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빛고을의 이른 아침학습 문화

@박성수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입력 2021.07.26. 00:05

강진에 가면 다산선생의 말씀이 적혀 있는 비석이 여럿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유달리 돋보이는 비는 다산선생이 자손들한테 내려 준 가훈을 담고 있는데, 근면하게 정진하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그분은 이 말씀 비에서도 오늘의 우리에게 " 동트기 전에 일어나라"라고 당부하고 계신다.

이처럼 다산선생의 간곡한 바람에 호응하는 모습은 바로 빛고을의 이른 아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침 7시가 가까워지면 꼭두새벽에 일어나 단장하고 강연장으로 걸어들어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이분들이야말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라고 하는 격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빛고을에서 열리는 포럼은 많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견주어 보았을 때 3개 정도의 조찬 포럼을 들 수 있다. 바로 화요일의 광주경제포럼, 수요일의 산학협동포럼, 그리고 금요일의 금요조찬포럼이 아닌가 싶다. 이들 포럼은 모두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데, 하나같이 관이 아닌,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학습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먼저 광주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광주경제포럼 세미나를 보자. 이달로 244회를 기록하였으며, 지난 1997년 7월부터 혹서기, 혹한기를 빼고는 달마다 열리고 있다. 초창기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진 중심으로 열리다가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제 경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 CEO는 물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

한편 순수 민간단체인 산업통상자원부 사단법인 한국산학협동연구원 (키우리)이 주최하고 있는 산학협동포럼은 2003년 1월부터 시작, 219회까지 매월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전국에서 모셔온 산업계, 학계의 저명한 인사로부터 열심히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학습의 장이다. 1사 1교수의 산학협동제도로 맺어진 기업인들과 교수들이 함께 손잡고 나와 강의를 듣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동행의 명장면이라고 할 것이다.

매주 광주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하는 금요 조찬 포럼은 어떤가.일찍이 1990년 6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무려 1천527회의 포럼을 열었다.처음에는 광주은행이 주도했는데, 지역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강좌를 제공하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차츰 활발한 참여가 늘면서 현재는 기업인 말고도 일반 시민들까지 함께하는 노사민정의 공부방으로 확장되었다. 산업 경제경영은 물론 인문, 사회, 노동, 역사, 과학, 문화, 예술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의 연사를 초청하여 부지런히 면학하고 있음을 보곤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포럼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많은 시도민들이 나와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빛고을에서 뿐만 아니라 인근 담양, 장성, 화순, 나주, 곡성은 물론 멀리 장흥, 강진, 여수에서까지 서둘러 오는 열성파들도 보인다. 왜 유명한 대중가수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유행가가 있지 않던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이 노래말처럼 아침 포럼은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빛고을의 이른 아침학습 문화를 보면서, 우리 남도인의 자부심을 생각해본다.

특히 광주경영자총협회의 경우, 2019년 6월 21일, KRI 한국기록원으로 부터민간경제단체가 주최하는 국내 최장수조찬포럼으로 인정을 받는 인수증서를 수여 받은 바 있다. 이렇게 1천500회가 넘도록 많은 회수를 넘기게 된 사연이 궁금할 것이다. 다른 포럼과는 달리 매주 금요일이면 꼬박꼬박 한주도 거르지 않고 포럼을 개최하여 왔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 여파로 99명까지 참가자 제한을 두고 있지만, 이전에는 평균 150명 내외의 시도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인기포럼으로 운영되어 왔다고 한다. 해마다 새해 첫 포럼에는 지난한 해 동안 개근한 수강생들을 포상하고 지역대학과 연계하여 평생 교육 학습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산학협력의 모델을 만들기도 하였다.

지역을 선도하는 리더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는 이른 아침포럼의 학습문화! 빛고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더욱 소중한 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광주시에서는 지금까지 이들 포럼 활성화를 위해 일부나마 지원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 고장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사람이 경쟁력이지 않는가. 박성수 전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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