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맛집·멋집 수백만 리뷰···동명동은 인스타 거리

입력 2021.09.09. 10:24 안혜림 기자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⑨동명동]
구도심 곳곳에 쌓인 시간의 흔적
거닐어도, 쉬어가도 좋은 골목길
리모델링·도심재생 거치며 활력
MZ들 만남의 장소 '힙한 거리'로
밀집도·임대료 높아 창업땐 부담
광주의 대표적인 주택단지였던 동구 동명동이 도시재생과 함께 젊음의 거리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구도심, 대학가와 연결된 동명동은 늘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⑨동명동]

1990년대 광주 대표 부촌이었던 동구 동명동이 예술과 문화를 품고 새로운 지역 대표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명동 상권은 전남여자고등학교와 푸른길공원 사이 골목길에 카페와 식당 등이 오밀조밀 밀집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약 0.3㎢인 이 곳 상권은 다소 좁은 면적에도 일 평균 8천여명이라는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이 중 남성이 54%, 여성이 46%를 차지해 남성 비율이 높은 편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60대가 각각 21%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한다.

주거 인구는 약 1천700여명이며, 아파트가 적고 주택가들로 구성돼 있다. 주거인구는 60대 이상이 35%로 가장 많았으며, 20대가 21%로 그 뒤를 잇는다.


◆가장 새로운, 동시에 가장 오래된

동명동 상권은 새로운 문화와 오랜 시간 축적된 역사가 한데 얽혀 숨쉬는 곳이다.

이곳은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정착하면서부터 고급주택가로 조성됐다.

전남여자고등학교 인근에는 1908년부터 1971년까지 자리를 지켰던 '광주감옥' 터가 보존돼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광주형무소', '광주교도소'로 이름이 바뀌며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초를 겪었던 곳이다. 동구노인종합복지관 인근에는 광주 최초의 호텔이었던 '동명호텔' 터가 위치한다.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기 위해 리모델링 과정을 거치고 있는 사적지도 많다.

상권 중심부에 위치한 '옛 전남도교육감 관사'는 관광안내공간·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조성돼 내년 3월 개관할 예정이다. 수십 년간 한 자리를 지켰던 '박옥수 가옥'도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변모한다.

유동 인구 역시 20대 청년들과 60대 이상 노인들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별 인구 분석'에 따르면 동명동 상권의 연령별 유동인구는 20대와 60대 이상이 각각 21%로 가장 많았다.

공인중개사 정모(58)씨는 "최근까지도 동명동은 '오래된 고급주택가'의 이미지였는데 급격한 변화와 함께 젊은이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상권 면에서는 이전 구도심의 역할까지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광주의 대표적인 주택단지였던 동구 동명동이 도시재생과 함께 젊음의 거리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구도심, 대학가와 연결된 동명동은 늘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발굴·정비 계속…상권 확장 전망

동명동 광주중앙도서관 앞에는 '10월 중 재개관'이라는 문구와 함께 '내부 공간 정비 작업중'이라 적힌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중앙도서관은 지난해부터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전면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돼 왔다.

지난달 30일부터 6개월 동안은 총 4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동명동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공사'가 진행된다. 별도 보행로가 없이 이면도로로 구성돼 있던 상권 거리에 보행로를 조성하는 한편 거리 특색과 맞춰 전시공간 등도 함께 만들어진다.

지난 1월에는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가 주관한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 육성'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1억 5천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번 공모사업은 지역 유망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곳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동명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모(40)씨는 "힘들었던 때에도 가게 근처에서 공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며 "새로운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보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핫플' 문전성시…코로나 충격 회복중

거리 리모델링과 함께 도시재생이 계속되면서 동명동은 다른 지역에서도 방문해 '인증샷'을 찍어가는 지역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7일 자정께 SNS 상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동명동 풍경이 계속해서 업로드되고 있었다. 다양한 카페 사진 중에서는 '당일치기 광주여행', '서울친구와' 등의 글귀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는 '동명동'을 키워드로 한 게시글이 284만개를 넘어섰다. '동명동카페'와 '동명동맛집'에 관한 글도 각각 59만7천개, 40만7천개를 기록했다.

이날 친구들과 동명동을 방문한 문유림(18)씨는 "코로나 이후로는 양림동이나 동명동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큰 카페가 많고 실내로 들어가지 않아도 구경할 게 많다보니 집 근처보다 안심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상권 내 유동인구와 점포 수도 올해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천610명까지 감소했던 이 곳 상권의 일 평균 유동인구는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 6월에는 8천125명까지 회복됐다.

새롭게 문을 여는 곳이 많아져 지난 2019년 12월 기준 250곳이었던 상권 내 음식·주점 관련 업종은 올해 6월에는 289곳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점포 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카페·커피전문점이 53곳에서 82곳으로, 한식·백반 관련 업종은 73곳에서 86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특정 업종의 밀집도가 올라감에 따라 점포간 경쟁이 심화됐다는 점은 동명동 상권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분석된다.

통계지리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동명동 전체 점포 중 카페 비율은 약 9.5%를 차지해 광주 평균(2.6%)보다 훨씬 높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평가에서도 점포간 매출편차 점수에서도 5점 만점에 4.9점을 기록했다.

카페 업주 정모(35)씨는 "코로나에도 단골손님이 많고 잘 되는 곳은 잘 되지만, 저희 카페는 손님이 상당히 줄어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곳 골목에서는 예쁜 건물에서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필수이기 때문에 높은 임대료도 어려운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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