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길 낼테니 후배들은 따라와라"
"목표? 하늘에서 파리 금 가져오라해"
"앞에서 길을 만들테니 너희는 그 길을 달려오기만 해"
대한민국 역사상 첫 번째 근대5종 메달리스트 전웅태(26·광주시청)는 후배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전웅태는 2020 도쿄올림픽서 근대5종 남자 개인전 최종순위 3위에 올라 대한민국 첫 근대5종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김미섭, 2012년 런던 대회 정진화의 각각 11위다.
전웅태는 "너무 영광스러운 메달이다"며 "비록 동메달이지만 대한민국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다음에는 올림픽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사실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은 김상완 전 광주시청 감독님 덕분이다"며 "광주시청에 처음 올 때 감독님이셨는데 대학 때부터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다. 지금은 안계시지만 너무 감사하다. 이 말이 하늘에 전해졌으면 한다"며 울먹였다.
이번 올림픽서 근대5종은 그 어느 때보다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세계랭킹 4위 전웅태를 필두로 지난 런던 올림픽서 대한민국 근대5종 타이기록을 세운 정진화가 선전을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 자연스레 경기를 앞두고 많은 관심이 이들에게 집중됐다. 전웅태는 "메달을 따고 싶었고 딸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메달을 따내기도 했지만 경기서 (정)진화 형과 끝까지 함께 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으신 것 같다"며 "진화 형과 항상 근대5종을 많이 알리기 위해 훈련을 많이 하고 경기를 많이 뛰자고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운 좋게 메달을 딸 수 있었다. 근대 5종을 말할 때 앞에 비인기종목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스로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전웅태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살인적인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아침 5시 30분부터 훈련을 시작해 펜싱, 승마, 수영, 육상, 사격 등을 연습한 후 웨이트 훈련까지 하고나면 밤 9시가 되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그는 "올림픽이 1년 미뤄지면서 준비할 시간을 더 얻게 됐다"며 "미뤄지면서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는 결국 결과로 말한다. 메달을 땄으니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웅태의 다음 목표는 역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그는 "아시안게임은 단체전이 있을 수도 있는데 우선은 2관왕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 다음 3년 뒤에 있을 파리올림픽서는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 이번에는 하늘에서 '웅태는 동메달 가져가라. 다음에 더 열심히 해서 금, 은을 가져가라' 해주신거 같다. 재정비를 하고 준비하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 그는 "나는 지금껏 근대 5종을 알리며 훈련을 진행해왔다. 후배들은 훈련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내가 앞에서 좋은 길을 만들테니 후배들은 그 길을 달려만 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러면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대한민국 근대5종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꿈을 말했다.
전웅태는 "지금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데 갈증을 느꼈던 관심이 한번에 흘러들어오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일일이 감사하다고 표현을 못하는데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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