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광주관광 활성화 해법 찾기

@박성수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입력 2021.12.05. 14:32

며칠 전 말하면 알만한 기업의 광주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외지 분들과 점심을 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주말 무등산에 다녀온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큰마음을 먹고 입석대·서석대까지 다녀 왔는데, 제주나 가야 볼 수 있었던 주상절리대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의 다음 하소연이 난처하게 만들었다. 사연인즉 "이처럼 아름다운 곳을 꼭 몇 시간 걸려 끙끙대며 올라가야만 하느냐?" 며 볼멘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외국 명승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케이블카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광주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꼭 가서 보아야 할 곳을 추천하라면 누가 뭐래도 단연코 무등산이지 않던가. 그런데 쉽게 오를 수 없는 곳이 무등산이기에 꼭 올라가 보라고 말하기가 망설여지곤 한다. 언제인가 무등산 정상을 개방한 날, 시청에서 마련해준 버스를 타고 올라온 노인들과 장애인들이 이구동성으로 기뻐하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내 평생 밟지 못했을 이곳을 오게 되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천왕봉·지왕봉·인왕봉을 보면서 누구나 이곳을 쉽게 올 수 있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무등산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셰계지질공원이 아니던가. 간절히 보고 싶지만 올라오기 어려운 곳이 바로 무등산.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기조차 하다.

문득 뉴질랜드 남섬의 퀸즈타운이 생각난다. 인구가 고작 3만여 명밖에 되지 않는 소도읍이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한눈에 멋진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게다가 아름다운 야경까지 보게 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었다.광주가 가지고 있는 자랑스러운 천혜의 자원을 두고 우리는 접근성 때문에 빛고을 관광을 활성화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만나는 시도민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 문제를 위해 더이상 미루지 말고 본격적으로 고민하면서 풀어가야 하리라고 본다.

때마침 광주관광의 활성화 해법을 찾는 뜻깊은 컨퍼런스가 얼마전 있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날 회합은 광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격의 없는 토론을 벌인 자리인지라 사뭇 열띤 분위기였다. 이를 위해 광주관광재단은 빛고을 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광주관광발전포럼을 발족한 바 있는데, 이 포럼 산하에 콘텐츠개발, 관광협업, 예술관광활성화, 관광브랜드, 그리고 MICE 산업을 연구하는 5개 위원회를 두었다. 이들 분과별 모임은 분야별 전문가 20인 내외를 위촉했고, 그동안 위원들 중심으로 광주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집약된 해법들은 분과별 워크숍을 통해 다듬어졌고, 마침내 이번 컨퍼런스에서 시민들에게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날 다양한 제안이 있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 않겠는가. 광주관광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부터가 급선무였다. 변화하는 관광패러다임에 걸맞는 광주관광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제언 또한 우리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고언이었다.

특히 이날 청중들의 관심을 끈 행사는 식전에 바로 거행된 MOU였다.무엇보다도 광주·전남·전북의 관광재단이 호남지역 관광을 활성화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서로 손을 맞잡았기에 더욱 의의가 컸다. 협약내용인즉, 차후 상호간 권역별 상생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동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내보기로 하자는 약속인 셈이다.

3년 전 필자가 광주전남연구원에 재직하고 있을 때, 전라도 천년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를 공동으로 기획한 적이 있었다. 고려 현종 9년 (1018년),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딴 전라도 지명이 생겨난지 천년 되는 해를 기념하여 전라도 천년사를 다시 쓰는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때 준비하는 과정에서 광주·전남, 그리고 전북 세 시도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하는 일이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했다. 호남권역에 속한 3시도는 그동안 동일한 생활공동체, 경제공동체에 속해 있었는데도 각자도생해 왔기에 더더욱 그랬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3기관의 약속에 희망을 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이들 기관이 힘들겠지만 부단한 소통과 협업을 통하여 지역 관광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 주리라고 기대해 본다.

광주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은 바로 광주관광의 활성화에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내년에도 계속해서 열리게 되는 광주관광발전포럼은 시민들과 함께 중지를 모으며 해법을 찾는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박성수 전남대 명예교수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2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