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감염의 불야성'···불 끄지만 언젠가 또 불붙을 상권

입력 2021.08.05. 19:42 안혜림 기자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④상무지구]
유흥·단란·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
고위험 6종 밀집 "저녁 10시 땡치면 장사 망해"
그럼에도 '황금 상권'···퇴폐 이미지는 숙제
광주지역 대표 유흥가인 상무지역 유흥업소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④상무지구]

코로나로 인한 집합금지와 영업금지는 24시간 바삐 돌아가던 광주 서구 상무지구 상권의 불도 껐다. 어두워진 상황이지만, 광주 중심상권은 그나마 활발하다.

광주시청에서부터 대형마트 인근까지 반듯한 대로를 따라 펼쳐진 상무지구 상권은 약 5제곱킬로미터 면적으로 1천659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거주인구는 여성 52%, 남성 48%로 여성 비율이 다소 높다. 연령별로는 균등한 분포를 보인다. 구체적으로 20대가 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50대(17.7%), 60대 이상(17.2%), 40대(16%), 30대(14%) 순으로 그 뒤를 잇는다.

◆'고위험 상권'에 덮친 영업제한

지난 3일 오후 10시께 상무지구 유흥가.

점포끼리 앞다투어 밝히던 간판도, 오가는 행인에 말을 건네던 직원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여느 때라면 택시를 잡는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 찰 시간이지만 행인은 물론 차량도 거의 오가지 않았다. 편의점, 카페 등 군데군데 불이 켜진 점포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겨 직원만이 텅 빈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광주시가 지난달 31일부터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대부분의 점포가 영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상무지구 상권은 대형술집, 헌팅포차, 클럽 등 유흥시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롯데마트 상무점과 5·18 기념공원 사이 골목은 광주지역 대표 유흥가로 꼽힌다. 이렇듯 고위험 유흥시설 6종(유흥·단란·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이 밀집돼 있고 유동인구 또한 많은 만큼, 상무지구 상권에서는 여러 차례 코로나19가 전파됐다. 그런 만큼 유동인구는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이었던 지난 1월에는 일 평균 유동인구가 9만9천여명에 그쳤지만 지난 2월 거리두기단계가 1.5단계로 내려가면서 3월에는 13만1천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특별방역주간이 선포되는 등 코로나 확산이 엄중했던 지난 5월에는 전월 대비 유동인구가 28.8% 감소하기도 했다.

A디저트카페에서 근무하는 20대 강모씨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 점심시간에도 인근 직장인들이 돌아다니지 않는다"며 "카페는 고사하고 식당마저 배달 등으로 처리하는 분위기이다보니 우리 카페를 찾는 손님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역 최고 상권' 위치는 여전

상무지구는 코로나로 인한 타격에도 '중심상권'으로서의 입지는 공고한 편이다. 이 곳 상권은 상대적인 유동인구 수는 물론이고 구매력, 점포별 매출 등이 모두 높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분석'에 따르면 상무지구 상권의 상대평가지수는 전체 100점 중 62.4점으로 광주 전체에 비해 7.5점 높은 점수를 보였다. 안정성과 성장성 등의 종합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중에서도 상권유동인구 부분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했다. 상무지구에는 광주시청, 도시공사 등 공공기관뿐 아니라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과 대형병원이 다수 입점하고 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도 편리해 하루에도 10만명을 웃도는 시민들이 이 곳을 오간다.

구매력이 높은 것도 이 곳 상권의 특징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 이 상권 소비규모는 주거인구가 한달 145만원~192만원, 직장인구는 173만원~212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소비수준의 상대평가지수는 5점 만점으로 매우 높은 액수다. 다른 상권에 비해 상품의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일식집을 운영하는 윤모(54)씨는 "술집 이외의 식당 등 낮장사를 할 때에는 인근 증권사나 공기업쪽 직원들이 주 손님이다"며 "나이대가 있는 만큼 가격이 저렴한 음식보다는 더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대표 유흥가인 상무지역 유흥업소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높은 임대료·부정적 이미지 숙제

"워낙 비싸니까 건물주들도 다들 빚져서 건물 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깎아주는 경우는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이날 상무지구에 있는 있는 호프집에서 만난 업주 김호영씨는 "코로나로 매출이 크게 줄어 임대료조차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랑방부동산의 상가임대 추이에 따르면 지난달 상무지구의 월별 임대료는 1층건물이 평당 9만7천334원, 2층 이상 건물일 경우 3만5천709원으로 나타났다. 광주 전체 평균 임대료가 1층 건물 6만937원, 2층 이상 2만8천474원인 것과 비교하면 1.5배 가량 비싸다.

김 씨는 "워낙 땅값이 높다보니 어느 정도 매출을 올려도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창업을 하려는 분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무지구 호스트바', '상무지구 유흥업소' 등이 언급되며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도 치평동 상권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식집에서 근무하는 이지헌씨는 "'상무지구 유흥업소 근무자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아라' 하고 재난문자가 온 적도 있지 않았느냐"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재난문자에도 매일 같이 오르내리다보니 사람들이 이 곳에 방문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안 그래도 유흥업소나 술집 업주들이 가장 피해가 컸을 텐데, 영업제한뿐 아니라 그런 분위기까지 덮쳐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1곳만 남았다…'올빼미 업종' 줄폐업 

"저쪽 유흥업소 하는 분들은 말도 못하는 수준이죠. 평소 장사 시작시간이 몇 시인데…10시 제한 이런 식이면 사실 장사를 못하는 거니까."

3일 오후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식당에서 만난 직원 이지헌씨는 "낮장사를 할 수 있는 우리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이날 찾은 상무지구 유흥가는 이전의 화려함을 잃은 모습이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던 간판은 모두 불이 꺼졌고 빈 점포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나붙었다. 이전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이어온 데 이어 최근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영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중적으로 방역수칙 제한을 받은 업종들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상권분석'에 따르면 상무지구 상권에는 지난 2019년 12월 기준 106곳의 룸살롱·단란주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60곳, 지난 4월에는 44곳으로 크게 줄었다. 1년 반 사이 60% 가량 감소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2019년 12월 8곳이던 나이트클럽은 올 4월 기준 1곳만이 영업을 이어갔다. 관광·유흥주점은 9곳에서 2곳으로 감소했다. 야간영업금지 장기화 영향으로 호프집, 포장마차, 기타 일반유흥주점도 각각 49%, 35%, 2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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