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주문학관, '문향 광주' 랜드마크 되길

@무등일보 입력 2023.09.19. 22:12

'문향 광주'를 대표할 수 있는 '광주문학관'이 북구 각화동 시화문화마을커뮤니티센터에서 22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광주문학관 개관은 건립 위치와 운영 주체 등을 놓고 오랜 진통을 겪은 끝에 맺어진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주'는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 등을 개최하며 '미술도시'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지만 문학 부문 역시 '예향'에 걸맞게 그 뿌리가 깊고 넓다.

용아 박용철, 다형 김현승, 문병란, 정소파 등 4대 문인이 대표적이다. 용아는 우리나라 시단에서 순수시를 개척한 대표 작가이며, 다형은 양림동에 머물면서 고독과 커피, 기독교정신에 천착했다. 정소파 시인은 현대시조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문단의 산 증인으로 시밭을 일궈왔다. 남도의 대표 저항시인을 꼽으라면 문병란 시인이다. 그는 일반 민중과 통일을 노래함으로써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수복, 박봉우, 박성룡, 이성부, 조태일, 김남주, 양성우, 김준태, 황지우, 문순태, 한승원, 황석영 등 한국 문단사에 빼놓을 수 없는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광주문학관에서 눈길을 끄는 부문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광주문학의 산파 역할을 하고 시민들을 위한 문학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될 방침이다. 작가 지망생을 위한 창작공간, 문학 교육 프로그램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학 카페, 동아리 모임 공간도 마련된다.

광주문학관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전시장과 창작공간 정비, 콘텐츠 확충 등을 통해 역사성과 예술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작고 문인들의 유품이나 육필 원고 같은 자료 기증 등 콘텐츠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보다 많은 방문객을 유도하기 위한 충분한 홍보와 교통편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

광주문학관 개관은 광주시민의 새로운 자긍심이 될 수 있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문학관 없는 도시'라는 불명예를 벗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이자 '문향'의 전통과 위상에 맞는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향후 운영에 내실을 기해 지역 문학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광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되길 기대한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