대면 소비의 일상화로 사업주들도 키오스크, 배달앱 등 스마트 기기 활용에 익숙해져야 하며, 라이브커머스 등에도 적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에서는 이러한 여건 변화를 주시하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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