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에서 쏘아올린 우주선, 달로 떠난다

입력 2023.03.13. 18:00 선정태 기자
[대선 1년…윤 대통령 ‘광주·전남 공약’ 점검]
④고흥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구축
1조6천억 투입 산업단지 조성…순조롭게 진행
사천-대전과 삼각 편대, 우주강국 도약 '점화'
발사체 조립장 부지, 순천·창원과 경쟁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6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무등일보DB

[대선 1년…윤 대통령 ‘광주·전남 공약’ 점검] ④고흥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구축

우리나라 우주산업 발전을 선도할 고흥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발사체 생산시설 부지를 발사장이 조성된 고흥으로 정하지 않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 더 나은 곳을 선택하겠다고 밝혀, 자칫 반쪽짜리 대선 공약으로 전락할 상황에 처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는 나로우주센터 등 기존 인프라를 중심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고흥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구축은 국정과제로 채택,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미래형 운송기기 중심지 조성이라는 정책과제로 선정돼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민간주도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 ▲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 구축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우주소재 부품 사업 다각화 지원 ▲나로우주센터 민간 개방을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 등 8개 분야 24개 핵심 과제에 모두 1조6천84억 원 상당이 투입된다. 우주발사체 클러스터는 위성 특화지구인 경남 사천, 연구·인재개발 특화지구 대전과 함께 우주강국 도약의 삼각축 역할을 맡는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6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무등일보DB

특히 지난해 6월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KSLV-Ⅱ)보다 더 강력한 성능의 차세대 발사체(KSLV-Ⅲ) 역시 이곳에서 발사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9년간 1조9천330억 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2031년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달 착륙선을 달에 실어 보내는 임무에 나선다.

우주발사체 클러스터엔 우주발사체 제조기업과 부품제조기업, 전후방 연관기업 집적화를 위해 특화산단 조성 및 교통인프라 개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1단계로 2024년까지 제1산단(30만 6천㎡)을 조성해 우주발사체 기업 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하고, 발사체 관련 앵커기업 등을 유치한다. 발사장 굴곡도로 개선 등 기업 애로 사항도 해결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의 우주발사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우주개발 핵심인프라인 발사체 조립 클린룸, 민간 연소시험장 등을 나로우주센터 내 민간발사장 부지에 구축한다. 2024년 공사가 끝나면 2025년부터 민간이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종합지원센터도 구축된다. 발사체 연구개발, 시험평가·인증, 기업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집적화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문제는 민간에 이전된 우주발사체 조립 시설 부지다. 한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발사체 기술을 이전받아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총괄 제작사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조립장 부지를 고흥군과 순천시, 경남 창원시를 평가해 이달 말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한화방산의 국방 위성 발사체 시설 조성까지 염두하고 입지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6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무등일보DB

평가항목에는 부지 적합과 인프라 구축, 정주여건, 경제성 외에도 지자체 지원이 포함됐다. 지자체 지원에는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이송 지원, 생활지원, 우주산업 육성 등의 세부 평가 항목이 있다. 이들 지자체 세 곳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각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제시한 평가서를 접수했다.

전남도와 고흥군은 조립장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약속했지만, 인근의 순천시는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가 있는 창원시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돼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후보지 3곳을 비교하면 고흥은 발사체 운반 등 접근성에서, 창원은 협력업체 지원과 근무자 정주 여건에, 순천은 산업용지 확보와 확장성에서 각각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단조립장 유치전에 도내 지자체인 고흥, 순천이 뛰어들어 어느 편만 들 수 없는 입장"이라며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가 달린 우주산업 클러스터 집적화를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용역평가 위원들이 현명하게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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