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을 수놓는 '핑크뮬리', 생태계 위해 식물

@무등일보 입력 2020.10.12. 18:40

가을 들판을 분홍빛으로 물들게하는 '핑크뮬리'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위해성 식물로 알려졌다. 핑크뮬리가 3~4년 전 국내에 수입된 이후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조성 중인 것과 달리 환경부가 이를 생태계 위해성 식물로 지정하고 나선 것이다.

환경부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핑크뮬리는 지난해 12월 생태계위해성 2급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전국 지자체에 핑크뮬리를 식재하지 말 것을 권고한 상태다. 환경부가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것은 핑크뮬리가 우리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수 있다고 본 때문이다. 생태계 위해성 1급은 생태계 교란 가능성이 매우 높아 관리대책을 세워 퇴치해야 할 식물로 분류된다.

핑크뮬리가 지정된 2급은 당장의 위해성은 보통이지만 위해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식물에 해당된다. 환경부는 핑크뮬리가 아직까지는 토착식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위험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해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기온과 수분 조건이 양호할 경우 야외 발아가 가능하며, 다발을 형성하는 단계까지 성장하면 환경에 대한 내성을 갖추고 자연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남권에는 잠재적 위해성 식물인 핑크뮬리가 5천㎡ 넘게 군락지로 조성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순천에는 지난 2016년 초 순천만국가정원 비오톱 습지 4천㎡ 면적에 3만6천본의 핑크뮬리를 심어 관광객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해남군 현산면의 4est(포레스트)수목원, 함평엑스포공원과 천변 핑크뮬리 정원, 장성 황룡강변 핑크뮬리 정원, 여수 선사유적공원 등 전남 지역 곳곳에 핑크뮬리가 조성돼있는 상태다.

위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들여온 여러 동식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되고 심지어 파괴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 부처인 환경부가 핑크뮬리 식재를 자제하라고 했다면 경계해야할 일이 분명하다. 일부 지자체의 무분별한 군락 조성으로 우리 생태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외래 생물 관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각 지자체들은 환경부의 권고를 감안해 핑크뮬리 식재를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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